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마친 에스텔이 양손을 좌우로 펼치며 앞으로 내뻗자 에스텔의 등 뒤로 세찬 바람이 불어오더니 이내 엄청난 폭풍처럼 밀려오며 몰아치기 시작했다. 바람이 일으키는 힘에 의해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 둘 서 있던 자리에서 밀려나기 시작했고, 그런 에스텔의 위용에 무척이나 놀랐던지 중년무녀의 얼굴은 처음과는 달리 흑빛으로 변해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 흥! 이제 내 위력을 알겠냐? 지금 후회한다고 해도 너무 늦었어. 감히 날 화나게 만들다니 내 오늘 절대로... ’
“ 근데 어디서 이런 바람이 이렇게 부는 거야! 이놈의 바람 때문에 머리카락이 날려서 정신이 하나도 없잖아. ”
“ ...... ”
느닷없는 린의 한 마디가 들려오자 에스텔의 몸은 그 상태로 굳어버렸다. 자신이 지금 너무 오버를 한 나머지 지금 자신의 위치를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다. 자신의 이성을 잃을 정도로 흥분을 했기에 뒤에 있는 린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 것이었다.
에스텔의 몸이 정지한 듯 멈추자 그때까지 세차게 휘몰아쳐 불었던 바람이 언제 그랬냐는 듯 멈추어버렸고,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바람에 날아가지 않으려 저항하려던 힘의 균형에 의해 앞으로 넘어지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 바람이 그쳤잖아.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날씨가 왜 이리 뒤죽박죽으로 변덕이 심한거야? 바람의 신이 잠깐 졸았나 아님 실수했나? ”
린의 군시렁거리는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에스텔은 도대체 어디서 말을 끼어들어야 이 상황을 자연스레 모면할 수 있을까에 최대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러던 중 에스텔의 시선에 잔뜩 얼어버린 중년무녀의 얼굴이 정면으로 들어왔다. 그 무녀의 눈은 어느새 에스텔을 두려워하는 눈빛으로 변해있었고, 팔과 다리는 중풍에 걸린 듯 심하게 떨고 있었다. 그런 무녀에게 에스텔은 재빠르게 에스프를 보내어 헛튼 소리를 못하도록 만들어버렸다.
‘ 내가 어떤 존재인지 알았다면 조용히 입 다물고 있는 것이 신상에 좋을 것이다. 안 그러면 네놈뿐 아니라 네놈의 신전과 이 도시 전체를 한줌 재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
에스텔의 이 한마디가 전해지자 무녀의 얼굴은 더욱 더 흑빛으로 변해버렸다. 자신의 마음으로 말을 하는 것을 보니 자신이 마주한 상대가 자신이 생각한 선신계의 신이 분명하다고 생각을 한 것이었다.
‘ 내가 어리석게도 신을 몰라보고 신에게 망종을 했구나. ’
이런 생각이 들자 무녀는 그 자리에서 곧바로 엎드리며 애원을 하는 것이었다.
“ 성스러운 신께 불경한 죄를 용서하십시오. 제가 눈이 멀어 몰라 뵈었사옵니다. 태초에 인간에게 생명을 불어넣으신 것처럼 자비를 배풀어주시어.... ”
“ 멍청한 것! ”
무녀가 에스텔에게 애원하며 말을 하고 있는데 에스텔의 등 뒤에서 기이한 음성이 들려왔다. 사람의 목소리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기아한 목소리로 마치 쇠소리 비슷한 음성이었다. 그 음성이 들려온 곳으로 시선을 돌린 에스텔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음성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아까전의 그 꼬마무녀였던 것이다.
“ 크 크 크. 왜? 내 목소리가 이상한가? 에스트로니엔. ”
“ 뭐라고? ”
놀랍게도 소녀는 에스트로니엔의 실체를 알아보았던 것이다. 그때 린의 음성이 들렸다.
“ 어! 쟤는 목소리가 또 왜 저래? ”
소녀의 목소리에 이상함을 느낀 린의 말에 소녀는 괴이한 말만 할 뿐이었다.
