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란걸 한다 한다.
왜 내게 그런 얘길 하느냐고
묻고싶었다.
하지만
그냥 담담히
그러냐고 했다.
드라마속 주인공처럼 멋지게
잘 살길 바란다는 말도 잊지않고 덧붙여 주었다.
전화를 받아든 순간부터 내내
신경을 한올 한올 곤두세우고 있었던게 주효했던 모양인지
목소리는 조금도 떨려나오지 않았다.
그런내가 너무 고마웠다.
잘 살길 바란다는 내말에
그는
한동안 말이 없다.
침묵이
같이 했던 시간만큼
아니 헤어져 있던 시간만큼
점점 무거워져 와서
나는 그만 끊어야겠다는 말을 했다.
"응.."
잠시의 머뭇거림 뒤
언제나처럼..
더 붙잡는 법 없는 짧은 외마디 대답이 들려왔고
나는 핸드폰의 플립을 닫았다.
'이것으로 됐어.'
꺽이는 무릎을 곧추세우며
나는 누구에게랄 것도 없는 말을 소리내어 했던 듯도 하다.
참 많은 시간을 돌아온 기분이다.
다시 시작할 수 잇으리라 생각지 않았음에도
왠지 끝이 아니리라 믿었던
그 질긴 인연이 갑자기 툭하고 끊겨버린 그런 기분...
이상하게도
눈물이 한방울도 나오지 않는다.
헤어진 그날에 너무 많은 눈물을 흘려버려
이미 그 사람 몫의 눈물은 남아 있지 않은가보다.
그런데 차라리
미친듯이 엉엉 울어버리기라도 하고 나면
더 괜찮을지도 모를것을
울지도 못하는 나는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생각하는 것만 반복하고 있다.
왜 그랬을까...
왜 헤어지자는 그 사람에게
단 한번도 매달려 보지 않았던 것일까...
다시 돌아올 거라고
그렇게 믿었었나...
그 시절의 나는 그렇게 자신만만햇었나...
정말 이것으로 된 것일까...
햇살처럼 눈부셨던 시간을 같이 보낸 사람을
이렇게 보내버려도 되는 것일까...
이미 답이 정해져있는 질문이라는걸 알면서도
나는 묻고 또 묻고
그렇게 나를 학대하고 만다.
한쪽이 다른 한쪽의 믿음을 져버린 그 순간
사랑은 끝이 난 것이라 생각했고
지금도 그생각엔 변함이 없다.
그래서
이젠 사랑이 아니라고
한치의 의심도 없이 그렇게 믿고 살고 있는데
왜 그의 결혼 소식에
내 삶이
이렇게 황량해져야하는지
정말 모르겠다..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그 사람의 목소리가
기쁨에 넘쳐나지 않았다는 것에
나는 위안을 삼아야 하는 것일까...
미치겠다..정말...
Rita Calypso 의 'Paper Mache'란 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