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이 오질 않는다.
어떤날엔 새벽 4시 5시까지 잠못 이루고 있다가 그때서야 잠이 들면 아침엔 출근 시간에 쫒겨 허둥 지둥 아이들을 제대로 챙겨주지도 못한채 집을 나오고 만다.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건지..... 똑 같은 일상이 지겹게 느껴지고 ,생계를 책임져야한다는 부담감이 나를 미치게 한다.벌써 2년 가까이 내 남편은 생활비 한푼 주지 않았고,난 자존심을 내세우며 생활비에 관해서는 말도 한마디 하지 않았다.내 수입으로도 나와 내 아이들이 먹고 살기에는 충분 하므로....
내 남편은 지방에서 작은 사업을 하고 있고, 난 이곳에서 남들이 보기에는 그럴듯한 직업을 갖고 있다..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이 모든게 다 싫어졌다.
내 남편은 포카로 빚을 얼마나 졌는지 알수가 없다. 여기 저기 카드사에서 밀려드는 독촉장,대출받은 캐피탈에서 오는 쉴새없는 전화들.....정말 그만 두고 싶다. 남편은
이젠 나와 아이들에게마저 전화도 하지않고,다녀가지도 않는다.
어버이날쓴 편지를 아직 전해주지 못한 우리 아이들.....불쌍하고 한없이 미안하다.
주말이나 주일날 다른집은 다 아빠와 같이 인데 우리 아이들은 항상 아빠자리가 비어 있다.
일일 아빠라도 구해서 신나게 놀게할까?하는 생각마저 든다.
난 아이들 둘을 데리고 10층 아파트에 산다. 가끔 베란다에서 밖을 내려다보며, 아이들과 뛰어 내리는 상상을 하곤 한다.회사에서나 밖에서 스트레스 받으면 얘기 할 사람도 없고 ,퇴근하기 바쁘게 집으로 달려와 청소하고 저녁 짓고 ,아이들 잠 재우고,......다른 사람들은 남편이 많이들 도와 준다던데 난 모든게 내몫이다.아이들을 챙기는 일도,생계를 걱정해야 되는 것도.....
정말 싫다. 차라리 혼자라면 혼자이기때문에 다 해야한다고 스스로 위로라도 하겠지만...
이제 그만 두고 싶다. 아이들을 위해,아빠없는 아이들을 만들지 않기 위해 참아 왔지만 더 이상은 싫다.
9월달에 혹시나 호주제가 폐지되지 않을까하고 기다렸었는데,더 이상은 .....
어쩌다 전화하면 바쁘다는 핑계로 끊어버리고.....
가슴이 답답하다. 숨을 크게 쉴수없을 만큼 가슴이 아프다.
출 퇴근길에 몇번씩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수없어,신호 대기중에 운전대에 기대어 있다가 신호를 놓쳐 뒷 운전자들의 빵빵거리는 크라숑 소리를 듣고 출발하기를 여러번....
무슨 마음으로 가장의 의무를 져 버리는건지....
이달 안으로 그와의 관계를 정리해야겠다.
이런 자신이 한없이 서글퍼 진다.이렇게 살기엔 너무 억울한데....누구에게든 행복할 권리는 있는건데...
남들처럼 사랑하는 남편과 같이 쇼핑도 하고 여행도 하고,티비 채널로 토닥거리며,작은 행복을 느끼며 살고 싶다. 힘들지? 하고 가끔가다 내 등을 토닥거려주는 그런 작은 행복을 꿈꾸는게 내겐 너무 큰 욕심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