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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와 2박 3일

오선민 |2010.11.15 20:16
조회 75 |추천 0

 

 

조명이 꺼지고,

공연이 시작되고,

조명이 밝아지고,

 

전미선님이 등장해서 노래 밖에 안 불렀는데,

모녀가 상봉해서 밥을 먹는데,

 

객석에서는 이미 코를 훌쩍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공연 시작 후 몇 분이나 흘렀을까?

밥 밖에 안 먹었는데...

관객들은 뭐가 그렇게 슬펐을까?

 

 

영화 <친정엄마>를 볼 때는 공감하지 못한 부분이 너무나도 많았다.

우리 엄마와 영화에 나오는 엄마는 너무나도 달랐고,

조금이라도 더 관객의 눈물을 끄집어내려는 억지 설정이 많지 않았나 했다.

 

하지만 연극은...

내 전공인 연극은...

영화 <친정엄마>의 대사가 거의 모두 나왔다.

 

 

 

"엄마 마음이라는 게 그런거야."

 

"엄마가 가진 거라곤 몸뚱이 하나 밖에 없으니까."

 

"엄마 때문에 못 살아."

 

"넌 엄마 때문에 매일 못산다니, 나는 너 때문에 사는데."

 

 

 

100분의 상연시간이 흐르고 감정이 북받치는 순간

조명이 꺼지고,

그렇게 끝이 났다.

 

 

배우들이 나와 인사를 하고

관객은 박수를 쳤다.

 

 

난 내가 연기한 공연이나,

내가 일하던 공연이나,

내가 보는 공연이나,

뮤지컬, 연극, 인스톨레이션... 장르를 불문하고

항상 그러한 감정이 드는데.

 

그 감정과 <친정엄마와 2박 3일> 작품에 드는 감정과

내 바로 앞 줄에 홀로 일어나 박수를 치시던 분을 보며 드는 감정과

모두 눈물을 쏟으며 서로에게 박수를 보내는 배우들을 보며 드는 감정이

모두 섞여서 그렇게 또 다른 무서운 감정을 느꼈다.

 

 

 

 

밥 밖에 먹지 않았는데 관객들이 훌쩍 거리는

우리가 공감하며 시원하게 울 수 있는...

 

 

 

내가 언젠가 나같은 딸을 낳아 키운다면,

또 다른 감정을 느끼겠지...

 

 

예상치도 못했던

센스있는 무대 연출, 조명 그리고 사운드.

 

특히나 많은 어머님들이 불만을 표하시던

'병원장면'

내 눈에는 확실한 파란조명과 스포트라이트,

수술복을 입고 침대를 옮기는 스텝들.

이 정도면 완벽한 드라마터지가 아니였나 싶을 정도였는데...

 

그리고 논-다이제스틱 사운드.

엄마와 딸이 방에 들고 날 때마다 제스쳐와 함께 하던

문 열리고, 닫히는 소리.

정말이지, 클레버한 드라마터지가 아닐 수가 없었다.

 

 

 

역시 똑같이 지지리궁상 눈물을 쏟더라도

이렇게 연극을 보면 더 공감이 가는데...

난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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