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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하려거든 그들처럼....(3)...남자의 편지.

碧溪水 |2003.08.14 01:54
조회 256 |추천 0

2003. 07. 01   월요일....세번째이야기

 

열병을 앓았어요...

세상이 온통 깜깜...해지더군요.

차라리 눈뜨고 싶지 않았어요....

후후...

 

오늘은 안개가 꼈네요.

약간은 후덥덥하기도 하구요.

사람들은 에어콘을 켜놓고도 연신 부채질을 하네요.

난 다행히 추위보다 더위를 덜타서 참을만해요.

 

그리움이 짙어지면 열병이 되나봐요.

당신을 눕혀놓고 맛사지해주던 생각...

제주도에서 태평양을 바라보며 즐거워하던 생각...

기억할 일들이 너무 많은것도 아픔일때가 있네요.

 

점심을  먹고왔어요.

오랜만에 외식을 했어요.

직원들이 요즘 너무 안좋아보인다고 걱정을 하더군요.

이럴때 겉으로 웃어야 한다는게 힘겨워요.

 

책주문을 했어요.

[변경] 4, 5, 6, 7, 8, 9, 10, 11, 12권....

인터넷으로 했더니 책값이 30%나 할인되었어요.

택배비도 무료래요. 참 기분이 좋왔어요.

혹 이번주내로 배달이 안되면 다음주중에 가져갈께요.

 

어제 누나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그동안 마음고생이 많으셨는지 영 힘이 없으시더라구요.

금요일날 탄원서를 받으러 일산에 가기로 했어요.

 

어쩌면 나를 원망하고 계시겠지요.

단지.....지금은 내가 당신곁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아시기에

심정으로 참으시겠지만 많이 미울거예요.

 

정말 내가 당신을 추락시킨걸까요?

진정 내가 당신을 유린시킨걸까요?

누군가 냉정히 "그렇다"라고 말해준다면

차라리 내가 가야 할 길이 어는것인지 명백해 질테지만....

지금은 너무도 혼란스럽기만 하네요.

 

이젠 일할 시간이예요.

편히 지네시고 건강 유의하세요.

 

사..랑..해...요..

 

 

 

♡♡♡♡♡♡♡♡♡♡♡♡♡♡♡♡♡♡♡♡♡♡♡♡♡♡♡♡♡♡♡♡♡♡♡♡♡♡♡♡

 

 

사랑하는 해인에게......

 

그 무엇보다도 고통스러운것은

아무리 떨쳐내고 잊으려 하여도 하루에 한두번씩 어김없이 밀려드는

까닭모를 좌절감과 그에따른 터질것 같은 분노이다.

불현듯이 그 감정에 휩싸이게 되면 마치 폐쇄공포증에 빠진 사람처럼

등에서 끈끈한 식은땀이 흐르고 정신마져 아득해져 오는것이다

 

눈이 아닌 마음을 이용하여 바깥세상을 바라보기에

오히려 그세상은 투명한 유리창안을 들여다 보듯이

더 확연하게 보일때가 있다.

그렇기에 아무것도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것은 아무리 애를써도

사실 불가능한 일이다.

과거의 모든 것, 신경 쓰이는것,

생각만으로도 살이 떨리는 불쾌한 기억들,

억울한 생각,복수심,배신감등등...

이런 감정들은 잊으려 하면 할 수록 더

깊숙히 내 폐부속으로 파고들어 나를 괴롭히곤 한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나를 당혹스럽게 하는것은

그 모든 원망의 감정들에 대한 대상이 없다는 것이다.

대상이 없다는 것은 지금의 이 결과까지 오는 동안에 빚어진 많은 일들이

나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는 의미가 되는 것이고.....

결국 무어라 자신에게 변명할 말을 찾지 못한 나는 그렇게 하루에도 몇번씩

자해를 하듯 스스로를 고문하곤 한다.

지금에 와서 그 모든것이 부질없는 일들이겠지만........

 

자유를 구속당하였다거나 그에 따른 시간에 대한 두려움같은것은

어느 정도 극복이 된듯 싶다.

