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의회 선거에서 부시의 공화당이 아닌, 야당인 민주당이 승리했다.
사실 부시의 지지도가 많이 약해진 상태라서 선거 결과 자체는 그다지 놀라울 것 없었다.
어느 정도는 다들 예상했던 결과이기에 역시 부시는 인기 없다니깐~ 정도의 느낌이었는데
선거에서 패배하자마자 부시는 국방장관 럼스펠드를 잘라버렸다!
럼스펠드가 누구인가!
부시가 애지중지할 뿐 아니라 그들이 하는 말이라면 경청해 마지않는,
콘돌리자 라이스, 딕 체니 부통령과 더불어 권력의 최중심부라할 수 있는 '네오콘'파 중의 하나!
그런 그를 선거 발표 나고 하루 만에 경질시켜 버리다니!
참으로 정치란 냉혹한 것이다.
처음 그를 임용될 때만 해도, 그는 미군의 수준을 한 차원 높인다는 원대한 포부를 안고
국방장관 직을 받아 들였고 군사력 증강을 꾀하는 노력을 꾸준히 지속해왔다.
군대 문제나 북한 문제에 관련해서 럼스펠드의 의견은 거의 100% 반영되었고
'악의 축'이나 북한과의 대화 불가능 메시지 등은 부시 입을 통해 기정사실화됐다.
부시와 동고동락하며 언제까지고 함께일 것 같았는데,
하원의원을 선거의 승리를 뺏겼다고 해서 바로 퇴임시켜 버리다니
남부의 카우보이 부시의 의리는 생각만큼 튼튼하지 않은 모양이다.
하긴 의리가 문제인가.
당장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버릴 건 버리는 게 정치의 생리겠지.
럼스펠드는 이라크 상황과 관련해서 비판을 많이 받고 있었기 때문에
가뜩이나 이라크 전쟁 결과가 부담스러웠던 부시 정부로서는 '이제는 그를 버려야할 때'
라는 판단이 섰다고 보여진다.
쓸모있을 것 같은 사람을 골라내서 실컷 부려 먹다가
상황이 좋지 않게 돌아가면 책임을 뒤집어 씌우고 잘라버리기.
부시가 특별히 나쁜 놈이고 냉혈한이라서 이런 짓을 하는 걸라고 생각하는가?
한 번 얻게 된 파워는 어떻게 해서든 유지하려는 권력의 속성 상,
어느 정부, 어느 권력체든 구사할 수 있는 수단 중의 하나일 뿐이다.
좋은 소리 들어본 지 오래된 노무현 정권에서는
국면 전환을 위한 희생양으로 누구를 꼽고 있을까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