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법을 배우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주말에 여직원 황산테러에 대한 뉴스를 관심있게 읽어보고
마침 오늘 형법각론시간에 교수님께서 이 사건에 대해 언급하셨고
덕분에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잘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 그에 대한 기사가 있는 것을 보고
다른 분들이 쓰신 댓글도 읽어보고 제 생각도 몇자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조금 씁쓸하고 안타까운 심정과 함께 궁금증이 생겨
누리꾼 여러분들께 몇 가지 물어보고자 이렇게 글을 써 봅니다.
이 사건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대법원의 판례에 수긍한다는 것입니다.
누리꾼분들께서 주로 지적하시는 두가지 논점에서 적어보자면
첫째, 왜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 무죄를 판결한 것인가
둘째, 형량이 왜 15년 밖에 안되는 것인가 입니다.
형법에서 말하는 살인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살인의 고의"즉 내가 황산을 뿌림으로 저 사람을 죽여야지라는 인식,
아니면 최소한 내가 황산을 뿌림으로 저 사람을 죽을 수도 있겠지라는 인식,
즉, "미필적 고의"가 필요합니다.
대법원의 판결문을 인용하겠습니다.
“피고인 이씨 등이 피해자에게 황산을 뿌리게 된 범행동기와 경위,
황산이 사람의 인체에 미치는 영향, 황산이 뿌려진 피해자의 신체부위와
그로 인한 사망의 결과발생 가능성 등 범행전후의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해보면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살해하고자 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이 없는 정도로
증명되기 어려워 살인미수 점을 무죄로 본 원심에는 위법이 없다”
1,2심의 판결문을 인용하겠습니다.
“피고인들이 황산을 범행의 도구로 선택했는데 황산은 특성상
사람을 살해할 목적으로 사용되기보다는 피해자에게 육체적,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줄 목적으로 사용된다”며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했다기보다는
피해자에게 황산을 뿌려 큰 고통을 주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살인미수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이러한 이유에서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지 않아 살인미수 혐의의 무죄를 인정한 것입니다.
그리고 폭처법의 상해죄를 인정 회사 대표 이씨에게 징역 15년을 인정했습니다.
이 논점을 비판하는 누리꾼들의 전제는
살인죄가 상해죄보다 더 형량이 쌔거나 너 나쁘다라는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맞는 말 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15년 판결을 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최근 양형의 최고기준이 올라갔긴 했지만, 15년이면 상당히 높은형량에
해당합니다. 살인미수죄가 인정 된다 하더라도 말이죠.
이런 의미에서 생각하면 살인미수죄가 무죄로 판결난 것은
어감이나 느낌상 불편한 것 뿐이지 논리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다른 선진국의 판례를 들어서 비교를 많이 하시는데요.
뉴스를 가끔 보시면 나오는 미국의 몇백년 징역형을 들면서 말이죠.
하지만, 미국의 경우 죄의 수를 곱하여 형량을 부과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수개의 죄가 경합하더라도 1.5배 하고
그 죄들의 다액의 초과할 수 없게 하고 있습니다.
즉. 징역형일 것, 살인죄는 15년형일 것, 5명을 죽였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
미국의 경우 1사람당 15년씩 곱하기 5를 해서 75년형이,
우리나라의 경우 약 살인죄를 하나로 하고 2분의1을 가중해 약 22년형이
나오는 것입니다. 법적 지식이 부족해서 그런면에서는 조금 오류가 있을 수도 있으나
이러한 패턴이다라는 것만 이해해주세요.
즉, 법에 명시되어 있는 양형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입니다.
이에 '우리나라 법적으로 후진국이라서 그렇다, 미국을 봐라'는 등의
비판이 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연인지 매 학기 리포트로 읽었던 책들이 미국법에 관한 것들인지라
그에 따른 제 의견을 써 보자면,
우리나라의 법은 대부분이 말하는 최고의 선진국인 미국의 법을
거의 계수하다 시피해서 세계의 어느나라보다도 미국법에 가깝고
그 법이 가장 잘 실현되고 있는 선진국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위에서 언급한 저의 논리를 가지고 보면서,
위에서 말한 논점의 비판들을 보면 씁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나친 사회적 불신이 뇌리에 박힌 상태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닐까 하구요.
그리고 '사회적 문제를 너무 감정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닐까 하구요.
또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을 법관들을 도덕적으로 비판한 것이 맞는 것일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글을 마무리 하면서 한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한 환자가 어느날 몸의 이상을 느끼고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습니다.
환자의 검진결과를 살펴보던 의사는 환자의 몸에서 암을 발견했고
치료할 수 없으면 남은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이 의사라면, 이 사실을 환자에게 알리시겠습니까?
여러가지 답변이 나올 수 있지만, 크게 두가지가 나올것이라 생각됩니다.
하나는 남은 여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환자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된다는 것과
하나는 환자에게 너무 잔인한 것이지 않느냐 이 사실을 알려 환자에게 절망을
주기보다는 희망을 주어야 한지 않겠냐는 것일겁니다.
우리는 저 두 가지 의견의 어느 한편에 속한다 하더라도
나머지 하나의 의견 혹은 다른 의견을 비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지극히 개인의 경험관, 가치관에 따른 판단이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답이 있는 것도 아니구요.
저 예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제가 이 글을 쓴 이유이자,
답변을 달아주실 누리꾼 분들께 '이런 의미에서 써주십사'하고
드리는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