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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지하철.

sam1402 |2006.11.08 22:08
조회 54 |추천 0

전동차 문이 열리자 두 아이가 쪼르르 안으로 뛰어들어왔다.

" 어이, 자리가 없네."

어린 여자아이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허탈한 표정으로 머뭇거렸다.

실망한 아이들에게 엄마는 타이르듯 말했다.

" 퇴근 시간이라 지금은 자리가 없어. 힘들어도 조금만 참아."

아이들은 심드렁한 얼굴로 할 수 없다는 듯이 한쪽에 쪼그려 앉았다.

고개를 들고 사뿐히 앉아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마치 채송화 같았다.

 

그때, 한 노신사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아이들을 불렀다.

" 아가들아, 이리와서 앉거라. 많이 피곤했던 모양이구나."

아이들은 쪼르르 달려가 노신사가 일어난 빈자리에 나란히 끼어 앉았다.

그때, 아이들 엄마가 노신사를 향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 아니예요, 할아버지, 할아버지께서 앉으셔야죠, 애들아, 어서 일어나, 어서, "

" 놔두세요, 놔두세요, 저는 곧 내려야 하거든요. "

" 그래도 힘드신데............."

아이들 엄마는 머쓱해진 얼굴로 말했다.

" 늙은이 한 사람 대신 피곤한 두 아이가 앉았으면 됐지요."

" 요즘 아이들은 저렇게 버릇이 없어요, 죄송해요, 할아버지."

" 원 별 말씀을요, 이렇게 하면, 아이들이에 양보하는 것도 가르칠 수 있잖아요.

  말로만 사랑을 가르치면 말로만 사랑을 하거든요,"

 

노신사는 그렇게 말하고는 바로 옆 출입문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종점까지 가야 할 노신사는 출입문 한쪽에 몸을 기대고 서서 피곤한 눈을 감았다.

백발의 왕관을 쓰고, 지그시 눈을 감은 노신사의 얼굴엔 엷은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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