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고수야~ 어때 잘추지..이래뵈도 예전엔
내가 한때 강남 나이트에서 댄스퀸이였다니깐"
"어..그래 잘한다."
건성으로 고수는 대답을 했다.
티이브에 나오는 어느 여가수의 섹시댄스를 따라하는 서희를 보면서
시대에 따라 귀신도 변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한다.
과거에는 그저 한밤중의 오페라 귀곡성만 구성(?)지게 잘하면 됐는데...
요즈음은 댄스도 하고 최신가요도 부르고 홍콩무술까지 다하네..
서희만 그런가?
하여간 특이해..연구대상이야~
고수는 기지개를 켜면서
"아이고~ 몸이 찌뿌둥하네..사우나나 갈까나?"
"어 그래? 나도 갈래"
고수는 화들짝 놀라면서
"아니 애가 가긴 어딜가? 남탕을 가겠다고?"
"어..나 한번도 남탕에 못가봤어..재미있을것 같은데.."
"남탕이 무슨 돌고래 쇼하는데냐? 재미로 가게..."
"가자~ 고수야 같이 가~아~자~~"
"졸라도 안돼 싫어 안가..민망하게 어떻게 같이 가냐? 갈려면 너혼자나가
난 너 간다음에 갈래."
서희는 풀이 죽어서
"나는 못가..못나간다고.."
"왜 못가냐? 공중도 붕붕 날아다니는 애가.."
"나는 결박령이라서 안돼"
"결박령? 결박령이 뭐냐? "
"자유령은 어디에도 얽매이지않고
자유롭게 돌아다닐수있지만 결박령은 일정장소에서 벗어날수 없게 결계로
봉인되어 있어서 함부로 벗어날수 없어."
"그래? 벗어나게 되면?"
"타버려..그런데 고통이 어마어마해. 전에 문을 열고 살짝 손가락을 바깥으로
대어보니깐 찌잉하고 고전압이 온몸에 감기는 듯하더라..정말 아파"
"그러냐? 못나가는구나.. 이를 어쩌나 아쉬워서..같이 갈려고 방금
굳게 다져 먹었는데..못나간다네..이를 어째?
남탕 투어링으로 오늘 멋지게 사모님을 모실려고 했는데..정말 아쉬움이 남네..^^;;
그러면 이 오라버니는 간다네..사.우.나...그럼 집이나 잘 지키셔..후후후.."
고수는 놀리면서 현관에서 신발을 신고 있는데
"잠깐만..뭐 잊은것 없어?"
"잊은것? 돈은 호주머니에 있고 글쎄 뭐가 있을까?
내가 뽀뽀라도 해줘야 하나?"
만면에 웃음이 가득찬 고수에게
"벌써 잊으셨나? 소원 들어주기 내기를..."
고수는 순간 얼굴이 굳어진다.
"야~ 그건 그때 말해야 하는거지 지금 그것 말하냐..치사하게.."
"치사하던 말던 나는 모른다네..자 소원 말한다. 잘들어..
내소원은 내가 원할때 언제든 빙의하기야."
"빙의는 또 뭐야?"
"내가 니 몸속으로 들어가는 거야..."
"어우야~ 야하다." ^^
"애가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빙의하고 나면?"
"그러면 밖으로 나갈수 있어. 너의 몸이 보호막 역할을 하는거지."
"그런데 그 빙의라는게 아프냐?"
"아프지는 않아...하지만"
"하지만?"
"간혹 빙의해서 안나오는 귀신이 있어..그러면 혼자서 말하고 답하고
중얼중얼하는 정신분열증 환자가 되는 수가 있어.."
"그런데 넌 꼭 나올거지?"
"글쎄.."
"헉 이런..."-_-;;;
저는 서희님을 믿습니다. 믿사옵니다.."
"그래...믿는 도끼에 발등도 찍혀가면서 사는게 세상 살아가는 맛 아니겠니?
호호호..
걱정하지마 빙의라는게 다 되는게 아니야. 대상자가 원할때와 몸이 허한 상태일때가
가장 잘된다는데...모르겠다..나도 처음이라서..될지 안될지..
뭐 벽통과하는거랑 비슷하겠지 뭐.."
"내가 뭐 벽이냐?"
"자아~ 해볼까나? 그럼 눈을 감고 서희가 들어오기 원한다고 간절히 기도해라..
