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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21일

윤혜영 |2010.10.21 15:43
조회 129 |추천 0

 

 2010년 10월 20일 통영 동피랑을 다시 찾았다.

'동피랑'은 동쪽의 벼랑이라는 뜻으로 2007년 '푸른 통영21' 추진 위원회에서 철거위기에 놓인 달동네를 벽화공모를 통해 새롭게 단장하여 전국의 지자체와 청와대에서 벤치마킹을 추진할 정도로 성공화시킨 '도시 재생 프로젝트'로 손꼽힌다. 올 4월에 낡은 벽화의 그림을  보수하고 일부분 재단장한 그 곳을 다시 방문하였다.

 

 

 

중앙활어시장 앞 버스정류장.

통영시에서는 통영 출신의 예술가들의 얼굴과 대표작들을 버스 승강장에 게재하고 있다.

다른 도시들은 광고판으로 쓰는게 일반적이다. 예술의 도시 통영의 참신함을 느낄 수 있어 더욱 좋다.

 

 "뜬끈뜨끈한 김밥 사이소, 뜨끈뜨끈한 저녁 안묵을랍니꺼"

할머니는 통로에 내려놓은 광주리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여러번 소리쳤다. 주의의 얼굴은 화가 풀리지 않은 채 쳐다 볼 뿐이다. 김밥과 꼬챙이에 낀 오징어무침을 구두닦이 애가 큰 눈으로 내려다 본다. 무릅을 기운 바지, 가느다란 목, 배가 고픈 모습이다. 큰 물결이 창문을 들이치니 배는 굼실굼실 몸채로 흔들린다.

이제 두서너 시간이면 고향 산판에 내려 밤에 휩싸인 선창가를 아무도 모르게 나는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김용익, 밤배中)

 

 

 

 

 

 

 

 

이 집의 주인은 화초를 아주 사랑하는 사람인가보다.

담벽 위에 작은 색색의 화분들을 늘어놓았다.

 

 

산동네의 올망졸망 다닥다닥 붙은 정경.

어릴적 동무네 집이 여기 어디쯤이었을 것이다. 

 

 

통영 동피랑,

삐죽이 고개 내민 채 거드름 피우는

꽁치 한 마리

뒷집 진 꽁무니에 달고 귀갓길 재촉하는

김 간난 할매

 

어물창고 붙박이로

굴 껍데기 까느라

웅크려 앉아 다 놓쳐버린,

물때로 더께지어 각질만 남은

여든 평생,

 

조붓한 가풀막

한 서린 점액 뱉어 내며

가다 쉬고, 쉬다가는 또 냉큼 몸 일으켜

무겁게 떼어놓는 걸음걸이

칠십만 되었으면 좋겠다고

뒷걸음질해보는 십년

 

초년 과수되어 제대로 건사하지 못해

바람처럼 나뜬 자식들

시린 발등 적실 뜨신 물이 될 깜냥으로

거친 숨 몰아쉬며 오르고 내린 길

 

손바닥만 한 툇마루에

까칠하게 여윈 하루 내팽기듯 부려놓고

굽은 허리 바짝 세워보면

 

우두둑 우두둑 소리 내어

앙살하는 나이, 어느 한곳 겨울 아닌 것이 없어

불거져 내릴 듯해

늘 아슬아슬한 김 씨 할머니

 

(거풀막에 핀 꽃, 전현배)

 

 

 

 

 

 

 

 

 

 

 

 

 

 

 

 

 

 

 

 

하루에도 수십, 주말에는 수백명의 관광객이 찾아 전례가 없는 인기를 누리는 동피랑

 

 

 

 

 

 

핸드페인팅으로 치장한 담벼락

 

 

강구항이 내려다보이는 언덕배기에 엽서를 부치는 곳이 있다.

 

 

그 곁에 '동피랑 구판장'이라고 불리우는 차와 분식을 파는 가게.

동네주민들과 아찌들의 사랑방 역활도 하는 곳인듯.

 

 

 

 

 

 

 

 

흔히들 '달동네'라고 하면 떠오르는 음침하고 가난하고 미로와 미로속에 경쟁에서 뒤처진 인생들이 군내를 피워내는 그런 광경은 찾아볼 수 없다.

벽화는 유독 환한 원색을 사용하여 경쾌한 분위기를 자아내려 하고 있다.

 

 

 

 

 

 

 

 

 

 

 

 

 

 

 

 

 

 

 

 

 

 

젊은이여 야망을 가져라.

21세기의 달동네에서는 어울릴듯 어울리지 않는 미묘한 느낌의 선동문구이다.

 

 

동피랑 역전.

그렇다 역전임에는 분명하다. 달동네의 이미지를 전복시키고 관광지로 되살려낸 깜찍한 역전승.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인생도 역전이 될 수 있을까?

동화와 같은 꿈, 대부분이 결과를 알고 있지만 믿고 싶은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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