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살..적지 않은 나이에 간호대를 졸업하고 간호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29끝자락에 처음 갖게된 직장.
물론,비정규직이었지만 제가 원하던 대학병원에서 일할수 있어 하루하루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그무렵...
우연히 병원 로비에 지나가는 어떤 남자를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되었습니다.
그땐 그 사람이 가운을 입고 있지 않아서 의사인지...아니면 환자인지..환자 보호자인지...
정체를 알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그후로 로비에서 우연히 그 사람을 보는 날이 늘어만 갔고...
그 사람에 대한 제 그리움도 하루하루 커져만 갔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우연히 다른 병동에 올라 갔다가...
그 사람을 또 보게 되었구요.
성형외과 의사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가슴 앓이를 혼자 6개월 넘게 했던것같습니다.
그러다가 도저히 안될것 같아서...
제가 먼저 고백을 해버린거죠.
그런데 차였네요.
아주 노골적으로 차였습니다.
그 선생님..첫한마디에 딱 그러더군요.
"저는 여자의 학벌과 직업을 따지는 편입니다."
"물론 제가 연애만 한다라고 생각을 하면 한선생님과 한번 사귀어보겠지만..
이제 저는 그럴만한 나이도 지났고 해서 진지하게 결혼까지 생각해볼만한 여자와
결혼을 전제로 사귀어 보고 싶습니다"
"그러니 한선생님 마음 접어주세요"
라고..아주 정중하게 거절을 하더라구요.
저...정말 많이 비참 했지만...
그 얘길 듣고..바로 뒤돌아 설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1년이 넘게 흘렀죠.
그런데 같은 병원에서 아주 가끔 마주치는...그런 상황들 때문에
그 사람을 잊기가 참 많이도 힘들었습니다.
1년이 지나도 잊혀지지가 않더라구요.
그러다가 제가 과가 바뀌게 되었고
(그 선생님과로..)
그래서 매일 볼수밖에 없는 상황...
그 사람과 당직도 같이 서게 되고...
저는 겉으론 다 잊은척..다른 남자를 만나는척 했지만...
그 오랜 시간동안...
다른 남자는 눈에 들어오지가 않더라구요.
그렇게 같이 일한지 6개월이 넘어설 무렵...
회식날이었어요.저는 당직이라 회식에 참여하지 못하고 병원에 남아있었는데요.
술이 거하게 취한 그 사람..
당직서고 있는 저에게 갑자기 그러더라구요.
그 전엔 몰랐는데..
6개월 넘게 한선생님과 일해보니 한선생님..참 좋은 여자분 같다구..
그래서 그 말듣자마자 제가 웃으면서..
왜요?놓치고 나니..아깝단 생각 드세요?
혹시 계륵?ㅎㅎㅎㅎ
그랬더니 그 선생님..
저한테..
아직도 나한테 조금이라도 마음이 있냐며 묻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제 마음과 반대로..
저 이제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요.
그러니 선생님은 이미 아웃오브 안중~!
아웃~!
이렇게 말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사람 아무말 없이 그냥 돌아 가더라구요.
그 일이 있고 그 후로 서로 좀 서먹서먹하게...
몇달을 지내다가..
제 인생에 있어서 정말 놀라울만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저 평범하게만 살던 저에게...
CF제의가 들어 왔습니다.
샴프 CF였구요.
물론 제가 주연은 아닙니다.
여튼 저희 병동에 입원해 계셨던 환자분이 케스팅을 담당 하시는 분이셨는데요.
그쪽에서는 꽤 유명하신 분이더라구요.
처음엔 혹시 사기꾼이 아닌가 싶어서 의심 했었는데...
인터넷으로 찾아 보니까...
사기꾼이 아니라 진짜 더라구요.그리고 제가 아는 선생님의 동생이 방송국 작가로 일을하고 있는데
그 사람 통해서 알아보니 역시 그쪽에서는 유명하신 분이더라구요.
그런데 그렇게 케스팅이 되는 과정을...
그 선생님...다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뜨문뜨문 저한테..
그거 하실거냐고..
진짜 하실거냐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럼 이런 기회를 그냥 놓치겠냐 했더니..
안하면 안되냐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선생님이 무슨 상관이냐 물었더니...
은근히 사람을 또 깍아 내리면서 간호사 본분에나 충실할것이지 그런데 헛바람 드는거
아니냐고 빈정 대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후부턴 대꾸도 안했구요.
그러다가 정말로 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소문이 병동에 다 퍼졌구요.
그 소문을 들은 그 사람..
갑자기 저보고 할말 있다고 하면서 컨퍼런스실로 저를 데려 가더라구요.
그리고 거기서...
고백을 받았습니다.
내용을 다 적기엔 너무 길지만...
대충 간추려보자면..
처음엔 한선생님이 어떤 여자인지 몰랐던 이유가 컸고...
그래서 간호사를 평소 좋아하지 않던 본인으로써는 내키지 않아 거절했었다구..
하지만 한선생님과 같이 일을 하면서..
한선생님이 참 좋은 여자구나 라는걸 느꼈고...
저런 여자와 결혼하면 행복하겠구나 라는것을 느꼈다며...
염치없는거 잘 알지만...
아직도 자신에 대한 마음이 조금이나마 남아 있다면..
자신의 마음을 받아 달라며 고백을 하더라구요.
전 너무 당황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감동스럽기도 했지만...
선뜻 대답을 해줄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제 마음을 들키기 전에...
생각 해본다는 말을 남기고 먼저 병동으로 올라 왔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흘렀네요.
갈피를 잡을수가 없습니다.
그 선생님이 처음 저를 거절하면서 했던 말들이 자꾸만 떠올라서...
그 선생님을 믿어야 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이러다가 또 저만 상처받게 되는것은 아닌지...
많이 고민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