자 들어간다."
"잠..잠깐만..심호흡 좀하고...그런데 너 나중에 꼭 나와야 돼.
자~ 약속해.."
고수는 새끼손가락을 내민다.
"그참..사내놈이 정말 소심하네...알았어. 나올께"
"그러면 내가 이몸으로 장가도 가야하는데 혼자서 중얼중얼대는 사람한테
누가 오겠냐? 자~ 새끼손가락 걸어 나온다고.."
"짜식..그래도 장가는 가고 싶은가 보네..알았다..자 됐냐?"
서희는 새끼 손가락을 건다.
고수는 심호흡을 몇번하고 눈을 감고 서희는 뒤로 몇걸음 물러섰다가
고수의 몸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고수는 서늘한 느낌이 들어서 눈을 떴다.
"야 된거야? 서희야~ 어디 있어?"
서희: 야호~
고수: 이야 신기하다..내속에서 너의 목소리가 들려..야~ 정말 신기하다.
서희: 나도 신기하다.내가 다시 인간으로 된다니..이것봐 손가락도 움직이고
발가락도 움직이고 따뜻한 입김도 나오고 여기 정말 좋다.포근하고...
그냥 안나가고 여기서 콱 살아버릴까?
고수: 헉~ 약속 잊지 말아주세요..서희님..
서희: 알았다..알았어..농담이야..
고수: 그런 살떨리는 농담은 하지마..심장이 멎는것 같다 말이야.
서희: 자아~ 그러면 슬슬 가볼까?
고수: 어디?
서희: 남탕 투어링 시켜준다면서..
고수: -_-;;;;;
고수: 저기 다음에 가면 안될까?
서희: 몸이 찌뿌둥하다면서..
고수: 아니야~ 이제는 말짱해 아이~ 말짱 말짱...
서희: 시끄러 가자..렛츠 고
고수: 야야...어어 왜 이래 내몸이 말을 안듣네
서희: 몰랐냐? 빙의하면 들어온 사람이 주인이 되는거야..
후후 몰랐구나..바보
고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어나서 주섬주섬 목욕용품을 챙겼다.
고수: 그런것은 왜 챙겨? 가면 다 있는데..
서희: 이게 더 좋은거야..괜한데 왜 돈을 쓰냐? 아껴야 잘살지.
일어서더니 문앞에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손을 바깥으로 내밀어 보고
서희: 휴~ 괜찮네..걱정했는데..자 가자.
집 바깥으로 나와서는
서희:이야~ 햇볕 따뜻하다. 공기도 집안이라 틀려..정말 좋다.
서희는 좋아서 깡총깡총 뛰면서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 눈에는 어떻게 보일까?
건장한 청년이 한손에는 빨간 목욕바구니 들고 발랄하게 깡총걸음으로
뛰어가면서 노래를 부른모습이...
"쯔쯧.. 내가 저럴줄 알았다니깐..."
"완전히 맛이 갔네..불쌍하네.."
"그러게 말이네..멀쩡할때 연예라도 찐하게 해보는건데..아쉽네.."
"호호호..정말 순이엄마가 아쉬움이 많이 남는가봐..침이나 닦아."
아줌마들은 큰소리로 깔깔대면서 웃는다.
서희는 길을 가다가
"앗..떡볶이다.
노점을 발견하고 그쪽으로 가서 앉으면서
"아줌마..여기 떡볶이랑 순대랑 튀김이랑 오뎅 저것 닭꼬치죠?
저것도 주세요."
서희는 시킨것이 나오자 입안 하나가득 우물우물 먹는다.
"이야~ 진짜 맛있다."
고수: 야~ 내가 전에도 많이 사왔잖아.
서희: 그게 같냐? 원래 이런것은 이렇게 나와서 먹어야 제맛이라고
고수: 그나저나 떡볶이 많이 먹지마..너무 매워. 나 위장 나쁘단 말이야.
"맛있어요?"
"네에..정말 맛있네요. 예술이네요."
"젊은 총각이 정말 복스럽게 잘먹네...원래 남자들은 이런것 잘 안먹는데..
워낙 잘먹어서 보는 사람이 기분이 다 좋네...옛다~..이것은 서비스"
아줌마는 떡볶이를 접시 하나 가득 더 퍼줬다.
"아주머니...감사합니다..잘먹겠습니다."
고수: 아주머니...흐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