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지하철 자살.. 제 눈으로 보고야 말았습니다

고인의명복... |2007.12.08 00:19
조회 157,451 |추천 1

 

 

안녕하세요

매일 눈팅만 하다가 한번 글도 적어봤다가

오늘 또 적게 되네요

 

몇일 전 12월 4일에 있었던 일을 적어볼 까 합니다

소설아니고 실화이니 소설이니 뭐니 이런 악플 정말 사양합니다.

 

 

전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쪽에 살고 있는 학생이자 바텐더입니다

일요일 일이 너무 늦게 끝나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가 4시쯤 잠들어

7시에 일어나 학교 갈 준비를 하고 집에서 나왔습니다

잠도 별 못자고, 아침도 못먹고 나와서 그런지 너무 춥더군요

평소 신도림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고 신설동으로 가는데

그 날은 사람이 너무 많아 제가 서 있는 곳에서 신도림에서 내리기가 뭣하더군요

(신도림에서 또 워낙 많은 사람들이 타서)

그래서 그냥 시청에서 갈아타리라 마음먹고 밀려드는 사람들 사이에서 끼어서 끼어서

푹푹찌고 치이는 사람들 속에서 서 있었죠

근데 이놈의 지하철이 신도림을 지나고 꾸물꾸물 대며 섰다가 갔다가 섰다가 갔다가

하더라구요 (아이팟으로 음악을 듣고 있던터라 차장이 하는 말은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머 앞차와의 거리때문에 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넘기려는데

해도해도 너무 심하다 할 정도로 지하철이 느리게 가는 겁니다

고립이었죠 완전, 역하고 역까지 가는데 5분정도 걸렸다 하면 어느정도인지 아실껍니다

그러더니 아예 영등포 구청에서는 멈춰버리더군요

이어폰을 빼고 들어보니 승강장문이 고장나서 영등포구청역에서 다 내리라고 그러더군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는데 ..허허

여튼 죄다 내려서 다음 차에 타는데.. 정말 사람들 무섭더군요

서로 밀고 밟고 치이고 치이고, 욕하는 사람도 보였고 어떤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싸우시더군요

(아마도 지하철에 들어가려고 과격하게 했나봅니다)

다시 음악들으며 겨우 시청까지 와서 갈아탔는데 어찌나 기쁘던지...날아갈 것 같더군요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난생처음 사람에 치여서, 끼어서, 압사라는게 어떤건지 알 듯 했습니다)

1호선으로 갈아타고 신설동으로 가는중 중간에 자리가 나서 앉았습니다

근데 전 날 잠도 별 못자고, 지하철이 너무 따뜻했는지 잠이들고 말았죠

눈을 뜨니 신설동을 지나치더군요 그래서 결국 한 정거장 지나쳐 제기동에서 내리게 됬습니다.

그 때 반대편에서 지하철 오는 딩딩딩 소리가 들리더군요

정말 빛의 속도로 뛰어 올라가 맞은 편으로 내려 갔죠, 지하철이 들어오기 시작하더군요

근데.. 왠걸.. 하..

남자분 한 분이 뛰어드시는 겁니다..

정말 뉴스에서나 보고 인터넷에서나 보던 일이 제 눈앞에서 일어났습니다..

남자분이셨는데 정말 순식간이었습니다

멍잡고 있다가.. 역장, 기장, 머 사람들 몰리고

공익들도 오고, 곧이어 경찰과 구급대원들도 오고 난리더군요..

봤습니다.. 그 분  치이는 순간 즉사 하셨다고 다리도 절단되어 하반신이 아예 상반신과

분리가 되었더군요......

그 분은 이 세상에 더 미련이 없으셨나 봅니다..

그래도 가시려거든 조용히 가시지..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분 주검을 수습하는 구조대원들을 보며, 공익들을 보며, 기장과 역장들 표정을 보니

참,, 이건 아니다 싶더군요..

이런 일.. 누가 자살했다, 누가 구조했다, 뉴스 나올 때 마다

나같아도 보는 순간 내려가서 구하겠다, 저런건 아무나 하지 , 내 앞에서 일어만 나봐라

이런 생각 가지고 있었는데 참..