“ 크 크 크 크. 이상한 것은 내가 아니라 네놈이다. 네놈의 몸은 참으로 기이하구나. 필시 네놈에게 다른 무언가가 같이 있다는 느낌이 드는구나. 그것도 아주 강력한 것으로 말이야. 안 그런가? 골드족의 망나니? 크 크 크 크. ”
“ 내가 어쨌다는 거야 꼬마? 그리고 목소리가 왜 그리 재수가 없어? 웬만하면 말하지 말고 그냥 입 다물고 있는 게 좋겠다. 꼬마! ”
“ 꼬마라니! 네놈의 눈에는 내가 꼬마처럼 보이냐? ”
그렇게 말한 꼬마소녀의 모습이 순간적으로 키가 크더니 갈색의 긴 머리를 가진 매우 사악한 기운을 내뿜는 여자로 변했다. 말투 또한 어린아이의 음성에서 소름끼치는 듯한 날카로운 음성으로 변했고, 그 음성에서 왠지 모를 다른 종류의 기이한 향기도 풍겨져 나왔다. 그런 그녀의 변신에 주위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놀라며 한 걸음씩 뒤로 물러서는 것이었다. 그러나 에스텔의 얼굴은 그녀의 얼굴을 본 순간 굳어지고 말았다.
“ 마리얀! ”
그 여자의 모습을 본 에스텔의 입에서 전에도 알고 있었던 사람인양 여인의 이름인 듯한 말이 놀란 음성으로 나왔다.
“ 크 크 크. 아직 날 잊지는 않았나보구나 골드족의 망나니! 그럼그럼. 날 잊어버림 곤란하지. 안 그래? ”
마리얀이라는 여자가 에스텔을 알고 있는 듯 아는 척을 하며 말을 건네자 린은 이상하다는 듯이 에스텔을 쳐다보며 말을 했다.
“ 에스텔! 아는 여자야? ”
린의 질문을 받은 에스텔의 표정이 평상시와는 전혀 다른 긴장한 듯한 표정이었다. 전혀 린을 쳐다보지도 않고 마리얀이라는 여자만 뚫어지게 쳐다보고는 굳은 얼굴로 서 있었다. 그런 그녀의 행동이 이상했는지 린은 마리얀이라는 여자를 수상하게 생각하고는 그녀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린이 마리얀에게 다가가자 에스텔은 놀란 음성으로 린의 걸음을 멈추어 세웠다.
“ 안돼 린! 그녀에게 다가가면 안돼! ”
에스텔의 말에도 불구하고 린은 걸음을 멈추지 않고 마리얀에게 다가갔다. 린이 그녀의 앞에 도달하여 그녀의 눈을 뚫어져라 응시하며 얼굴을 맞대고는 눈싸움이라도 하듯 오랜시간 동안 쳐다보았다. 마리얀 역시 그런 린의 행동에 별다른 행동을 보이지 않고 맞서서 눈싸움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에스텔의 마음속은 타들어가는 듯 마음을 졸였다.
‘ 린! 조심해야해. 그녀는 우리와는 전혀 다른 존재야. ’
에스텔은 제일먼저 린이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자신의 힘을 드러내는 한이 있더라도 린을 보호하려 온몸의 기운을 한곳으로 집중하고 있었다.
“ 어!... ”
그런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린의 작은 음성이 적막을 한 순간에 깨버렸다.
“ 몸이 이상하네. 너 뭔가 이상한 짓을 하는구나. ”
“ 크 크 크 크. 어린 녀석이 제법이구나. 도대체 어떤 놈이 네놈에게 이런 능력을 줬는지 궁금하구나. 인간의 몸으로서 절대 나의 마력을 견딜 수가 없거늘. "
“ 마리얀! 그 아이에게 손대지 마라. 안 그럼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야. 이건 절대 함부로 내뱉는 그런 경고 따위가 아니야. ”
에스텔의 강렬한 경고에 가소롭다는 듯한 반응을 보이는 마리얀이었다.
“ 후 후. 우습군. 언제부터 내가 하는 일에 너 같은 놈이 이래라 저래라 했는지 알 수가 없군. 네가 그럴 자격이 있을까? ”
마리얀의 말에 에스텔은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린의 주먹이 마리얀의 얼굴을 가격하는 것을 보았을 뿐이었다.
