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 기다림 여느 연인들처럼 두 손을 꼭 잡은 채로 길거리를 걷는다.
깍지 낀 두 손이 마치 놓치면 평생을 잡을 수 없을것 같이
꽉 지워져 있다. 그러지 말라는 만류에도 기어코 옆자리에 앉아서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반찬을 숟갈위에 올려다 준다. - 밥 안먹고 계속 쳐다 볼거에요. 그녀의 얼굴에
그녀의 조그만 행동에
순간 바보처럼 멍해져 버리는 게 일상이 되어 버린 나는
멋적은 미소와 함께 시선을 돌린다.
- 그거 알아?
어떤 사람과 빠른 시일내에 가까워 지려면
식사를 같이 해야 한데. 그것도 자주.
같은 밥을 함께 먹는 다는 동질감.
그런 것들이 둘을 하나로 엮어 준다네.
그래서 앞으로 만날 때마다 밥 먹으려고. 또다시 경직되는 얼굴.
가까워진다는 말에는 유독스럽게도 경직된다.
내게로 빠져드는 것이 그렇게나 불편스러운가.
아마도 그 사람에게 죄를 짓고 있다는 느낌이 다시금 드는 거 같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빠져드는 자신의 모습을
다시금 다잡고 몰입되는 것을 막으려는지도. 입맛이 없다는 그녀에게 기어코 몇 숟갈 더 먹이고서야
식당을 나왔다.
어느새 밖은 노을이 가득하다.
노을속에서도 여전히 두 손은 놓치않은채다.
같아져 버린 체온이 놓기 싫을만큼의 친근함을 만들어낸다.
영원히 놓지 않고 싶을만큼... - 이제 가야할 시간이네.
나 안가면 안돼? 웃는다.
그녀가 내게 웃어준다.
환한 미소.
내 가슴에 박혀 있는 그녀의 미소가 내게로 날아든다.
평생을 잊지못할 느낌.
감사합니다.
내 곁에 있어줘서.
비록 이 순간이 세상 마지막일지라도
당신을 가슴에 품은 것을 후회하지 않겠습니다. 웃고있는 그녀를 온 몸으로 안아본다.
가만히 내 속으로 빨려드는 그녀.
내 마음속까지 고스란히 녹아드는 그녀.
- 이 안에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그 말을 다 해버리면
니가 너무 슬퍼할 것 같아서 안하려고.
말하고 싶어서 터질 것 같은데
니가 내 곁에서 사라지는게 무서워서
그냥 꾹 눌러서 참아보려고.
가슴을 툭툭 치며 억지웃음인 채로 작별의 말을 건넨다. - 억지로 말하려고 하지마세요.
세상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게 너무 많아요. 눈물이 터진다.
그녀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아니 그녀의 눈물까지 보면
내려가지 못할 것 같아서 그냥 돌아선다. 차가운 도시가 왜 이다지도 야속한지.
조금의 온기라도 전해진다면 돌아서는 발걸음이
이다지도 무겁지는 않을텐데.
곁에 있어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돌아오는 6시간은 참으로 길었다.
올라오는 길에 절반을 잠으로 보냈던 피곤은 어디에도 없었다.
어둔 창밖을 내다보는 내 두눈은
끊임없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이 사랑을 어떻하누.
이 아픔을 어떻하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