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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10년

스미레들판... |2003.08.23 01:09
조회 421 |추천 0

여름이 덥다는 건 당연한 것이다.

갑자기 추워져서 눈이 내린다거나 하면, 해외토픽감 일 것이다.

모든 생물이 시간 속에 늙어가는건 당연한 것이다.

평생을 늙지 않고, 빛깔 하나, 모양새 하나, 변하지 않는다면, 박물관 감일 것이다.


그 당연한 것 들을 당연하게 여기면서 받아 들이기 싫어질 때 가 있다.


오늘..

더워서 지친 날이다.

무척 바쁘고,힘든 하루 였기에..틈 나는데로 씻고,,씻고,,마시고,,마시고...


난 머리가 길다.(좀.....)

대략,,

제일 긴 것들만 추려 늘여보면,,,,,

음..

허벅지다.


더워서 매일 틀어올려 다니고있다.

가끔 회사의 여직원들이 멋있다고들 하지만,

사실

난 내 머리카락이 정말 긴지..멋있는지.. 모른다.

대략 20세 부터 길러온 머리... 매일매일 봐온 머리...

(일생에 특별한 날에 행한 몇번의 미용실 머리빼면,,이쁜적이 없다.)


한번도 안 자른적이 없진 않지만,,


주위분들이 물으신다.

머리 안자르냐고..

내가 하는 답은 오로지... " 서른 되면 자를꺼에요! " 다.


왜 서른되면 자를껀지..딱히 정해 놓고 한 답은 아니지만,

문득

더워서 땋고있던 머릴 풀어 감아 올리려던 지금,,


새삼..10년이 되어감을 느꼈다.


나이 먹는건 당연한건데..

그 당연한걸 눈치채지 못한 척 하다니...

10년 전이나 지금이나..머리 길이가 똑같다면,,그거야말로 토픽감 일 것이다.

어쩜,,

죽어선 박물관감 일지도....


암튼,

벌써10년을 느꼈던건..아주 바보같은 짓을 한 결과이다.

늦게 끝난 일에..비디오 를 빌려 들어오는 길..퍼먹는 망고 아이스크림을 샀다.


집에 들어오자마자..씻고..책보며 망고를 먹으려 하는데..

아이스크림이 없는 것이다.

냉동실에 뒀는지 알고 뒤져봤지만...없다.

슈퍼에서 계산 하고선..그냥 온것이다.

아저씨가 비닐에 담았는데..비디오 든 비닐만 들고 온 거였다.

(비디오및 책이들어 무게가좀 나갔던 탓에..몰랐다.)


그래서,,

머리풀어 다시 올리고 나갈 채비 하던중..

이게 다아...

나이먹은..건망증을 따른 보기라..생각 들어..

당연한 거야..하고 생각이 드니..서글퍼지기도 하고..

서른되면 자른다고 한 머리카락을 보니..

20대 해놓은것 없는 자유가 얼마 남지 않은것 같기도 하고..

30이 되면,,해야 할것이 많아질 것 같아 두렵기도 하고..

30이 되서도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은채. 20대인 척을 해야 되지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고..

내일 가면 아저씨가 내 망고아이스크림을 주실까 하는 생각도 들고...

이참에 시원하게 잘라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고....


휴우....

새삼,, 당연함에 젖어드는 새벽이 서글퍼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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