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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 오래할 수록...

고달픈인생 |2008.03.22 12:49
조회 6,102 |추천 0

지금 일하는 곳에서 9년을 일했습니다.

한창 어려울 때...구조조정때도 살아남았고(^^)...

그 때문인지, 무슨 일이든 다 해야 나중에 안 짤린다는 조바심이 생겼지요.

남들 안하는일,,,그냥 묵묵히 했고

야근이나, 주말 모 이런 거 가리지 않고... 일했습니다. 

이 세상에 내가 일할 수 있는 자리가 있고,

나의 노력과 머리가 필요한 곳이 있다는 게 행복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일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그래도 뭔가 나의 존재감이 커지는 거 같아서...

항상 바쁘게 바쁘게 정신없이 살았던 거 같습니다.

제 나이 34살...결혼도 못했고, 남자친구는 있지만...

아이고, 상견례고 혼수고 귀찮고...

나중에 애 낳으면 대책없고...

하루하루 이렇게 버티고 있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는 대기업이지만, 가족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사람들 좋고, 인정 많고...

그런데, 직급이 올라가고 보니 사원, 대리때 몰랐던

정치적인 게 점점 보이더라구요.

일 자체 보다는... 뭔가 그럴싸해 보이는 거에는 서로 이름 넣으려고 안달하고

막상, 굳은 일할 때는 나몰라라 내빼고..

첨엔 제가 부족해서 몰 몰라서 그러려니 했으나,

점점...화가 납니다.

다들 말들은 그럴싸 하게 잘 합니다. 경제가 어쩌구 저쩌구

앞으로 비전을 어때야 하고, 회사가 이렇게 바뀌어야 하고...

이런게 문제점이고.. 어쩌구 잘난척들은 드럽게 잘 하지만..

막상 그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기획서 한장 쓰는 사람 못봤습니다.

모두 사장 눈치보고, 거스르지 않으려고 젖은 낙엽처럼 붙어있지요.

그럴꺼면 욕이나 하지 말고 입닥치고 가만히 있던가..

뭐 말들은 어찌 그리 많으신지!!!

 

특히, 암 것도 모를 땐 다들 친하고..잘해주고 했던 사람들이

업무 적으로 엮이니까...

팀간, 부서간 서로 못잡아 먹어서 안달하고

누구 줄을 타고, 못타고에 따라 업무 성과가 달라지더라구요.

에휴~

 

최근에 학교 선배라고,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학교 들먹이면서

이것저것 시키던 분이...

한마디로, 제 뒤통수를 치는데, 아~ 모 저런게 다 있냐...싶었습니다.

 

평소 사람들이 그 선배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할 때마다...

저는 나름대로, 그 선배 입장에서 오해다 모...이렇게 막아줬는데,

아..막상 당하고 나니...참...그 선배도 외롭게 살겠구나..싶더라구요.

 

남들은 그 선배가 그러니까 그 자리까지 갔겠지라고 수군거리지만..

이젠 저 역시...저렇게 까지 살아야 하나...싶은 생각이 듭니다.

평소 제가 보기엔 똑똑하고 예리하신 친한 분들이 일할 때,

열정없이 그냥 그냥 처리하시고 그러는 게 이해가 안갔는데,,,

요즘엔 이해가 갑니다.

 

매너리즘에 빠진 걸까요?

윗선에서 개떡같은 업체와 계약하라고 암묵적으로 정해놓고..

형식적으로 잘하는 곳 몇군데랑 같이 비딩을 시키는데,

신입사원들이 말똥말똥한 눈으로 업무 지시를 기다리고

아..정말 짜증납니다. 일 못하는 곳에 비싼 돈 주면서..

결국 고생은 이 어린것들과 제가 다 하고, 결과는 그저 그럴 텐데...

감사 나올까봐 어디가서 말도 못하고...

죽을 맛입니다.

예전엔...회사 사람들이 가족보다 더 친근하고

그래서 저도 모두 존경하고, 배우싶었고.. 좋아했는데.

이젠, 밥맛 뚝뚝 떨어지는 인간들이 주변에 하나 둘 씩 생겨버려

복도에서만 봐도, 오바이트가 쏠릴 지경입니다.

한편으론, 저 역시 누군가에게 미움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되고

그래서 입맛이 더욱 씁쓸합니다.

 

그래도,

매일 얼굴 맞대고 있는 우리팀원들은

다들, 가족처럼 편하고 인간성 좋아서...

버틸만 합니다.

 

예전엔, 회사 입장에서 생각하고 나에 대해선, 내 욕심에 대해선

생각도 못했는데,

점점...내가 이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나? 대충 넘어가자..

적당히 하자...이런 마음이 불쑥 불쑥 들어..

후배나 신입사원들 보기 민망하기도 합니다.

최근엔, 신입사원 하나가...계속 이러쿵 저러쿵 이야길 하길래,

저도 모르게..그냥 시키는 대로 해!! 누군 모 이렇고 싶어서 그런줄 알아??

다 위에서 결정되거야, 변할 수 없는 일인데, 이야기 해봤자 소용없어...

라고..예전에 누군가에게 들었던, ,,, 비겁해 보이던 말을 내뱉어 버렸습니다.

 

아..너무 두서없이 주절거렸네요.

토요일 늦잠 실컷 자고 일어나 어디가서 말 못하는 고민을

털어 놓으니, 조금은 시원한 마음이 들어요.

 

어찌어찌 되겠지요. 뭐...

그래도, 아직은 희망이란 놈이 어딘가엔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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