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에 결혼을 했습니다.
시댁에는 시할머니, 시어머니, 시아버지, 시동생이 있구요.
결혼전 집에 놀러가면 시할머니께서 빼꼼히 방문 여시고 절 꼭 훔쳐보시는 것처럼 보시곤 하셨어요. 연세가 아흔이 넘으시다 보니 불편하신지 방에만 계시더라구요.
할머님이 나오시려고 하면 시어머니는 기겁을 하셨구요.
그래서 전 당연히 몸이 많이 불편하신가보다..생각했었죠.
그런데 얼마전 하루는 아버님이 일이 있으셔서 집에 잠깐 들르셨다가 말씀하시더군요.
할머니를 어디 보내야 될 거 같다고...더이상 집에서 같이 있을수가 없다고..시어머니 혼자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하며 말끝을 흐리셨구요.
그리고 일주일 정도 후..
저희에겐 아무 말씀 없이 고모님들과 함께 한 요양원에 할머님을 모셔다 드렸더라구요.
그리고 며칠 뒤 1월 1일....
저희에게 전화를 하셔서는 거길 가셔야겠다면서 저희랑 같이 가시길 원하시더군요.
이거저거 생각하면 그런 날은 움직이면 고생길 열리는 꺼 뻔하지만
당연히 찾아뵙는거라 생각하고 따라 나섰습니다.
요양원에 도착 후에 할머니를 뵈니 제가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시더군요.
저희가 드리는 음식은 물론 간식에 음료에 과일에.....
정말 잘 드시고 말씀도 잘 하시고 방에만 계실만큼 안 좋은 상태도 아니셨고
연세에 비하면 정말 건강하셨어요.
그러면서 얘길 나누고 있는데 시어머니는 계속...
어머니 이제 아들 미국가서 여기 안 오니까 여기서 죽을때까지 살아야 된다 하시고
할머니는 제 손 붙잡고 눈 맞추시면서 우시고..또 언제 올냐 하시고...
우리 아들 우리아들 찾으시는데...저도 모르게 눈물나더라구요.
솔직히 친정엄마는 친할머니 돌아가시기 전까지 있는 수발 없는 수발 다 드시고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면서 옆에서 꼭 친딸처럼...아니 딸보다 더 열심히 보살펴 드리고
했었어요. 그런 모습을 보고 자란 제가...나이 많은 시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내고 지내시던 방 치우면서
내가 할머니 요양원 보낸건 너무너무 잘한 일이다..아주 너무 속이 다 시원하다 하시는데...
그런 말을 며느리가 되서...또 자기 며느리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그러고 나니 드는 생각은요..,..
그럼 나도 시어머니 나이 들면 어디 저기 요양원 보내면 되겠네..??뭐 이런 결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