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3년 제작 자동차로 美 대륙 횡단
美 케슬링 박사 부부, 40일간 3720마일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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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 42번가에 위치한 트래블 인 모터 호텔 앞. 노(老)부부가 운전하는 붉은 체리빛을 발하는 자동차 한 대가 뉴욕 경찰 기마대의 호위를 받으면서 나타났다. 올해 71세인 케슬링 박사 부부가 1903년형 윈튼 골동품 자동차를 몰고 40일 만에 미국 대륙 횡단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피터 케슬링 박사는 골동품 자동차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은퇴한 치열 교정 의사다.
케슬링 박사 부부는 1903년 당시 31세의 의사였던 호레이시오 넬슨 잭슨씨가 1903년형 윈튼 자동차로 미국 대륙 횡단에 최초로 성공했던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이번 횡단을 결심했다. 케슬링 박사 부부는 지난 6월 17일 잭슨 의사가 탔던 똑같은 자동차로 미국 서부의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시를 출발, 3720마일에 달하는 똑같은 횡단 코스를 달려와 100년 전 상황을 그대로 재현했다.
다만 케슬링 박사 부부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금문교를 건너왔으나 잭슨 의사는 페리를 탔으며, 잭슨씨가 자동차 부품을 기차로 조달받은 반면 케슬링 박사는 자동차 보험회사인 ‘AAA’에 전화를 걸 수 있는 휴대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100년 전과 현재와의 차이점이었다. 케슬링 박사 부부가 탔던 윈튼 자동차는 천장도 없고, 충격 흡수 장치도 없는 2기통 엔진으로 최대 속도가 시속 30마일이라, 쏟아지는 폭우를 그대로 맞아야 했고, 브레이크에 불이 날 뻔도 하는 등 지난 40일 동안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한편 잭슨씨가 몰았던 윈튼 자동차는 현재 워싱턴 DC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당시 잭슨씨가 미국 대륙을 횡단한 것은 샌프란시스코의 친구들과의 내기 때문이었다는 것. 말이 주요 교통 수단이었던 시절 친구들은 잭슨씨가 3개월 만에 대륙을 횡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 50달러 내기를 걸었다. AP통신은 잭슨씨가 자전거 수리공과 자신의 애완견 불독과 함께 자동차 타이어 1개를 여분으로 가지고 횡단을 시작, 63일12시간30분 만에 뉴욕에 도착해 내기에서 승리했다고 전했다.
2003년07월27일(일)/ 조선일보 김재호 특파원 jaeh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