허무하더이다.. 한순간에 정말..사람 목숨이라는게

 

에고.. 여튼 그 일로 제기동역에서 1호선이 거진 40분정도 지연된 것 같습니다

결국 그 날 학교도 늦어버리고, 왠걸 사람들, 교수님들도 이 이야기 믿지 않고

(그 날 저녁, 다음 날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보신 분들이 올린 글이 있더군요

뉴스는 보도되지 않은 듯 합니다)

그 날 하루 정말 안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더군요, 정말 이 날 제 인생 최악의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휴  다 쓰려니 괜스레 이야기가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이쯤에서 줄입니다

 

아직도 생각나네요

지하철 역에서 봤던 그 분, 사람들, 그 걸 또 폰카로 찍고 계신분들, 주검 수습하시던 관계자분들

 

이제서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__)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냥 주저리 주저리 머피의 법칙이면 머피의 법칙, 안좋았던 날 있었던 이야기 적어봤네요

다들 추운데 감기조심 하세요~

 

--------------------------------------------------------------------------

 

리플들을 하나 하나 다 읽어 봤는데 주검 수습하시던 공익분이 달아주신 리플이 있었어요

혹시나 해서 쪽지 보내봤는데, 정말 맞더군요

그 분 말씀이.. 고인의 주머니에서 꼬깃꼬깃 쑤셔넣은 듯한 종이쪽지가 한 장 나왔는데

그 종이 쪽이에 적힌 글이..

 

'자살 입니다.

무연고 입니다.

화장해 주세요.'

 

라는 군요..

 

하...

씁쓸하네요....

추천수1
반대수0
베플..|2007.12.11 08:14
고인의 명복도 빌겠지만 글쓴님의 정신적 충격도 잘 이겨내시기를 바랍니다. 솔직히 아무렇지도 않게 글 쓰신것같지만 원래 사람이라는게 잔상의 대가 아닙니까.. 생각나고 또 생각나고... 잘 이겨 내시길 바랍니다.
베플정말...|2007.12.11 09:41
아는분중에 지하철 사고로인해 술이 없으면 아예 생활을 못하시는분이 계십니다 사건 이후로 정말 많은것들의 변화를 가져왔더군요 기관사로 종사하시던분이 이젠 알콜중독자가 되 계시네여 그분 뵐때마다 정말 가슴이 아푸더군요 내가 해드릴수있는건 불안해하며 내 잘못이라며 울고계실때 그냥 꽉 안아드리고 아저씨는 잘못없어요 아니에요 아저씨 아저씨 괜찮아요 괜찮아요 라며 안아드릴수밖에 없는 제모습을 볼때마다 정말 울화통이 터집니다 자신의 신변을 비관해서 자살할꺼면 왜 남에게 피해를 줘야했을까 지하철이면 다른사람들도 굉장히 많았을텐데 어린아이들도 있었을것인데 거기있던 많은 사람들의 정신적 충격은 생각해주지않은 이기적인 모습이라는 생각뿐이 들지 않더군요 사람이 죽었는데 이런말한다는 분들도 계실것입니다 하지만 제 주위에 그런일로인해서 정신과 치료에 가정의 불화에 술에... 아무것도 하실수없는 그분을 뵐때마다 저도 약하고 부족한 인간이구나...라고 생각이 듭니다 뛰어내리신분도 얼마나 힘이 드셨으면 그러셨을까요... 하지만 자신이 힘든만큼 남겨진 사람도 정말 죽을만큼 힘들다는 것 알아주셨음 하네요 그분도 몇번이나 병을 깨트려 손목을 그으셨는데 정말...병원에서 뵐때마다 눈물이 납니다 내가 힘들다고 회피해버리면 내 주위 내옆의 사람이 힘들어진다는것을 항상 염두했음좋겠습니다 혼자살아가는 세상 아니잖아요 지구 전체가 공동체인데...공동체에서 한사람의 이기주의적 회피로 한곳 한곳 무너져내린다는것 모두 알고계시잖아요 저도 모르게 감정에 취해 이야기를 한것같네여 사건을 경험하신 글쓴이님 정말 마음 잘 추스리셨으면 좋겠네요 자꾸 기억하려고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베플으아악|2007.12.11 09:57
그걸 또 폰카로 찍고계신 분들 여기서 욱했다, 진짜. 요즘 뭐든 폰카로 찍던데 찍고싶으면 니네 면상이나 찍어. 진짜 개념이 없는거냐, 뭐냐? 저런걸 왜 찍어? 진짜 장난이라는 생각밖에 안드는데? 기념하려고, 기억하려고 찍냐? 진짜 무개념 무뇌들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