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이번 한번만이다.
난 자존심을 굽히고 민희에게 옷을 빌려 입기로 했다.
민희뇬, 보기보다 몸매가 더 풍성했네 -_-
스커트는 어찌어찌 졸라맸다고 쳐도 윗옷이 문제였다.
엄마옷을 빌려입은것처럼 어벙벙~ 했던 것이다.
이럴줄 알았으면 차라리 진짜 엄마옷을 입고나왔지 -_-
“지지배~ 보기보다 진짜 말랐잖아? 가슴도 완전 절벽이네!”
그래, 난 절벽이라치고…
넌 암소냐! -_-0ooo
“에잇, 그냥 내 옷 입을래.”
“내 옷 입어~ 그래도 니 멜빵바지보다는 낫다.”
“냅둬- 그냥 생긴대로 살란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네 엄마 진짜 너무하신다. 용돈도 짜게 주시면서-”
“누가 아니래-”
흐음…
민규 친구라더니, 생긴건 쓸만하네.
조금 느끼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저 정도면 준수하지.
“내 친구 안덕재. 여긴 김정은.”
“만나서 반갑다.”
민희와 나는 덕재란 이름에 서로 의미있게 눈웃음을 주고 받았다.
‘이름 한 번 컨츄리틱 하네.’
‘덕재가 뭐냐? 덕재가…’
“정은이는 성격이 되게 털털하거든, 그래서 멋낼줄도 몰라-”
민희뇬 딴에는 내 옷차림이 딸린다고- 배려한거겠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남자애들의 시선이 낡은 내 멜빵바지로 쏠렸다. -_-;
“난, 여자애들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꾸미는건 재수없드라. 정은이처럼 내츄럴한 멋이 있어야지.”
캬캬캬!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완벽을 자랑하는 민희의 얼굴이 굳었다. 아이고, 쌤통이다.
짜식, 초반부터 점수 따내네~
“내츄럴은 무슨- 정말 난 멋낼줄 몰라-”
“이야… 그럼 넌 진짜 세련된거다. 일부러 안 꾸며도 스타일이 딱 잡히잖아~”
우흐흐흥
캬캬캬캬
-_-v
입에 발린 거짓말이라 할지라도 기분 나쁘지는 않다.
“분위기 좋네~ 우린 이쯤해서 빠져야겠다.”
“그래- 우리 없어도 덕재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할 분위긴데-”
“어머, 어딜가~ 같이 놀아~” (나의 내숭도 이제 레벨 업 됐음. -_-v)
“생각 잘했다. 시선을 가리는 잡것들은 어서어서 정리해야지~”
-7-
“넌 무슨 가수 좋아해?”
“나? 난 코요테하고 보아. 넌?”
“어… 난 요즘은 이나바 코시 노래를 즐겨듣고, 미칠도 좋아해.”
“그런 가수도 있었냐?”(무식한 늠 -_-)
“제이 팝이야.”(오랜만에 하는 잘난척 -_-v)
“그게 뭔데?”(무식한 늠 -_-)
“일본 가수들.”
“아아…” (모르면서 알아먹는척 하기는… 무식한 늠 -_-)
그런데…
민희와 민규가 나간 후에도 우린 그 커피숍에서 장장 두시간을 더 앉아있었다.
그렇다고 줄창 수다를 떤것도 아니다.
중간중간 할말이 없을때는 그냥 창밖이나 내다보고 커피숍 이곳저곳을 두리번 거리며 뻘쭘하게 있었던 것이다.
아니, 이 녀석은 궁뎅이가 붙었나… -_-+
참다 못한 나는 먼저 일어섰다.
“그만 나가자.”
“어? 어… 뭐하게?”(뭐하긴, 그럼 여기서 살래? -_-+)
“배고프니까, 밥 먹자.”
녀석이 굼뜨게 일어서는걸 보며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뭐 먹을래?”
“몰라- 그냥 버거킹이나, KFC가지?”
“그러지 말고, 우리… 김밥 먹자!”
“김밥?”
“응, 난 체질이 딱 한국인이라 기름끼 있는거 별로 안 좋아하거든.”
…라고 했던 녀석이.
“어? 징거버거 세일한다! 우리 여기 들어가자!!”
라며 내 손을 끌고 KFC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앞에는 [징거버거 세일/1개에 1000원]이란 플랭카드가 대문짝만하게 걸려 있었다.
T_T
“야, 우리 오늘 동대문 놀러갈래?”
“자주가니 거기?”
“어. 난 일주일에 세 번정도는 꼭 간다- 신상품 나왔을거니까 우리 오늘 가자.”
불길한 예감은 적중했다.
녀석이 사주는 천원짜리 버거가 왠지 치사해서 반밖에 먹지 않았던 나는 동대문으로 끌려가 장장 세시간이 넘도록 놈을 따라 다녀야 했던 것이다.
밥 먹을 돈은 아까워 벌벌 떨던 녀석이 자기 옷 사는데는 아주 핏발을 세우며 열성이었다. -_-+
뭐 이런 치사한 녀석이 다있어…! -_-^
민규 녀석을 가만 두나 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