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진심어린 조언을 구합니다.
하고싶은 말 다 하면 길이 너무 길어질꺼 같아서 중요한 것만 얘기할께요;;
전 29살, 남친은 33살.
2005년 7월에 처음 만나 곧 3년이 되네요.
처음 만나기 시작했을때 남친이 옛여친을 못잊어 한다는 걸 알았고,
알고보니 3년 동안 동거했던 사이였습니다.
여기저기 그 여자의 흔적을 봐야했던 전 너무 힘들었지만...
그래도 숨기지 않고 말해줘서 고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후의 아픔은 철저히 제 몫이 되었지만.
진지하게 몇번을 고민해 봤지만,
과거의 문제로 이 사람을 놓치기 싫어 계속 만나기로 마음 먹었죠.
만난지 1년이 지나고 추석이 되어 남친집에 인사를 드리러 갔습니다.
그 전에 밖에서 부모님 뵙고 식사도 한적이 있던터라,
추석이고 하니 조그마한 선물 사서 집으로 갔어요.
부모님께서 근처에 친척집 가셨는데 아직 안오셔서 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중에,
남친집을 처음 가본거라 남친방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보지 말았어야 했는데;; 왠 박스가 있길래 열어보려고 하니, 남친이 완전 말리는 거에요.
못보게 하니까 더 궁금해서 열어봤더니,
옛여친 사진, 같이 찍은 사진, 받은 편지들 엽서들......정말 한 박스 가득이더라구요.
그 여자 사진을 보고, 내 앞에 서있는 남친 얼굴을 보고, 둘이 같이 찍은 사진을 보고...정말 이성을 잃었습니다.
늘 내가 보낸 편지들을 무성의하게 차 여기저기에 내버려둬서 서운해 했었는데..
한번씩 톡에서 이런 비슷한 글을 보면,
당연히 헤어져야 하는거 아니냐며 답글을 남기곤 했던 제 자신이...참 우스워지대요.
배신감에 치가 떨리고, 눈물이 마구 쏟아져 일단 집 밖으로 나왔어요.
남친집 앞에 있는 술집에 들어가 술 마시며 하나하나 물어봤더니,
박스가 거기 있는 줄도 몰랐다며 뻔한 거짓말을 하고...정말 다 잊었다며 큰소리 치더라구요.
부모님이 집 근처에 오셔서 남친에게 전화했는데, 밖에 있다고 하니 마침 근처라며
우리가 있는 술집으로 오셨어요.
정말 저도 모르게...남친 어머니를 보니 눈물이 확 쏟아지더라구요.
아마도 우리 엄마 생각이 났었나봐요;;
왜 우냐며 막 달래주시는데 너무 서러워서 한참을 울었네요.
사실대로 말씀드렸어요. 아까 집에서 있었던 일을....
근데 어머니께서 완전 충격을 받으시는데...알고봤더니 남친 부모님은 남친이 동거한 걸 모르셨더라구요;;;;
객지에서 대학을 다녔던 남친이 자취한다고만 해서 전혀 모르셨던거죠.
저한테는 양가 부모님 허락하에 동거했다고 했었는데...새빨간 거짓말이었네요.
어머니가 너무 충격을 받으셔서 우시더라구요.
그리곤 남친한테 너같은 자식 필요없다고 집에 들어오지도 말라고 하시고,
제 손을 잡으시고는 정말 미안하다고...정말 상처가 컸겠다고 얼마나 마음이 아팠냐며
같이 울었습니다.
그렇게 한번의 폭풍이 지나가고, 남친이 많이 노력해서 다시 만나서 잘 사귀었습니다.
얼마전 양쪽 집에 다시 정식으로 결혼 허락을 받고,
상견례 날도 5월 셋째주로 정한 지금...
예민해 진 탓인지...아니면 결혼에 대한 확신이 없는건지....
문득 옛여친이, 그 때 일이 떠오르고 생각이 나 심장이 떨립니다.
남친이 그랬었거든요. 그 여자 이름도 외모도 송혜교 닮았다고...
어젠 버스정류장에 있는 송혜교 광고를 한참이나 멍하게 보고있는 제 자신이...너무 초라하고 불쌍하고 내가 다 잊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어제 술을 한잔 마신 김에 남친에게 전화해서
솔직한 심정을 말했습니다.
나 정말 그 상처가 컸었나보다...누군가 가슴을 후벼파는 거 같다...아프다...
위로받고 싶었어요. 정말 따뜻한 말 한마디로 위로해줬으면 했어요.
그 일...엄마에게도 친구에게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속으로 아파서 그랬나봐요.
근데 남친이 그러네요.
못잊겠으면 결혼하지 말자고, 관두자고, 깨끗한척 잘난척 하지말라고.
그러고는 전화를 꺼버려 밤새 울다 잠들었습니다.
오늘 낮에 전화해서 진심이냐고 물었더니 홧김에 한말도 있지만, 진심이라네요.
전 어떡하죠?
혼자 가슴 깊숙히 묻어두고 꺼내지 말았어야 했나요?
그런일 있을때 헤어지지 못한 제 잘못인거죠?
지금와서 오히려 큰소리 치는 저 사람은 마음은 뭔가요...
너무 힘드네요.
주위에서 모두들 결혼 반대해도, 정말 제 의지 하나로 지금껏 이끌어왔는데....
그런 일 주위에서는 몰라요.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그 조건이라는 것....그게 제가 조금 낫다는 이유로
더 괜찮은 사람 만날수 있을텐데라는 말을 많이 하거든요;;
상견례..결혼...하지 않는게 맞는건지...
너무 복잡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