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영화 보기 전에 난 놀랄 수밖에 없었다.
와이프가 먼저 보자고 했으니 말이다. 이 여자가 어디서 뭘 어떻게 줏어들었지?
제대로 알고 보자는 건지 아니면 단순히 매우 거시기하다고 해서 보자는 건지 당췌 아리까리..
그렇다고 물어보기도 그렇구...어쨌든 어떻게 볼까 햇는데 잘 된 일이다.
근데 난 딱 내 수준으로 보고 내 수준으로, 내식대로 표현하니 좀 무식하게 느껴지더라도 읽는
분들이 허탈해 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왕우님만은 걱정 안 한다 ^^)
일요일 아침 조조로 봐서 저렴하긴 했지만 원래 조조는 자다말구 가서 보는 영화가 태반이라
컨디션은 늘 좋은 편은 아니었으나 색,계는 좀 다르지 않겠는가? ^^
가끔 와이프랑 밤에 너무 피곤할 때는 아침에도 그짓거리를 하기도 한다.
뭐 밤에만 역사가 이루어지나?..그러니 아침에 볼 충분한 이유도 되었다.
영화관은 주로 부부 그리고 간혹 연인들이 모두 점령했고 모습 역시 뭔가 비장한 표정들..
저 사람은 혼자 왔군...
저 두 사람은 정말 부부일까?
쟤네들은 참 부지런두 하다..결혼할 사이겠지?
(하여튼 영화보러 온 인간이 별걸 다 관찰해...앞으로 좀 고치자)
일단 이 영화에 대해 여기저기 하두 들은 얘기가 많아 나름대로 정리하고 맘두 먹구 크게
흔들리지 않구 주관적으로 보기로 맘먹었다.
하지만 <마타하리> 라는 큰 뼈다귀만은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동양 영화니 뭔가 달라도 다르겠지...
난 지금부터 내가 느낀 것과 이 영화에 몇가지 태클만 걸 예정이다.
워낙에 이 영화에 촛점이 된 것이 정사씬인 만큼 영화 시작부터 '얼마나 어떻길래...'하는 기대
심리가 내 마음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거 시작부터 분위기가 점점 내 기대심리하고는 자꾸 동 떨어진 느낌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가만?...친일파를 암살시키려는 대학생 연극단원들의 이 분위기는 예전에 봤던 <새벽의 7인>의
그 긴장감이 도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시작부터 예상치 못한 긴장감이 계속 이어진다. (이거 첩보영화야 레지스탕스 영화야?)
암튼 필시 이렇게만 간다면 절대 에로물은 아닌 게 틀림없으리라..
(친일파 '리(양조위)'를 암살키 위해 사격연습하는 대학생 단원들)
그런데 여주인공 탕웨이가 생각보다 흔한 얼굴이네..
와이프는 하지원 닮지 않았다고 하고 난 최지우랑 더 비슷하지 않냐고..
결국 이리저리 섞어보니 구혜선이 나온다.
드디어 본격적인 치아즈의 활약이 시작되고 막부인으로 위장해 '리'의 와이프와 어울려
사교적인 친분을 쌓고 '리'에게 접근하기 시작.
그런데 '리'와의 피할 수 없는 정사를 위해 치아즈가 동료단원과 성관계를 연습 하는 것에서
난 또 와이프와 논쟁을 벌였다.
와이프는 능숙함을 보이기 위한 연습이라 하고 난 유부녀로 위장했으니 처녀가 아니어야
하니 당근 처녀막을 처리하기 위함이라 했다. (하여튼 영화는 안 보고 맨날 딴짓거리들...)
하지만 이건 이안 감독이 분명 짚고 넘어갔어야 하는데 대부분 영화분위기로는 예행연습이라
암시해 준다.
난 아직도 후자라 믿는다. (이거 어디다 물어 볼 수도 없고...)
(독고영재가 처음으로...아,,아니지 변태가 치아즈에게 애정을 보이는 장면)
또 하나 아쉬운 건 '리'로 분한 양조위가 난 전혀 차갑고 냉혈적이며 무시무시하다는
느낌이 전 혀안 든다.
이 영화는 이안 감독이 가능하면 둘 만의 사이엔 대화를 매우 절제하며 심리적인 면에
너무 많이 치중해서인지 관객 스스로가 그들의 마음속에 들어가야 하는데 그러자면
행동과 표정만으로 대화를 읽어야 하는데 그러기엔 너무도 의아한 부분이...
특히 둘만이 처음으로 정사씬을 벌이기 위해 만나던 곳에서의 양조위의 약간 폭력적이고도
거친 행동은 난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
저렇게 거칠게 다루면 열의 열 여자는 저런 미친놈과 거시기가 절대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스파이로 알았다고 해도 그렇구 탕웨이 역시 아무리 임무라 해도 그렇구...