퍽
“ 으...윽. ”
린의 주먹에 얼굴을 맞은 마리얀은 뒤로 나자빠져버렸다.
“ 나한테 어떻게 한거야? 기분이 이상하잖아. 너 이상한 놈이다. 아까는 조그만 꼬마였는데 지금은 이상하게 크게 변하고 또 나하고 눈싸움 하더니 내 기분이 이상하게 만들고 말이야. 너 아직 모르는데 나한테 이상하게 행동해서 좋은 사람 하나도 없었으니까 허튼 수작 부리지마. "
" 크.... 이놈이 감히 누구한테..... “
벌떡 일어선 마리얀은 잔뜩 화가 나 무언가 말을 하려다 또다시 날아온 린의 주먹에 다른 쪽의 얼굴을 가격 당하고는 조금 전 보다 더 멀리 뒤로 나자빠졌다.
퍽
“ 크.....윽. ”
그것을 본 에스텔은 속으로 린의 평상시의 모습을 생각하고는 조금은 긴장을 늦추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긴장을 아주 놓은 것을 아니었다.
린에게 두 번의 가격을 당한 마리얀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믿어지지가 않았는지 이번에는 일어서지도 못하고 앉은자리에서 맞은 얼굴만 매만진 채 허탈한 표정으로 린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지금 이것이 진정 꿈은 아닌지. 자신이 어떻게 맞았는지도 모른 채 이렇게 앉아있다니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었던 것이다.
그러더니 이내 정신이 들었는지 인상이 180도로 확 바뀌더니 그대로 일어서지도 않은 채 하늘로 솟아오르며 기이한 괴성을 지르는 것이었다. 그녀의 괴성이 일자 하늘에서 번개가 내리치며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비바람이 새차게 몰아치며 린에게 덮쳐오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하늘에서 무언가 주문을 외우더니 린을 향해 손가락을 뻗치며 소리쳤다.
“ 감히 인간주제에 나에게 불경한 죄 죽음으로써 다스리겠다. 지옥불의 위력을 너에게 보여주마. 헬 파이어(Hell fire)! ”
마리얀의 외침에 그녀의 손가락에서 거대한 불꽃이 일며 하나의 커다란 브래스같은 공격이 린에게 쏘아졌다. 그 공격을 본 에스텔은 무어라 말을 할 겨를도 없이 린에게 쏟아져 내리는 마리얀의 공격을 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에스텔이 본 것은 린이 있던 자리에 내리쳐진 마리얀의 공격뿐 린의 모습은 없었다.
쿠 콰 콰 쾅
“ 크 카 카 카. 그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면..... ”
퍼 ~ 억
마리얀은 자신의 말을 마저 끝내지도 못한 채 뒤에서 엄청난 충격이 온 이유로 그만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고 말았다. 말이 떨어져 내리는 것이지 엄청난 속도로 땅으로 돌진하는 것처럼 보였다.
쿵
그리고 마리얀의 있던 자리 뒤로 자신의 주먹을 앞으로 내민 린의 모습이 보였다.
“ 나한테 허튼수작 부리지 말라고 했지. 난 두 번 말하는 것을 아주 싫어해. ”
그렇게 말하며 지상으로 떨어진 마리얀을 보았다. 머리가 땅바닥에 쳐 박혀 몸만이 밖으로 나와 있는 아주 우스꽝스러운 꼴로 거꾸로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땅바닥이 점차 균열을 하며 갈라지더니 땅에서 불길이 솟아오르며 돌덩이와 불덩이가 린에게 쏘아져갔다.
“ 린! 조심해! ”
그것을 본 에스텔이 린에게 조심하라고 소리치며 자신 역시 보호마법을 시전하며 크루터와 자신을 보호했다. 그러나 주이에 있던 몇몇의 사람들은 미쳐 피하지 못하거나 대처가 늦은 사람들은 그 불길에 맞아 온몸이 타버렸고, 땅이 갈라지며 땅속으로 빠져 들어간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자신을 보호하는 보호막을 펼치며 주위에서 멀찌감치 멀어져 뒤로 빠졌다.
