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어느새 우리 곁에
가을이 달려 왔습니다
어느새 가을은 우리 곁에
이미 와 있습니다
설악산이 예년보다 곱게 물든
단풍 속에 둘러 쌓인다는 소식에 이어
제비가 강남을 찾아 떠났습니다
들판 가득 피어난 풀꽃들이
사방으로 꽃씨를 바람에 날리고
들국화 향기 천지 가득 진동합니다
대지엔 어느새 찬 서리 내리고
허공 가득 메우고 비행하던
잠자리 자취 없고
나날이 바람은 쌀쌀해져 갑니다
마음은 이미 가을에 물들고
가슴은 쓸쓸함으로 비어갑니다
뜨겁던 태양은 크게 기울고
하늘은 멀어져만 갑니다
태풍에 꿈을 희망을 빼앗긴
풍년을 노래하며 함박웃음 지어야 할
농부들의 얼굴엔 주름만 더해가고
단풍은 제 계절인 듯 빠르게 남하하고
나뭇잎은 떠날 준비로 부산을 떱니다
우리가 기억하지 않는 순간에
가을은 어느새 우리 곁에 왔습니다
철새들이 돌아가고 돌아오고
사랑이 머물렀던 자리도
사람이 머물렀던 백사장도
남는 것은 쓸쓸하고 외로움뿐입니다
태풍이 크게 할퀴고 지나간 자리에도
어느새 가을은 찾아왔습니다.........
2003년 10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