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던 중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이므로 영상과 상황이 주는 몇 가지 감동적 부분이나 흥미로운 이야기에 집중했다. 내가 느낀 이 영화의 전체적 줄거리를 간단히 말하자면, 전혀 관계없는 두 남녀가 단지 “사랑”이라는 둘 만의 감정적 접점을 통해 하나가 다른 하나에 있어서 전부가 되어 그의 인생에 다소나마 영향을 미치게 되고 결국 끝에 가서는 사랑도 연민도 아닌 복잡 미묘한 감정에 의해 둘의 관계가 유지되다가 결국 어떠한 이유에서 인지 모르지만 여자가 남자 곁을 영원히 떠나는 내용으로 마무리 된다.
이 영화를 통해 사실 내가 현실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이 영화 자체가 내 주변의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내용을 담은 것이기 때문인데 가령, 예를 들면 30대의 여자와 10대의 남자의 섹스가 너무나 쉽게 이루어졌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치부를 가리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저항하지 않는다는 것, 또한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아무리 사랑했다곤 하지만 그 어릴 때 달콤했던 그리고 짧았던 시기에 느꼈던 감정에 빠져나오지 못해 성인이 되어서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 등이 있다. 때문에 나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저 사람은 왜 저런 생각을 왜 저런 행동을 할까 의문을 가지고 봐야 했다.
특히, 앞서 말 했던 법원에서의 이야기를 해보자면, 여주인공은 자신이 글을 못 쓴다고 말했다면 분명한 감형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여주인공보다 더 이해가 안 되는 것은 남자 주인공의 행동이었다. 그는 법원에서 여주인공이 돌연히 태도를 바꿔 자신이 명부를 작성했다고 허위 자백하는 순간, 과거를 떠올리며 그녀가 문맹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고민을 하다가 그 사실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법정을 뛰쳐나가 버린다. 여기서 나는 생각을 했다. “저 애가 왜 저러나..” 그것은 그는 여전히 여자를 사랑하는 감정이 남아 있었고 그런 그가 그녀를 위해 그녀의 치부를 사람들 앞에서 증명하는 것이 그녀가 느낄 엄청난 치욕이 될 거란 걸 알았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마음을 정하지 못 하다가 법정을 뛰쳐나간 것이라 생각되었다. 이는 아름답게 포장될 수 있지만 그 생각 자체가 얼마나 비현실적이고 어리석은지 또한 보여준다. 이 영화는 어떻게 하면 남녀의 사랑을 아름답게 보여줄까를 해결하기 위해 영화 전신에 극단적 상황을 그리고 있다(여느 영화가 그러하듯) 하지만 그게 눈앞에서는 아름다워 보일지 모르겠으나 그것은 곧 슬픈 현실을 만들며 결국 나중에 가서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무기징역에 처하게 만드는 아주 비현실적인 사랑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혹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저 여자와 아는 척 하기 싫다” 그는 다른 차원으로 보면 그녀와 정 반대의 상황에 놓여있다. 그는 앞으로 법을 집행할 사람이 될 것이고, 그녀는 법을 어긴 법의 심판을 받는 사람이다, 범법자이다. 그렇다. 남자는 여자의 편을 기꺼이 들어주고 싶으나 그렇게 쉽게 떠나버린 후 처음으로 보여주는 모습이 자신에게 별로 달갑지 않은 법정에서의 죄인의 모습이니 안타까운 감정과 함께 “왜 저 여자가 저 자리에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는 법정에서 증언하고 자백하는 내내 자신에게 불리하고 일반인이 봤을 때 멍청한 대답 밖에는 하지 않는 그런 옛 연인을 봤을 때, 긍정적인 생각이 들긴 어려울 꺼라 생각했다. 물론, 만약 그것이 나의 얘기라면 슬프겠지만 “내가 저런 여자를 왜 사랑했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이런 내 개인적인 생각은 후반부에 가서 더욱 더 내게 혼란을 준다. 즉, 사랑일까 연민일까 이 두 갈래에서 나뉘는 것이다. 