자신에게 날아오는 불길과 돌덩이의 공격을 이리저리 피하는 린의 동작은 무척이나 빨라 린에게 맞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지상에서 엄청난 폭발음이 들리며 하늘 전체를 붉을색의 빛이 쏘아져 내며 그 안으로 가두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그 안에 들어간 모든 것들이 하늘 높이 솟아오르며 날아가 버리는 것이었다. 린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폭발음이 발생한 곳에서는 어느새 마리얀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드래곤과 맞먹을 정도의 엄청난 크기의 검은색 괴물이 있었다. 두 눈은 붉을색을 내고 있었고, 머리위로 솟아난 세 개의 커다란 뿔과 입사이로 나온 두개의 이빨이 사악한 모습의 얼굴모양이었다. 그리고 몸 전체에 튀어나온 칼 같은 형상의 털들이 꼿꼿하게 서 있어 혹 고슴도치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고, 길게 늘어선 꼬리 끝에는 전갈과 같은 뾰족한 것이 나와 있었다. 두 손과 발에는 날카로운 손톱발톱들이 길게 나와 있어 그 위력이 더해 보였다.
“ 크.... 에스트로니엔! 내가 이렇게 현신했으니 그냥 넘어갈 생각은 꿈도 꾸지 말아라! ”
마리얀의 말에 분노한 에스텔 역시 크루터를 자신에게서 멀리 떨어지게 한 다음 빛이 번쩍이며 자신의 본체로 변해버렸다. 그리고는 무척이나 분노한 음성으로 마리얀을 향해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 좋다. 내 오늘 태초에 세상에 존재하던 어떠한 드래곤보다도 강력한 힘을 가진 드래곤이 위대한 골드족에 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마. 캬 아 오 ]
그렇게 말하며 숨을 크게 들이쉰 다음 마리얀을 향해 내뿜어 브래스를 쏘아냈다. 에스트로니엔의 브래스가 자신에게 날아오자 마리얀 역시 자신의 눈에서 붉은 빛의 빛을 쏘아내며 맞섰다. 두개의 힘이 중간에서 만나자 엄청난 폭발과 함께 주위의 모든 것을 쓸어버렸다. 신전이고 집들이고 간에 그 폭발의 회오리에 닿는 것은 모조리 부서지고 날아가버렸다. 그들 주위로 하나의 커다란 평지가 되어버린 것처럼 모든 것이 부서지고 없었다.
[ 어디 이번에도 막을 수 있나 보겠다. 나의 힘과 함께 한 존재인 바람의 정령왕은 나를 도와 현신하여 저 악마를 소멸시키라. ]
에스트로니엔의 말이 끝나자 이제까지 불었던 바람이 거짓말처럼 멈추더니 구름사이로 허리케인과 같은 회오리가 일며 그 안에서 바람의 정령왕인 실피드가 모습을 나타냈다.
“ 태초에 계약을 맺어 함께 존재한 에스트로니엔의 부탁으로 나 바람의 정령왕인 실피드가 함께할 것이다. 에스트로니엔이여 저 악마를 상대하는 것인가? 그대에게 감당하기 힘든 상대인 듯 하구나. 내 힘이 그대의 능력을 더욱 높게 만들 것이니 두려워말고 용기를 내라. ”
실피드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실피드를 에워싸고 있던 허리케인이 마리얀에게 덮쳐갔다. 그와 동시에 에스트로니엔은 아까보다 더 큰 숨을 들이쉬며 브래스를 쏘아내는 것이었다.
