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것도 해 놓은 일이 없습니다.
어떤 때는 가족들이 사고로 매년마다 죽는 일을 겪으면서 심한 상실감에 빠져보기도 했고
한때는 사업을 하면서 벌었던 상당히 많던 돈을 친구들에게 빌려주고
한 사람도 갚지 않는 일을 겪다보니 심한 배신감에 날마다 술에 찌들어 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뭔가 해보겠다는 마음을 다져먹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잘되는가 싶더니만
IMF라는 속수무책의 수렁 속에서 애초 생각했던 가격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가격으로
부동산을 팔아야 되는 처지가 되어 겨우 받은 돈으로 빚을 갚고보니
받은 돈으로는 빚조차 다 갚지도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저렇게 살아오다 보니 아무 것도 해놓은 것이 없습니다.
몇 달 동안을 아무도 오지 않는 작은 방에서 가만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이 나쁜 놈들 같으니라구…. 세상에 떼어먹을 것이 그렇게 없어서 친구 돈을 떼어먹다니!
그러나 뚜렷한 방법이 없었습니다.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는 날이면 날마다 술병을 손에 들고 그래도 평상시 좋아하던 낚싯터를 찾아가
하염없이 낚싯꾼의 뒷모습을 구경하면서 돈을 떼어먹은 친구들을 안주삼아 술을 마셨습니다.
날마다 자신의 뒤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사람을 바라보던 낚싯꾼이라
서로 얼굴을 아는 처지가 되어 어느덧 말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낚싯꾼이 물었습니다.
"선생님은 왜 그렇게 고민을 하십니까?"
그러자 이 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지난 날을 이야기하면서 다시 술을 들이키며
세상에 대해 푸념을 늘어놓았습니다.
한참을 듣고 생각하던 낚싯꾼은
"선생님! 낚시를 좋아하시는 듯 싶으니 낚시하는 과정으로 말씀을 드릴 테니
제 말이 이치에 맞나 맞지않나 생각해보세요." 하더니
"사람들이 고기를 잡기 위해 무엇을 사용합니까? 작은 지렁이나 떡밥 한두 알 아닙니까?
실제 낚싯바늘에 걸려서 나오는 고기는 크거나 작거나 고기이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미끼는 아무리 크다고 해도 고기보다는 작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이 잃은 것의 크기는 생각하지 않고 놓친 고기의 크기만을 생각합니다.
혹시 선생님도 그러시는 것 아닙니까?"
그는 갑자기 술이 싹 깨는 느낌이 왔습니다.
‘아, 그렇구나! 내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가진 돈이라고는 불과 60만 원이 전부였는데
그것으로 잡았다가 놓친 돈이 얼마인가만 생각했구나.'
그리고 그는 다시 털고 일어나기로 했습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60만 원으로 시작했으니 그 60만 원을 잃었다고 생각하자.
아까운 것은 시간이지만 시간은 어차피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니 포기하자.
앞으로 남은 시간도 지금까지 사회에서 살아온 시간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그는 다시 힘을 내어 일선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이제는 나머지 인생 전체를 천천히 하나하나 챙겨가면서 시작해보자.
옛날 실패를 거울삼아 너무 서두르지 말자.
나이 사십이면 어떻고 육십이면 어떤가? 아직 꿈이 있는데!
남은 시간이 아직 있으니 내 인생이 끝나버린 것은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큰 고기가 걸리든지 작은 고기가 걸리든지 천천히 신중하게 잡아당기자.
그리고 지금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개발하여 대학교 교단에 서 계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