나의 하루는 단순히 아침에 눈을 뜨거나 아침식사를 하고

운동을 하거나 할때처럼 육체가 깨어나는 것으로 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나의 일과는 내게 도착하는 시간이 비록 불규칙적이긴 하지만

해인이 보네주는 메일을 받아보는 순간에야 비로서 시작이 된다.

해인의 글속에 담긴 해인 특유의 감성을 감지해 내고

코를 킁킁거리며 해인의 냄새를 맡아야만 비로서

내 육신과 정신의 세포들이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다.

해인의 글이 밝고 어둡고에 상관없이

나는 마음속으로 흐르는 눈물로서 해인의 글에 답을 보넨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랬다.

나는 당신이 나의 여자라는 것이 정말 믿기지가 않는다.

믿기지 않아서 의심을 해보다가 고통끝에 다시

나의 여자라는 확신이 서면 까닭없이 눈물이 흐른다.

왜 이제서야 내 앞에 나타났느냐거나

어찌 이다지도 내게 벅찬 사랑을 나누어 주느냐하는 따위의

감정에서 흐르는 눈물이 아니다.

그 눈물은

그대가 나에게 주는 편안함과 두터운 믿음,

그리고 진정 내가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따뜻한 안락함에서 흐르는 것이다.

우리의 만남에 설명을 해야만 하는 어떤 이유가 있고

우리가 그 명분을 찾으려 하였다면

과연 우리는 지금 어떤 감정의 교류를 나눌 수 있었을까....

또 내가 누군가에 의해 정신을 "유린"당하여

스스로가 원하지 않는 어느 한 지점의 끝으로

추락할 수 있는 그런 값싼 남자에 불과한 존재라면 과연 해인이

지금처럼 나를 조건없이 사랑할 수 있을까?

(물론 지금도 해인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해인아...

앞으로 우리 많은 욕심 부리지 말자.

사랑하는 마음도 정확히 지금만큼만 나누도록 하자.

우리의 삶에 대해서도 둘이 서로 몸부딛히며 살 수 있는

그런 공간만 있다면 만족할 수 있도록 하자.

모든 불행은 현재에서 행복을 구하려 하지 않고

더 높고,더 안락한 곳을 쫗아가는 맹목적인 욕심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나는 앞으로 절대적으로 현실에 순응할 것이다.

누가 무어라 하던간에 내가 정한 목표를 향해서만

묵묵히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리고....해인아.

부탁하건데...제발 아프지 말아다오.

해인에게 씌여진 짐이 너무도 무겁다는거,

그로 인해서 몸과 마음에 무리가 오고 간혹 열병에 시달린다는거...

그 모든것을 이해하지만 제발 지금은 아프지 말아다오.

고통스럽고 힘에 부치겠지만 꾹 참아 두었다가

내 손길이 최소한 해인의 얼굴에 닿을 수 있을 때,

그때 한꺼번에 아파하길 바란다.

그리고 지난번에 얘기 했다시피 나는 이곳에서

하루 세끼 식사 거르지 않고 잘 지내고 있으니

해인이도 식사 꼭 챙겨 먹고 건강에 특히 유의해 주길 바란다.

자신을 돌보는것이 결국 나를 위한 것임을 잊지말고...

어떠한 형태로 일이 전개가 되든 그 오명의 시간들을

결코 나 몰라라 하며 낭비만 하고 있지 않을것이니

너무 마음 상해 하거나 슬퍼만 하지 말고

꿋꿋한 마음으로 씩씩하게 지네길 바란다.

 

시간과 여건상 惡筆이 되었으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길 바라고....

단 하루라도 해인의 메일이 없으면

그날은 내가 잠못드는 날이 될것이니 힘들더라도 자주 소식주길 바란다.

그럼 다음 편지엔 좀 더 나은 필체로 알찬 내용을

보넬것을 약속하며 오늘은 이만 줄인다.

사랑한다...해인아.

 

2003. 07.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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