“ 크....정령의 도움을 받는다고 해서 내 힘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은가? 크 아 악. 헬 디스트럭션(Hell destruction)! ”
상대의 강력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마리얀은 아무런 동요도 없이 상대의 공격을 자신의 공격으로 막아냈다. 세 개의 커다란 힘이 부딪치자 그 폭발음과 여파는 조금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이 하나도 남김없이 날아가 버렸고, 크루터 역시 그 여파에 휩싸여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상대의 방어가 견고함을 깨달은 에스트로니엔은 자신의 애병을 꺼내었다.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어 무엇인가 주문을 외우자 빛이 번쩍임과 동시에 커다란 황금색의 화려한 검이 손에 들려졌다. 검이 손에 들려지자 에스트로니엔은 빠른 속력으로 검을 앞으로 한 자세로 마리얀에게 돌진해 들어갔다. 그녀의 주위를 바람의 정령왕인 실피드가 보호하고 있었기에 방어에는 그리 신경을 쓰지 않고 공격에만 신경을 쓸 수가 있었기에 그 위력은 배가되어보였다.
[ 내 공격을 한 번 막아보아라. ]
정면으로 돌진해 들어간 에스트로니엔은 검을 내리치며 마리얀을 공격해들어갔다. 에스트로니엔의 검이 자신의 머리위로 공격해 들어오자 마이얀 역시 자신의 무기인 갈고리 모양의 검은색 코페시를 꺼내어들고는 에스트로니엔의 검을 막아냈다.
두개의 무기가 부딪치자 엄청난 굉음과 함께 불꽃이 사방으로 튀며 그 여파가 퍼져나갔다. 에스트로니엔은 자신의 공격을 마리얀이 막아내자 이번에는 그 육중한 몸을 왼쪽으로 돌리고는 그 회전으로 인해 마리얀의 옆구리를 공격해들어갔다. 그러자 마리얀 역시 회전하여 들어오는 에스트로니엔의 검을 자신의 코페시로 막아내며 방어를 했다. 하지만 막는 힘이 조금 부족했던지 그 여파로 인해 땅바닥이 깊게 패이도록 발이 들어가며 뒤로 밀리는 것이었다.
“ 크..... 제법이구나. 하지만 그런 공격으로는 나에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는다. ”
마이얀의 입에서 에스트로니엔의 공격에 대한 조롱이 나오자 에스트로니엔의 공격은 좀 전보다 더욱 더 거세게 밀려들어갔다.
[ 아직 시작도 안했으니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
에스트로니엔의 검에서 황금빛이 찬란하게 빛을 내는가 싶더니 그 빛의 확산이 점점 커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드래곤들의 검은 모두가 마법검이기에 지금 에스트로니엔은 자신의 검신에 새겨진 마법을 가동시켜 그 힘을 배로 키우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더니 검을 자신의 가슴으로 끌어다가 큰 소리로 외치며 마리얀을 향해 내리치는 것이었다.
[ 윈드 스톰 루인( Wind Storm Ruin )! ]
에스트로니엔의 공격이 펼쳐지자 지금까지 함께 방어를 했던 정령왕 실피드가 그 황금빛에 함께 하나가 되어 빛의 회오리를 만들더니 이내 교차되듯이 공격하는 것이었다. 그것을 본 마리얀은 에스트로니엔의 이번공격이 심상치 않았던지 자신의 코페시에 힘을 주입하여 그 크기를 두 배정도 크게 만들더니 자신에게 날아오는 에스트로니엔의 황금빛을 향해 던지는 것이었다. 그러자 공중에서 빛과 마리안의 코페시가 충돌하여 엄청난 폭발이 일며 주위를 뒤흔들고는 에스트로니엔과 마리얀에게까지 그 여파가 전달이 되어 둘 다 그 힘에 뒤로 밀려나버렸다. 폭풍처럼 밀려왔던 그 힘에 의해서 도시전체가 폐허가 되어버렸고, 도시에 있던 많은 사람들과 건물, 신전들이 모조리 파괴가 되어버렸다.
에스트로니엔은 이번 공격에 많을 힘을 쏟아 부어 마나에 많은 손상이 왔음을 알고있었다. 하지만 상대는 자신의 그러한 공격을 막아내었으니 이제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 지를 고심하였다. 한 편 맞은편에 있는 마리얀 역시 그리 좋은 편도 아니었다. 자신의 무기인 코페시가 반으로 부러지는 현상이 발생해버렸고, 자신 역시 에스트로니엔과 정령왕인 실피드를 상대로 이렇게 어려운 싸움을 하리라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기에 약간의 심적 부담이 왔다. 그렇다고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는 일.