그래도 아직은 막부인 아닌가? 지들이 언제 애정표시를 했던 사이었다구..
굉장히 변태적인 이 정사씬은 설득력이 매우 부족하다. 아마도 그러기엔 양조위의 얼굴이나
표정이 너무 순하게 보여서였는지...하여튼 양조위역이 좀 그렇다.
어쨌든 변태든 아니든 탕웨이는 아직도 스파이이니 감수해야 한다 치자.
(저런 놈이라면 정말 스파이 짓도 더러워서 못 해 먹겠다.)
(정사씬을 위해 처음 변태와 만나기 위해 왔던 그곳...)
마침내 정성을 들여 거의 양조위의 마음을 사로 잡은 탕웨이는 본격적으로 다시 한 번
많은 논란이 되었던 이 영화의 중요한 부분인 리얼 정사씬을 벌이는데...
매우 적나라하게 올누드의 파격적인 정사씬이지만 정말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하기엔 아무런
이의가 없을 만큼 보여줘야 할 부분이었다.
하지만 요즘 화제가 되고 있다는 이 체위는 그다지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겐 환상적인 가로누워
역십자굳히기, 가위꺽기..등일 지는 몰라도 대부분 오랜 부부생활의 중년들에겐 이미 마스트한
체위들이다.
와이프가 그 장면을 그렇게 무덤덤하게 보고 있는 것만을 봐도 알 수가 있었다.
진짜 고난도의 어려운 체위는 트리플 악셀 (뒤에서 삽입해 세바퀴 반을 도는 기술) 로 나도 아직
이 기술을 성공하지 못 했다. (^^;;)
암튼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그날 밤 와이프가 별다른 것을 요구해오지 않은 것만 봐도 이것이
그다지 신기술은 아니었다는 걸 증명한다.
그리고 시대가 시대라서 그런지 몰라도 정사씬중 탕웨이의 겨드랑이 털은 정말 가장 섹시한
부분이었다. (털 깍는 기계가 없어서일까?)
아마도 이건 이안 감독이 시대적 배경을 세심하게 고려한 것 같다.
그렇다고 와이프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싶진 않다. (털두 털 나름이지...털이라고 다 같나?)
(탕웨이가 양조위를 유인해 보석상으로 다이아반지를 찾으러 가는 중...저격의 마지막 기회)
그리고 이것이 레지스탕스 영화가 아니고 애정영화라고 하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바로 저격의 장면들인데 그런 영화였다면 벌써 양조위는 서너번 도 더 죽었다.
집에다 바래다준 그때 (왜 다들 집안에서만 기다리고 있나? 호위두 별로 없었는데), 그리고
첫 정사씬의 그 장소, 그리고 보석상에서...애정에 촉각을 맞추다보니 양조위 명이 길었다.
뒤는 열심히 미행다니긴 하드만...
또 하나...이안 감독이 혹시 영화 <카사블랑카>의 오마쥬를 택했는지 탕웨이의 모자 쓴 모습과
코트를 걸친 모습은 마치 잉그리드 버그만을 연상시킨다.
그래서 이 영화가 더더욱 고전적인 느낌이 많이 나는 지도 모르겠다.
시대적 배경두 훌륭했으며 가끔씩 보여준 극장내의 영화상영 장면들은 우리가 다른 영화들에서
심심찮게 봐왔던 그런 장면들이 단순히 영화를 좋아하는 탕웨이의 성격을 보여주기 위함 만은
아니라고 느끼고 싶다.
이 영화는 정말 잘 만든 훌륭한 영화이나 왜 굳이 마케팅이 파격적인 정사씬에 맞춰줬는지
모르겠다. (나같은 놈 하나라도 더 끌어들일려고 그랬다면 할말 없음)
결코 지루하지 않은 2시간 30분여의 러닝타임과 탕웨이의 애국심에 대한 갈등과 번민과
시종일관 긴장감이 흐르는 단원들의 암살을 준비하는 움직임, 그리고 애정에 대한 심리적
묘사가 뛰어나며 사랑을 위해 희망마저 포기해야 했던 한 여자의 삶이 잘 그려져 있다.
탕웨이가 얼마나 평범한 여자였기를 바란 대목은 연극단원의 리더이자 이를 주도한 동료인
왕리홍이 탕웨이에게 마지막이 된 키쓰를 하는 장면에서 탕웨이가 아주 처연하게 던진 한마디...
" 왜 3년 전에 하지 않았어? "...
으~ 너땜에 뛰어 들었다가 변태를 만나 나 아주 쪽빡찬다 이놈아!!!
아~ 불쌍한 탕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