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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라...임마...편하게 지내렴...

raki.... |2008.04.18 21:34
조회 369 |추천 0

오늘은 제 아는 후배녀석 하나를 이야기 하고싶네요..

저..

현재 간경화 상태에서..

ㅋㅋㅋㅋㅋㅋㅋ

맥주 두병을 사들고 들어왔습니다...

그녀석이랑 한잔씩 하려고요..

오늘 만큼은...

그러고 싶습니다...

 

4년전..

학교를 다닐때...저와 여자친구가 일하던 학교앞 사진관에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했고 한 여학생이 들어왔죠..

그 여학생의  남자친구..

허우대 멀쩡하게 생긴친구가 싱겁기도 싱거웠고...

자기 여자친구를 나름 끔찍히도 챙기는 녀석이었더랬죠...

한겨울...

눈이 펑펑 내리던날 밤..

그때당시의 제 여자친구와 집을 합치던 그때..

손 꽁꽁얼어가며 짐을 같이 날라주던 녀석...

빨갛게 얼은손을 호호불며 저희 두 사람의 집에서 그녀석의 여자친구와

술한잔 나누며.. 서로가 어떻게 사는지...살아가려 하는지..

그렇게 한겨울 밤을 이야기하던 녀석...

회식을 하면 꼭 함께였고..

우리 3명이 모일때면 늘 옆 한자리에 하고있던 그녀석...

술도 좋아하고...

사람도 좋아하고...

자기 여자친구도 좋아하던..

.그런 녀석이었죠...

 

제가 졸업을 할때쯤... 그 여학생도 취업준비에 바빴고..

그렇게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게 될 때쯤..

두 녀석의 커플사진을 제 손으로 찍어 선물했어요...

자연스럽고... 편한.... 두사람만의 사진...

 

그리고 어제밤...

이미 헤어지고 다른남자와 살고있는 제 여자친구를 잊으려

핸드폰을 열었습니다... 이 핸드폰은 새로산지 한달도 안됀...(당시 보아폰)

을 세탁기에 넣어 1시간동안 열심히 빨아주신 여자친구 덕에...ㅡㅡ;

자기가 쓰던 옛날 모토로라 폰을 제가 받아쓰고..

그 이후에 새 핸드폰을 사고 그 자료를 백업받은 폰이라..

전 여자친구 주변인들의 번호가 가득합니다..

그 데이터를 지우려 새벽에 일어났어요...

그렇게 누군지도 모를 사람들의 번호를 하나둘씩 지워갈때쯤...

4년전에 같이 일하던 이 여학생의 이름이 떠 있더군요..

지우려다가..순간...

멈칫.....

 

아무기대없이 send....신호가 갑니다.....

순간 새벽4시임을 깨닫고 황급히 폰을 닫았어요.. 미안해서...

 

그리고 오늘아침...

출근하려 자물쇠를 잠그는데...어제까지 멀쩡하던 자물쇠가 망가져 있었어요..

이상하다 갸웃거리며 그냥 나왔지요..

잘 마시며 걷던 캔커피.... 하얀 옷에 엎질럿습니다...

나름 기분이 이상했지만..

그냥 오늘 뭐 않좋으려나 하고 잊었지요..

 

촬영을 끝내고 점심을 먹은후..

희안하게 눈에 어리는 이 친구가 생각이 나길래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다행이 번호는 바뀌었지만 안내메세지를 통해서 연결되더군요..

 

대충 이런저런 안부를 묻는데...이녀석..말을 못합니다..

한숨을 깊게 쉬더니 이러더군요..

남자친구..

지난 토요일에 사고로..... 세상에 없다고...

 

오랜동안 안 동생은 아니었어요..

오랬동안 연락한 동생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제 기억속에 저를 많이 도와주고..

헤~하며 순진하게 웃고..

두 사람의 커플사진을 찍어주며...

그렇게 즐거운 기억을 만들어간...

그런 동생입니다...

제가 찍은 제 소중한 동생들이기에..

그 아이들의 포즈며 모습들... 아직도 생생히 눈에 그려져 있습니다..

직업이란 이런건가 봅니다...

사진을 찍는...그걸로 밥을 먹는 인간이기에...

그런게 오래도록 남나봅니다..

 

하늘을 쳐다보며..

담배한개비...

 

"너 이녀석... 사랑하던 그사람... 혼자 남겨두고 떠나는게.. 그리힘들었니?"

".........."

"여자친구 혼자 힘들어 할까봐.... 오랜동안 연락안한 나한테 까지.... 이렇게 다가온거니?

".........."

"그래 임마... 다음주에 찾아가서 맛있는 밥이라도 한끼 사주고 올께..."

".........."

"그러니까... 편하게 마음먹어.... 잘가렴...."

".........."

 

때마침 나무한그루 휘감는 바람이 불더군요...

시원하고.... 편한....

 

그녀석...

이제사..... 갔나봅니다....

 

이런생각하면 욕먹겠지만...

순간 이런생각이 들더군요..

 

그래...

이렇게 아프고 힘들어도...보고싶고 애틋해도..

이제 볼수없는 사이인 사람들도 있는데...

난...

누군가에게 가버린 그녀지만..

살다보면 언젠간 마주치기라도 할 수 있는...

그런 행복한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

 

네..

압니다..

제가 이런생각하는것 조차..

나쁘다는걸...

 

오늘은 그냥 ...

그 녀석과 한병술을 나누어야 겠네요..

 

"한잔 받아...이 녀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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