“ 에스트로니엔! 안 본 사이에 많이 성장을 한 것 같구나. 악마의 힘으로 만든 나의 무기를 이렇게 반토막으로 만들어버렸으니 말이야. 하지만 네 녀석도 힘을 많이 소비한 것 같은데 그런 힘으로 나를 이길 수가 있나? ”
[ 그런 걱정은 하지마라. 내 너를 소멸시켜버릴 정도의 힘은 아직까지 남아있으니. 내 경고하건데 이번 공격은 지금까지와는 그 차원이 다르니 각오하는 것이 좋을것이다. ]
그러면서 에스트로니엔의 자신의 남아있는 모든힘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그러자 에스트로니엔의 몸체는 황금색의 빛이 더욱 더 찬란하게 빛나며 그 빛이 엄청난 크기로 커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주위에 있던 정령왕 실피드가 폭풍의 회오리를 일으키며 주위를 맴돌기 시작했다. 그러자 주위에 있는 모든 기운이 그 안으로 쏠려들어가는 듯 모든 것이 그 안으로 빨려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기운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마리얀은 한 마디를 남기며 그 자리에서 사라져버리는 것이었다.
“ 내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그냥 가겠다. 다음에는 네놈에게 진정한 악마의 힘을 보여주도록 할테니 잊지않도록. 크 크 크 크 ”
에스트로니엔은 마리얀이 사라져버리자 지금까지 끌어모았던 힘을 풀고는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 무서운 놈. 내 최후의 힘을 사용하려 했는데 자칫 잘못했다가는 나의 생명이 이곳에서 끝날 수도 있었음이야. ’
그런 에스트로니엔의 마음을 알았을까(?) 바람의 정령왕 실피드는 에스트로니엔의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며 한마디 충고를 하는 것이었다.
“ 골드족의 에스트로니엔이여. 당신은 어찌하여 무모하게 싸움을 하려 하는가. 다음에 그 악마를 만나거든 피하는 것이 좋을 듯 싶군요. 내 힘은 당신과의 태초에 맺었던 계약으로 인해 모든 골드족에게 쓰여지지만 당신의 희생을 보고 싶진 않군요. ”
실피드의 충고에 에스트로네엔은 귀찮은 듯이 말을 했다.
[ 알았다구 실피드. 이제 그만 돌아가는 것이 좋겠다. ]
“ 당신께서 나의 충고를 새겨들었으면 좋겠군요. 그럼 당신이 원하기에 이만 가야겠군요. 다음에 또 뵙지요. 그럼... ”
그렇게 말하며 실피드는 하늘로 솟아오르며 구름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실피드가 사라지자 에스트로니엔은 자신의 주위를 살펴보았다. 모든 것이 파괴되어버린 도시에는 아무도 없었다. 오직 황량한 폐허만이 있을 뿐이었다. 크루터 역시 어디로 날아가 버렸는지 보이지 않았고 주위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 이런! 어디로 날아가 버린 거지? ]
자신의 머리를 긁으며 주위를 한 번 둘러 본 에스트로니엔은 린의 마나를 찾아 그 느낌을 살폈다. 하지만 가까운 주위에는 린의 마나가 전혀 느껴지지도 확인되지도 않았던 것이다. 크루터의 기운도 확인을 해 보았지만 정확하게는 알 수가 없었고 근처 가까이에 있는 다른 여러개의 힘이 포착되어지는 것으로 미루어 확실치는 않지만 그곳에 있을 것이라 짐작 하고는 폴리모프하여 본체에서 다시 돌아와 그곳으로 날아갔다.
한 편 마리얀의 공격에 하늘높이 솟아오르며 날아가 버린 린은 델포이시의 뒤쪽에 위치한 파르나쏘스산으로 날아가 버렸다. 파르나쏘스산은 그리 높은 산은 아니었지만 델포이에 가까이 있어 신전을 모시는 무녀들이나 사제들이 자주 찾아와서 수양을 쌓는 곳으로 유명했다. 그래서 파르나쏘스산에는 수천개의 동굴이 산 곳곳에 널리 퍼져있었고, 동굴 안은 미로처럼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그 중 한 동굴 속으로 린이 날아가 쳐 박혀 버린 것이었다.
