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718
네이트닷컴 게시판지기가 드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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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 고양이>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
경민이 그토록 애지중지 하던 혜련을 무시한 채 정은을 찾아 죽을 힘을 다해 달렸던 것은, 그리고 늘 그랬듯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 대신 '바보'라는 핀잔의 말을 건넬 수밖에 없었던 것은… 정은이 받았을 상처가 비로소 자신이 입은 상처처럼… 아프게 다가왔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객원지기 에떼(egoiste77@nate.com)
(매주 금요일은 객원지기 에떼님의 한마디로 꾸며집니다. 매주 금요일을 기대하세요)
에떼의 한마디..
TV 를 거의 보지 않는 제가
요즘 한 드라마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바로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옥탑방 고양이>입니다.
원래 2000년 인터넷에 연재(?)될 당시부터
배꼽을 잡고 보던 내용이이기도 하지만
드라마로 완전히 새로 태어난 <옥탑방 고양이>는
깔끔한 스토리 구성에 돋보이는 연출력과
주인공의 상황과 심리를 적절하게 반영하는 삽입곡-.-
본래 저런 캐릭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천연덕스러운
김래원씨의 연기에 푹 빠져 웃다 보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그리고 불현듯, 일말의 깨달음 같은 것이 찾아옵니다.
‘그래…. 저런 게 사랑이구나….’
거기에서 보여지는 사랑은 마냥 분홍빛만은 아닙니다.
하루가 멀다 하며 징하게 싸우는 두 주인공.
인간 쓰레기니, 인생에 도움이 안 되느니
적나라한 단어를 쓰면서 서로의 가슴에 대못을 박기도 합니다.![]()
나가라는 말, 헤어지자는 말… 정말 쉽게 합니다.
그러면서도 아주 사소한 일에 다시 마음을 풀고,
언제 그랬냐는 듯 해벌쭉 서로를 보고 웃으며 아침 식사를 하죠.
식상한 멜로 드라마에서 흔히 보여지는 억지스런 오해도
닭살이 돋을 것 같은 대사도 없습니다.
그러나 지극히 일상적이면서도 사소한 장면들 속에 숨어 있는
가슴 뻐근한 감동이 이 드라마의 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11회에서 나왔던 장면이었습니다.
혜련의 성화에 못 이겨 집으로 들어가는 척만 하고 옥탑방에 머무는 경민.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
사실을 알게 된 혜련은 불같이 화를 내고,
줏대없기 그지없는 경민은 또 다시 설설 기면서 변명을 하죠.
그러자 옳다구나 싶은 혜련, 아예 쐐기를 박습니다.
“정말 내게 용서를 구하고 싶으면 정은이한테 직접 와서 해명하라고 해!” 라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경민은 폭음을 하게 되고,
결국 술에 잔뜩 취한 나머지 정은에게 무리한 부탁을 하고야 말죠.
혜련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설명해달라고.
내가 좋아하는 남자에게서
그가 좋아하는 다른 여자를 위해
자신의 감정마저 부인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셈이죠.
(진짜로 한 대 팍 치고 싶었습니다, 이 때는.
)
어쨌든… 다음 날, 술에서 깬 경민은
자신이 지난 밤 무슨 짓을 했는지조차 기억 못 하는 채 학교로 향하고
혜련에게 늘 하던 대로 갖은 변명과 핑계를 대죠.
그리고 알게 됩니다.
이미 정은이 자신이 술김에 한 말을 그대로 실행했다는 사실을.
의기양양하게 정은을 비웃는 혜련,
그와 교차되어 미묘하게 변하는 경민의 표정…
‘아….’
그는 그제서야 자신이 지난 밤, 정은에게 무엇을 부탁했는지를 떠올리게 됩니다.
더 이상 경민에게 혜련의 말이 들리지 않습니다.
그저 정신없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중얼거릴 뿐.
“증말… 이 바보 등신 같은 기집애….”
결국 그는 자신을 부르는 혜련의 외침을 뒤로 하고 달립니다.
그 바보 같은 기집애… 를 찾아서
그는 사력을 향해 달리죠.
그리고 마침내 정은을 만나는 순간
그의 입에서 새어 나온 한 마디.
“바보야…
하라고 한다고 정말 하냐….”
흔히들 사랑을 하면 바보가 된다고 하죠.
아마도 그건 사랑을 하게 되면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람은 원래 자기중심적인 동물인지라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을 우선시하기 마련이건만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사랑에 빠지게 되면
그 최우선의 대상이 내가 아닌 상대방이 되어버립니다.
경민이 그토록 애지중지 하던 혜련을 무시한 채
정은을 찾아 죽을 힘을 다해 달렸던 것은,
그리고 늘 그랬듯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 대신
바보라는 핀잔의 말을 건넬 수밖에 없었던 것은…
정은이 받았을 상처가 비로소
자신이 입은 상처처럼… 아프게 다가왔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회피와 도망으로 점철되었던 경민의 태도가 반전의 기미를 보이게 된 사건.
바로 그 장면이 제게 있어서는 가장 인상 깊었답니다.
이제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옥탑방 고양이>
여러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어떤 것이었을까 궁금해지는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