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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결혼

독립녀 |2003.08.13 16:54
조회 1,655 |추천 0

결혼이란걸 한다 한다.

 

왜 내게 그런 얘길 하느냐고

묻고싶었다.

 

하지만

 

그냥 담담히

그러냐고 했다.

 

드라마속 주인공처럼 멋지게

잘 살길 바란다는 말도 잊지않고 덧붙여 주었다.

 

 

 

 

 

전화를 받아든 순간부터 내내

신경을 한올 한올 곤두세우고 있었던게 주효했던 모양인지

목소리는 조금도 떨려나오지 않았다.

 

그런내가 너무 고마웠다.

 

 

 

 

 

 

잘 살길 바란다는 내말에

 

그는

한동안 말이 없다.

 

침묵이

 

같이 했던 시간만큼

아니 헤어져 있던 시간만큼

 

점점 무거워져 와서

나는 그만 끊어야겠다는 말을 했다.

 

 

 

 

 

"응.."

 

잠시의 머뭇거림 뒤

언제나처럼..

더 붙잡는 법 없는 짧은 외마디 대답이 들려왔고

 

나는 핸드폰의 플립을 닫았다.

 

 

 

 

 

 

 

'이것으로 됐어.'

 

꺽이는 무릎을 곧추세우며

나는 누구에게랄 것도 없는 말을 소리내어 했던 듯도 하다.

 

 

 

 

 

 

 

참 많은 시간을 돌아온 기분이다.

 

다시 시작할 수 잇으리라 생각지 않았음에도

 

왠지 끝이 아니리라 믿었던

그 질긴 인연이 갑자기 툭하고 끊겨버린 그런 기분...

 

 

 

 

 

 

이상하게도

눈물이 한방울도 나오지 않는다.

 

 

헤어진 그날에 너무 많은 눈물을 흘려버려

이미 그 사람 몫의 눈물은 남아 있지 않은가보다.

 

 

 

 

그런데 차라리

미친듯이 엉엉 울어버리기라도 하고 나면

더 괜찮을지도 모를것을

 

울지도 못하는 나는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생각하는 것만 반복하고 있다.

 

 

 

 

 

왜 그랬을까...

왜 헤어지자는 그 사람에게

단 한번도 매달려 보지 않았던 것일까...

 

 

다시 돌아올 거라고

그렇게 믿었었나...

 

그 시절의 나는 그렇게 자신만만햇었나...

 

 

 

 

 

정말 이것으로 된 것일까...

 

햇살처럼 눈부셨던 시간을 같이 보낸 사람을

이렇게 보내버려도 되는 것일까...

 

 

 

 

 

이미 답이 정해져있는 질문이라는걸 알면서도

 

나는 묻고 또 묻고

 

그렇게 나를 학대하고 만다.

 

 

 

 

 

 

 

 

 

 

 

 

 

 

 

 

 

한쪽이 다른 한쪽의 믿음을 져버린 그 순간

사랑은 끝이 난 것이라 생각했고

지금도 그생각엔 변함이 없다.

 

그래서

이젠 사랑이 아니라고

한치의 의심도 없이 그렇게 믿고 살고 있는데

 

왜 그의 결혼 소식에

내 삶이

이렇게 황량해져야하는지

정말 모르겠다..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그 사람의 목소리가

기쁨에 넘쳐나지 않았다는 것에

나는 위안을 삼아야 하는 것일까...

 

 

 

 

미치겠다..정말...

 

 

 

 

Rita Calypso 의 'Paper Mache'란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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