“ 으...... 머리아파라. "
린은 자신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일어서는 것이었다. 떨어지는 충격으로 인해 머리에 가벼운 상처가 생겼지만 그리 큰 부상은 당하지 않은 것 같았다.
“ 내 이놈을 당장...... ”
“ 누가 내 수행을 방해하는 것인가? ”
동굴 속에서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이가 많지 않은 젊은 남자의 목소리였는데 그리 크진 않았지만 왠지 모를 무게감이 느껴지는 그런 음성이었다.
“ 누가 안에 있는 거야? ”
린의 말에 동굴 안쪽에서 사람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며 푸른색 도복을 입은 젊은 청년이 모습을 나타냈다. 얼굴은 그리 잘생긴 것은 아니었지만 이목구비가 뚜렷하여 총기가 있어보였고, 키는 보통사람과 같은 키에 전체적인 느낌이 신성함을 내뿜고 있었다.
“ 넌 누구이기에 나의 수행을 방해하는 것이냐! 어서 이곳에서 ....... 이럴 수가! ”
린에게 무어라 호통을 치려하던 청년은 린의 얼굴을 보더니 깜짝 놀라며 린의 모습을 이리저리 살피는 것이었다. 자신을 이리저리 살피는 상대가 그리 달갑지 않은 린은 청년에게 평상시(?)의 행동을 보이려하다가 자신이 이곳으로 온 것을 생각해내고는 몸을 돌려 동굴 밖으로 뛰쳐나가며 소리치는 것이었다.
“ 아~ 참! 내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그놈을 가만 놔두면 내가 린이 아니다. 너 기다려라 내가 곧 간다. 으... 아....악. ”
쏜살같이 동굴 밖으로 뛰쳐나가는 린에게 무어라 말할 겨를도 없이 청년은 그냥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가 잡기에는 린의 행동이 너무나 빨랐기에 멈추라고 말도 못했던 것이다.
“ 이시대의 빛을 밝힐 인물을 내가 오늘 만나게 되었구나. 진정 다가올 카오스의 시기에 암흑의 힘으로부터 세상을 구할 수가 있을 것인가. 나 에니그마가 기다려온 그가 맞다면 이제 시작할 카오스도 그리 비관적이지는 않을 것이야. 신께서 아직은 인간계를 버리지는 않았다면 말이야. ”
린이 사라져간 곳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던 청년은 동굴 안으로 다시 모습을 감추며 사라졌다. 그리고 밖에는 어느 덧 서서히 어둠이 찾아오고 있었다.
마리얀
악신계의 악신들 중 가장 약한 힘을 가진 최고악마이다. 악신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모자란 감이 있지만 그 위력은 최고악마들 중 단연 돋보이기에 가장 약하지만 그래도 악마신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악마다. 루시퍼와 가장 가까운 관계를 가진 루시퍼의 아내로써 신들의 전쟁 당시에 봉인 되어진 남편을 찾기 위해서 인간계로 나왔다. 무기는 갈고리 모양의 검은색 검인 코페시를 사용한다.
실피드
바람의 정령왕으로서 바람의 드래곤인 골드족과 가까운 정령이다. 불과 물, 땅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힘을 가지고 있지만, 그 위력은 다른 정령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다른 정령들이 눈에 보이는 파워를 가지고 있지만 바람의 정령은 물과 불과 땅마저도 움직일 수가 있기에 그 파워가 더욱 뛰어나다고 할 수가 있었다. 바람의 정령들은 가장 하급 정령인 실프 부터 중급 정령인 실라페가 있고, 그 위로 상급 정령인 실라이론, 최상급인 실레스틴,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령왕인 실피드가 있다.
크로노스(Chronos)신
태초에 세상이 존재할 때부터 세상을 움직이게 하며 관리한 모든 시간을 주관한 신이다. 크로노스라는 말은 시간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으로써 신들의 최고신인 제우스의 아버지로도 유명하다. 낫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중세의 그림이나 동상에서 그 모습을 볼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