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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에 가면

 

신촌에 가면

언제나 하늘은

젖어 있다

길모퉁이마다

시간은

멈춰서 걸려 있고

초라한 노래들만

슬픈 빈잔을 채운다

 

신촌에 가면

누구라도  길을

잃어야 한다

자욱한 숲과

울창한 꿈들 사이에서

우리도 새들처럼

자유롭게 길을

잃어야 한다

 

줍지 못할  흔적들이

옷을 벗고

날을 유혹하는 밤,

신촌에 가면

사랑만큼의 미움이

미움만큼의 사랑이

나를 부순다

 

나는 신촌에 가면

다시 무너지고

다시 일어선다

파도처럼

다시 무너지고

다시 일어선다

 

 

언제나 신촌에는

온몸 찢기운 내가

만장처럼

그렇게  걸려 있다

 

<신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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