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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록신 현상 그리고 스트라이커의 본질.

모포멕시칸 |2006.11.09 14:42
조회 75 |추천 0
드록바에게 초기 드록신이란 칭이 붙여지게 된 주요인은 그 외모에서 풍기는 특유의 깊이 모를 비범한 주술사적 이미지였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러다 이번 시즌 챔스, 리그에서의 대활약이 지속되어 괄목상대한 득점력을 보여줌으로써 신격을 부여함에 부족함이 없다는 인식들이 점차 늘어났구요. 물론 여전히 익살스런 재미 차원에서 쓰는 분들도 있지만.

전 쉐도우가 아닌 탑 스트라이커의 가치, 기량을 판단하는 최우선 기준은 무엇보다도 득점력(특히 필드골)이라고 생각해왔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멀리는 펠레, 조금 가깝게는 비에리, 바티, 호나우도, 앙리 등이 정상의 스트라이커로 인구에 회자되는 건 바로 그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여줘 득점왕에 등극했기 때문이죠. 물론 겉으로 드러나는 득점 스탯과 그 선수가 보유한 득점력이 꼭 비례하는 건 아닙니다. 소속팀 전술의 성격, 미드필더 등 팀원의 지원, 심지어 수비력에 의해서까지 공격 기회 자체가 영향 받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라이커는 골로 말한다.', 비록 진부한 말이지만 축구에서의 불변의 진리 중 하나죠.

지난시즌까지의 드록바는 앙리와 EPL 최고의 공격수 자리를 다툴만큼 리그를 대표할만한 공격수는 아니었죠. 혹자들은 첼시의 전술상 원톱이 많은 득점을 올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며, 압도적인 피지컬을 이용해 공중볼을 장악하며 팀원에게 공간을 만들어주고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제공해주는 이타적인 원톱 플레이를 수행함으로써(05/06 11어시스트) 충분히 최고 스트라이커의 반열에 오를만한 활약을 했다는 평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스트라이커 역량의 판단 기준에 배치되는 것이고 또한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것. 무링요가 원톱의 마무리에 의존하기보다는 원톱에 희생적인 플레이를 요구하여 램파드 등의 중앙미드필더와 양 윙의 공격력을 살리는 전술을 채택,운용하게 된 것 자체가 드록바의 결정력이 앙리, 세브첸코 등의 탑 클래스에 미치지 않는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죠. 드록바가 정상급의 움직임과 피니쉬 능력을 보유했다면 선수를 보는 눈이 정확한 무링요는 철저하게 그 재능을 살리는 전략을 수립했겠죠.

공격진영 전반을 광범위한 활동 영역으로 두어 박스 밖에서 움직이는 시간이 상당하여 공의 흐름을 조정하는 미드필더의 역할도 겸하며 동료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피지컬 의존형과는 다른 타입의 희생적인 플레이를 하면서도 25골 이상을 기록한 앙리, 에투 등이 있다고 할 때 이들과 비슷한 수준의 공격수로서 평가되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어시스트로 표징되는 이타적인 플레이어로서의 탁월한 재능을 높이 사 지난 시즌 뒤 이미 드록바를 정상급 스트라이커로서 인정해온 자들은 많지 않았죠. 무엇보다도 '스트라이커는 골로 말한다.'는 원칙에 기반해 드록바의 마무리 능력에 회의적이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번 시즌의 드록바는 분명 종전과는 구별되는 침착하고 파괴적인 정교한 피니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드록교의 세가 급격히 팽창하고 있는 것은 최근 '그 분’의 골감각이 초절하기 때문. 역시 스트라이커는 골로써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내었을 때 인정받는 것이죠.

드록바가 과연 리그 내에서 앙리와 나란히 할만한 EPL 최고의 공격수인가, 지난 두 시즌 각각 리그에서 50골, 51골을 기록한 에투, 루카 토니와 견줄 스트라이커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보적입니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번 시즌이 끝나더라도 단일 시즌으로는 평가가 곤란한 점이 있구요.

하지만 추후 결과가 어찌되든 드록바는 필드에서 지금 많은 축구팬들에게 커다란 즐거움을 주는 귀중한 플레이를 선사하고 있습니다.(바르샤 등 타팀을 응원하는 사람으로서는 난처하지만==;;) 축구계의 제3세계라 할 아시아의 축구팬으로서 비유럽, 비남미 출신 선수의 활약은 묘한 쾌감을 주는 반가운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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