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에 갇힌 학교
종교의 자유와 종교교육의 자유가 일부 종교 사학에서 끊임없이 부딪치고 있습니다.
전교생에게 세례와 개종을 강요하는가 하면 강제로 헌금까지 걷는 학교도 있다고 합니다.
지난 달 12일 서울의 한 교회. 근처 중학교의 전교생이 참석한 가운데 집단 세례식이 열렸습니다.
세례를 받은 학생은 1학년 106명. 아직 세례를 받지 않았던 학생 전원이 이날 세례를 받았습니다.
● 중학생 : "기독교였던 애들은 좋았을 수도 있겠는데 불교였던 애들은 좀 별로였던 것 같은데요. 억지로 세례 시키는 것 같다고.."
● 중학생 : "안 받을 수가 없죠. 가야지만 출석이 체크되니까..."
지난 주 금요일 서울의 한 기독교 계열 중고등학교. 예배가 시작됐지만 일부 학생들은 엎드리거나 잠을 자고 있습니다.
● 중학생 : (어떤 생각이 들어요. 학생 입장에서?) "시간 낭비" (인성이라든가 교육에 도움 되는 건 아니고요?) "전혀"
이 날은 헌금도 걷었습니다.
● 중학생 : "(헌금으로)동전 내면 안 되고 지폐로 만 원, 5천 원..."
이 학교의 '학급경영요람'입니다. 교단별로 세분해 학기말마다 신자 수가 얼마나 늘었는지 관리하고 있습니다.
'학업성적사정표'에는 성경 점수가 95점이 넘어야 우등상을 받을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학생들의 반발은 무시되고 있습니다.
● 중학생 : "전학 가래요. (항의)해봤어요. 전학 가래요. 그냥 다른 학교 전학 가래요, 전학 가버리라고..."
일부 종교 사학에서의 이 같은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세례와 개종을 강요하거나 헌금과 예배 참여를 의무화하고, 신자가 아니면 학교의 임원이 될 수 없도록 하는 등 그 유형도 다양합니다.
종교간 마찰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어릴 때부터 다른 종교를 믿던 이 학생은 담임교사가 수업시간에 공개적으로 비방하는 바람에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습니다.
● 신성아 (학부모) : "학교에서 이러면 저희가 어떻게 학생을 학교에 보낼 수 있냐 이거예요. 학교는, 학교 선생님은 제2의 부모라고 생각하거든요."
현재 전국의 종교 사학은 423곳으로 전체 중고등학교의 8%가 조금 넘습니다. 대부분의 학생이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학교를 배정받고 있습니다.
● 류상태 (전 대광고 교목실장) : "학교에서 학생을 건전한 시민으로 양성하는 게 아니라 종교인을 만들겠다, 이걸 어떻게 공교육기관으로 인정을 해줍니까? 정부도 책임 있는 거 맞아요."
교육부는 학교에서 종교과목을 개설할 때는 반드시 복수로 하고, 종교 활동은 학생들의 자율에 맡기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침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습니다.
● 손상훈 사무국장 (종교자유정책연구원) : "일부 종교사학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사학들을 제제할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합니다."
● 김성기 과장 (서울시교육청) : "재정적인 조치 같은 것들이 거론될 수 있는데 그러면 교육청에서 배정해준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종교의 자유와 종교 교육의 자유가 부딪힐 때, 어느 쪽이 보다 근본적이고 우선적인 가를 따져보는 것이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