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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느끼는 혼자만의 절정***

질경이 |2003.07.18 09:03
조회 810 |추천 0

 

 

***아침에 느끼는 혼자만의 절정***

 

체온도 버거워

홑이불도 용서 못하는

단발머리 여인은,

밤새 달군 방구들의 온기에

홑이불 덮어두고 집을 나서면,

 

달콤 쌉사름한 향내를 풍기며

한약방 건물은

쉬어가라 손짓하고

 

키보다 더 큰

*깨구생이 투성이인 나리꽃은

복(伏)날 팔려온 도사견의 표정으로

이제

더 서 있을 힘이 없단다.

 

짜장내에 쩔고

온종일 뜨거운 열기로 달군 중국집 건물은

꼬여드는 바퀴벌레 때문에 죽겠다고 엄살이나,

 

슬리퍼  직직 끄는 소리만 남긴 체,

중국집 배달원은 단꿈에 젖었다.

 

한여름에 느껴야 하는 한기도

복(福)중의 복이기에

들숨 하나에 날숨 두개로 체온조절을 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가나

 

잠들며

하얗게 비웠던 머리에

정갈하고 고운 단어들이

하나 둘 채워지며

미처 이름을 부르기도 전,

 

시(詩)는

건강미 넘치는 남정네로 다가와

허리를 휘감고,

따스한 손길로

애무를 시작하면,

손길 지나는 곳마다 모공(毛孔)까지 흥분하고,

 

청량초맛 같고

페로몬향내 같은 시어(詩語)는

상쾌한 감촉으로

시상하부를 자극하면

 

하루종일 여운으로 남을 절정을 느껴야 한다.

다 타올라

재조차 남기지 않는 극치를 느껴야 한다.

 

<정말 당신은 멋져!>

 

메아리 모아

여운 모아

한 마디 한 마디 진주로 꿰어

목에 걸어주면

남정네는 서둘러 남쪽으로 떠났다.

그래야할 이유도 없는데,

 

그 포옹에 전율하고

그 감미로움에 눈을 뜨기가 겁이 난다.

 

 

*깨구생이:참깨의 지방 사투리,

 

 

글/이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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