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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의 빚,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애벌레 |2007.11.03 13:03
조회 4,562 |추천 0

저희집은 너무너무 나도 평범한 시골의 한 가정입니다.

아버지께서는 대학교에서 근무하시는 공무원이시고

어머니께서도 기숙사 식당에서 조리사로 근무하시는

안정된 수입과 안정된 직장을 가지신

평범한 중산층이라고 봅니다.

 

저희 집은 너무너무나도 평범하게도

여느 가정들 처럼

하루를 거르시지 않는 아버지의 술주정과

어머니의 저혈압으로 인한 뇌혈전으로

한달에 보름정도는 온가족이 우는,

그런 평범한 21세기의 대한민국의 중산층입니다.

 

이러한 평범한 가정에서 유년기를 보낸 저는

일반적인 고3들이 듣는

"대학은 너의 돈으로 가라"

라는 부모님의 말씀을 차마 감내하지 못하고

대입을 포기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였습니다.

그게 그렇게도 서운했는지

3년간 타지에 나가 돈을 벌며 가족과는 연락마저 끊은 채

생활해 왔습니다.

 

어려서 부터 어머니는 항상 당하셨고

아프셨고, 맞으시며 지내오셨기에,

원래 대한민국의 어머니들은 그렇게

사신다고 각인되고 말았습니다.

또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항상 가정은

아버지의 횡포로 흔들리고

빚을 지기에,

이런 저런 아버지의 낭비벽과, 허영심에

생긴 1억을 넘어가는 빚도

어느 가정이나 지고 있는

인생의 무게인걸로만 알고 자랐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년간의 직장생활을 하면서

4년 여의 대학생활에 필요한

주거공간을 마련하고

틈틈히 공부를 하여

국립대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자,

다시 가족을 찾고 싶어졌습니다.

그립고 애틋해서라기 보다

이제 부모님의 도움없이

이렇게 당당히 홀로 섰다고

그렇게 소리치고 싶었나 봅니다.

 

3년만에 찾아간 집은

한적함이 지나쳐

왠지 서늘하기 까지 했습니다.

땅거미가 질무렵까지

집에는 그 누구도 찾지 않았고,

저는 아버지의 회사로 찾아갔습니다.

 

아버지께서는 10년 정도 늙어 계셨습니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켜 진급도 못하신채

정년을 4년 앞두신 아버지의 주름은

그간의 시름만큼이나 깊어 보였습니다.

 

어머니를 보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아버지의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어머니의 직장도, 집도 아니었습니다.

하얀 병실 이었습니다.

3년전, 아버지의 주정으로 인해

시달리시다 뇌혈전으로 쓰러지셨고

이리저리 돈을 마련하여 수술을 하셨지만

수술의 후유증으로 인해 뇌손상이 오셔서

의식이 혼미하신채로 3년을 사셨다고 합니다.

 

드라마 처럼 평범한 한가정의 일생을

코미디,버라이어티,시트콤 처럼

명랑만화처럼 특별하게 바꾸어 보고 싶었던

제 의지는 이미 꺽이고

이제는 한편의 새드무비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만이 간절합니다.

 

나는 불행하지 않다, 평범한 딱 중간정도의 인생이다

라는 마인드컨트롤로 모든것을 극복해 나가자 했던 제 생각은

그 평범함의 효도, 평범할 정도의 인내도 간과 한채로

불행한 요소만을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회피하려는

자기합리화 속에서 살아왔나 봅니다.

 

불행을 극복하는 것은

그 고통을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감내하며,

그것을 완화시킬 노력의 자세,

그것이었나 봅니다.

 

나는 이제 정말 평범하게 살겠다고,

다시 한번 각오 하는 오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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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2007.11.03 20:06
시비걸지 말자'' 심심하다고 이런 글에 시비걸지 말자'' 글쓴이는 말못한 고민을 용기내어서 이곳에 적은거다'' 그 용기를 짓밟아 버리는 인간은 용서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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