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낸 22살 처자입니다.
이번학기부터 혼자 공부나 보충하면서 등록금이나 벌어볼까..
라는 생각에 학교를 휴학했고,
방을 얻어둔 게 있어서 어찌어찌 자취를 하고있네요.
저어.... 실은 요새 제가
사는게 사는게 아닌 상태입니다..
3년 전 고등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동생이 둘이나 있어서
집에 손을 벌리기 그래요. 이미 제 앞에 학자금이란 커다란 빚이 그림자를 드리우고있고,
가끔씩 날아오는 학자금대출 이자 문자는 경제적인 면을 혼자 해결해야겠다는 제 부담감에 불을 지피죠. 그래도 대학교 들어오면서부터 편의점, 팬시점, 과외.. 이것저것 알바를 하면서 큰 돈은 아니더라도, 생활비정도는 마련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그런데 요새 너무 힘드네요.....
원래 힘들었어요. 그런데, 남자친구가 곁에 없어서 그런가..?
아니면 가을을 타서 그런가.. 힘든 제 생활에 외로움까지 더해지네요.
남자친구도 곁에 없고, 집에 오면 혼자,
재미도 없는 뉴스기사를 보며 매일 혼자먹는 밥,
과외수업을 할 때도 학생에게 보이는 억지웃음..
가끔이나마 만나는 친구들은 모두 자기이야기만 하기 바쁘고..
난 걱정을 이만큼 떠안고있는데, 즐거운 분위기에 안 맞춰줄 순 없고..
혼자서 밥 챙겨먹기도 힘들고... 가족들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밥먹고싶은데,
난 할 일이 있으니까 집에 내려가지 못하고... 아무리 친구들이 있다해도,
엄연한 타향살이중이니까요..
하루하루 외로움과 싸우고 있습니다.
최근들어 더 힘드네요...
이렇게 힘든 삶, 내가 왜 살고있는지에 대한 의문까지 들 정도니까요...
매일매일 외로움이 커져갑니다...
지금도 문제이지만, 고무신이라는 제 위치에서 생각이 많아진다는 것도 한몫 하는 것 같아요. 남자친구가 재대하면 우린 사귄지 3년 반... 서로만을 오래오래 사랑해줄 수 있을까. 오래전의 감정은 아무리 기억하려 애써봐도 그 때만큼 생생할 순 없죠. 우리도 서로의 사랑한다는 다짐을, 잊지 않을까....세상에 과연...영원한 게 있을까? 나랑 결혼하고 싶다고 노래노래부르던 남자친구가 변해버리지 않을까.... 남자친구가 제대하고 나오면 파릇파릇한 신입생들에게 눈길주지 않을까. 오랫동안 군대에 있다가 사회에 나오면 신날텐데, 여기저기 놀러다니는 걸 과연 내가 견딜 수 있을까. 행복한 기억의 뒤로 이런 걱정도 자꾸자꾸 커져만가요...
이런 가운데 아는 동생(2살 연하)은 약 한 달 반 전부터 저한테 매일매일 문자날리고,
답장 안해도 눈치없이 계속 문자보내고.. 잘자란 문자도 맨날 해주고.
모닝콜 해줄 핑계를 만들려고 애쓰고..
여튼 절 좋아한다는 티를 마구마구 냅니다.
흔들린다는 이야기가 아니예요.
단지, 너무 외로워요.....
어제는 자기 전에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싶었어요.
누구라도 좋으니,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다정함을 느끼면서
내 힘든 하루에 조그만 위안을 삼고 싶었어요...
그치만,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 수가 없더라구요. 군대에 있으니까요..
그 때 순간적으로 느낀 절망감이란.... 아.... ㅋㅋㅋㅋ..
그런데, 그 때 마침 그 동생에게 문자가 오더라구요.
통화버튼을 누를 뻔 했어요.
남자친구인 양,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잘자란 인사, 내일보자는 인사도
주고받고 싶었어요...
그치만, 이 아이는 제 남자친구도 아닐뿐더러,
전 그 동생과 더 가까워지는걸 경계해야해요.
몇 번의 성의없는 답장 후에 그냥 잠들었어요.
오늘도 평소와 다를것 없는 하루였어요.
단지, 군대에 있는 친구에게서 편지가 왔다는 것 하나는 다르네요.
가끔씩 편지를 주고받는 과 친구이자 동아리 친구... 많이 친해요. 아, 남자친구도 원래 동아리 친구였구요. 서로 다 아는 친구이죠ㅎㅎ 여튼, 1~2주 전에 그 친구에게 편지 답장을 쓰면서 제가 요새 힘들다.. 외롭다.. 많은 걸 혼자 감당하고있다.. 이런 이야기를 썼나봐요 ㅎㅎ;
편지를 읽다보니
'그리고 편지에 너가 썼던 말 혼자서 헤쳐나간다고 한거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마, 혼자라니!! 비록 떨어져 있어도 서로를 생각해주고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해. (그 예로 내가 여기서 아직 잘 살아있잖니 ㅋㅋ 너 아니었음 벌써 부셔졌을거)'
라고 써있네요...
첫 줄을 읽자마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그 때 혼자 모니터 앞에 앉아서 밥먹고 있었는데.... 밥은 다 먹은거죠 'ㅅㅠ
며칠동안 참았던 눈물이 한꺼번에 다 쏟아진 듯.. 몇 시간동안 계속 울었어요.
너무 고마워서......
살아있길 잘했다고 생각한 순간이었어요.
고작 편지 한 줄인데 ㅠㅠㅠ 저도 참... 많이 외로웠나봐요.
아.. 고무신여러분, 그리고 자취생 여러분.. 혹은 외로움을 잘 느끼시는 분..?
그리고 모든 인생 선배님들...
혼자 많은 걸 감당하고 있다고 느낄 때, 그리고 그것이 혼자 감당하기엔 벅차다고 느낄 때,
그리고 많이 외로울 때... 한낱 외로움 때문에 사랑을 깨고싶지 않을 때.
그래도 미칠 것 같을 때..
어떻게 하나요..?
아직도..... 미칠듯이 외로워요.. ㅋㅋ.. 삶이 힘들고 막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