즉, 사랑이라면 그녀를 아직 못 잊기 때문에 예전에 했던 습관과 행동을, 즉 그녀가 좋아할 만한 행동을 하며 그녀에게 희망을 주고 옛 감정을 되살리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연민이라면 그 어느 한 때, 자신이 어떤 이유에서든 그녀를 무기징역이라는 중형에서 벗어나게 할 수도 있었지만 결국 그녀의 미래보다는 그녀를 위하든 자신을 위하든 그녀의 인생을 올바르게 인도하지 못했으므로 위로 차 그녀가 좋아했던 것을 “선물”했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그녀가 죽기 전 며칠 전의 면회에서도 이런 면모가 들어난다. 난 솔직히 이 남자가 사랑해서 이 여자를 책임지려는 것인지, 아니면 그녀를 그렇게 만든 것이 자신이기 때문에 그녀를 책임지려는 것인지를 구별 할 수 없었다. 다만 반대로 그녀를 통해 느낀 게 하나 있었다. 그녀는 “내가 비록, 젊었을 때 어렸던 이 남자를 곤란하게 만들었었지만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남자”라는 것을 늦어서야 깨닫게 되고 그 남자에게 절대적 의지를 하려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여자는 아둔하므로 나중 남자의 어중간한 발언에 대해 홀로 오해 해버리고 자살을 선택한다. 하지만 그녀는 마지막 떠날 때 그 남자를 사랑하며 떠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젊을 때 그 남자를 만나 지저귀었던 사소한 사랑 얘기가 아니라, 그녀의 남은 인생을 마치 그녀가 피곤할 때 편안한 침대를 찾듯 자신의 남은 인생을 기대고 싶었던 게 아닐런지 생각했다. 그는 아마 그녀에게 부모님, 신, 그 어떤 사람보다도 믿음직스럽고 소통하고 싶은 유일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런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을 통해 자신이 이 남자에게 이해받지 못한다는 것을 느꼈을 때 오는 좌절감이 얼마나 클지는 그 여자만 알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자살로 이어진다.
이 둘의 사랑은 상처투성이며, 축복받지 못하고, 극히 소극적이며 둘 만 아는 사랑이다. 때문에 남들 앞에서 떳떳하지 못하고, 무엇이 둘을 위해 옳고 아름다운지 모른다. 때문에 정작 연인 간에 마땅히 해야 할 사랑조차도 지키지 못하는 것이다. 이건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 얘기와 비교된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유 없이 서로를 사랑했지만, Hannah와 Michael는 상대방을 비록 사랑을 하긴 했지만, 그것이 동시에 서로를 사랑했던 게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사랑(둘만의 사랑이 아닌 오직 자신 스스로에게 이득이 될 만한 사랑)을 했으므로 이런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단순한 고전 작품에 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의 감독은 아마 이 둘의 사랑을 많은 세월을 보내가면서 까지 서로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통해 그것이 사랑이다, 그리고 아름답다라고 말하고 싶었을지 모르겠지만 전혀 아름답지 않으며 서로에게 상처뿐인 그저 가엾고 안타까움에 호소하는 사랑 얘기가 아니었는지 생각해본다.
만약 내가 중년이 되어서도 Hannah를 못 잊는 Michael이었다면 만약 그런 사람이었다면, 난 Hannah를 사랑했던 그 순간부터 Hannah를 단순히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내 진정 미래의 배우자로써 가족에게 얼굴을 보여줬을 것 같다. 이 생각은 단편적으로는 어리석게 보일지 모르겠으나, Michael이 자신의 본처와 정상적인 생활이 안 될 정도로 그 여자를 그리워 한 것이라면 이러한 생각은 현명한 것으로 바뀌게 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면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앞뒤 생각하지 않고 사랑하는 게 아니라 서로를 배려하며 생각할 것 다 해가면서 사랑하는가! 이건 사랑을 빙자한 자기 인생을 위한 행동의 합리화일 뿐이다.
때문에 난 이 영화를 사랑 얘기라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여정, 경험, 인생을 담은 영화라 생각한다. 인간은 늘 비완성적이다. 항상 불안한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