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2010-10-27]
평소대로라면 당연히 반가워해야 할 골이다. 그러나 이번 골에 대한 시선이 마냥 긍정적이지는 않다. 긍정적인 시선과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박지성(29·맨유)이 한 달 만에 골을 신고했다. 지난 9월 23일 스컨소프전(5대2 승)에서 시즌 마수걸이 골을 터뜨린 박지성은 또다시 칼링컵에서 골 소식을 전했다. 박지성은 이날 통쾌한 골로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번번이 출전 명단에 들지 못하고, 방출 명단에 포함되는 등 최근 수모를 말끔히 씻어내는 골이었다. 오른무릎 부상에 대한 걱정도 날렸다.
내용 면에서도 울버햄턴에 빼앗긴 주도권을 단번에 되찾아오는 결정적인 골이었다.
특히 젊은 선수들을 이끈 리더십도 인상적이었다. 울버햄턴전 베스트 11에서 20대 후반을 넘긴 베테랑은 박지성과 캐릭, 브라운, 3명뿐이었다. 마케다, 베베, 스몰링 등 나머지 선수들은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로 구성됐다. 한 수 아래 상대인 울버햄턴과 엎치락뒤치락했던 것도 경험 부족 때문이었다. 박지성을 포함한 베테랑 3인의 노련미로 팀 승리를 이끈 셈이다. 평소 베스트 멤버가 출전한 경기에서 소극적이었던 박지성은 이날 경기를 리드했다. 퍼거슨 감독이 바라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주류에서 밀려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맨유는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 때문에 정규리그와 유럽챔피언스리그, 리그컵, FA컵 등 참가하는 모든 대회에 총력전을 기울이기보다는 힘을 적절히 분배하는 쪽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집중하고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와 칼링컵에선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 힘을 아끼고 있다.
유럽챔피언스리그와 칼링컵 출전빈도가 높은 박지성에겐 달갑지 않은 이야기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상대팀은 비교적 약체들이다. 또 칼링컵은 4개 대회 중 비중이 가장 떨어진다. 박지성은 정규리그에선 3경기 출전(1경기 선발, 2경기 교체)에 그친 반면 유럽챔피언스리그와 칼링컵에선 전경기에 출전했다. 루니, 비디치, 판데르사르 등 주축 선수들보다 마케다, 깁슨, 스몰링 등 어린 유망주들과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올 시즌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경기도 모두 칼링컵이었다.
한편 현지 팬들 사이에서도 박지성에 대한 반응은 극명히 갈리고 있다. 맨유의 인터넷 펜페이지인 레드카페에는 '왼쪽 측면 수비수 파비우와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후반전에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는 긍정적인 글이 올라왔다. 반면, '전반전에 실망스러운 경기를 펼쳤다', '자신만의 특색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등 비판적인 의견도 있었다.
팬들 사이에서도 박지성을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이 공존하고 있다.
〈스포츠조선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