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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활 (운동권)

피글렛 |2006.11.11 23:51
조회 117 |추천 0
운동권

: 제가 이 란을 통해 얘기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는 운동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비록 오래는 아니지만, 한 때 이곳에서 '극좌파'라고까지 어떤분이 이야기하고, 강령(?)까지 공개되었던 한 단체에 속했고, 많지는 않지만 한두가지의 일을 해 본 사람의 입장에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흔히 운동권하면 떠오르는 단체가 한총련이지요. 사실, 저도 이런 단체들은 싫어합니다. 그들의 폐쇄성과 극단주의적 경향 때문이죠. 도무지가 같이 싸잡아 운동권이라는 소리를 듣는 입장에서 이분들의 신입회원 조달방식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ㄱ- 그만큼, 폐쇄적이라는 이야기지요. 그리고 거대조직인만큼 이러한 단체들 내부에는 권위와 질서라는 것이 다분히 존재합니다. 우스갯소리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저희 학교 총학에서 '염색했다' '힙합바지 입는다' 라는 이유로 선배에서 한 마디 들었다는 말까지 나오는 것은 빈말이 아니지요.
그리고 분명 '구시대적' 발상에 젖어있는 운동권단체들이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저희 학교에서 한총련주최로 대학생한마당이 열렸을 때 합평회일로 동아리연합회의 한 방에 들어갔더니 그 전에 모의재판준비팀이 놓고간 책중에 "주체사상의 문학적 전파"라는 책이 있더군요 ㄱ- 사실 지금 스탈린주의나 주체사상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다만, 아직 그런 조직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표현의 자유'를 차치하더라도 구시대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죠.

하지만, 모든 단체가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흔히 스스로를 '비권'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의 오류는 그들이 운동권이라고 부르는 조직을 "싸잡아" 표현하는 경향이라는 거죠. 분명 그들 간에도 엄청난 사상의 차이가 존재하고, 그에 따른 지향점도 제각기 다릅니다. 고대 내 한총련 주류 계열이 NL(민족주의)이지만, 다함께는 연대 백주년기념관에서 박노자 교수님의 "민족주의와 사회주의의관계, 그리고 민족주의를 넘어서는 법" 을 주제로 강연을 엽니다. 한총련이 스탈린주의와 주체사상을 이야기한다면, 다함께는 스탈린의 집권 이전의 좀 더 '자율적이고, 복지성향이 강했던' 이상적인 상태의 사상가인 트로추키주의를 내세웁니다. 이렇게 각기의 색을 가진 단체들을 부정적인 측면만 보고 하나로 싸잡아 이야기하는 태도는 지양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오늘날 제기되고 있는 진보진영의 총체적인 문제점에 대해서도 부인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오늘날 사회에서는 과거처럼 대학생들의 위치가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담론을 생성하고 토론하는 공간이 시민사회의 영역으로 옮겨갔기 때문이죠. 때문에, 대학생들의 지나친 정치의식까지 무조건적으로 옹호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이 란을 빌려 운동권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신입생분들이 조금 더 신중한 태도를 가지셨으면 하는 바람에서입니다.

예전에 한번 서울여대로 포럼에 참가하러 간 일이 있었지요. 주제는, 외모지상주의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참가인원도 적었고 (그것도 저만 빼고 다 여자분들 ㄱ-) TV에 나오는 토론만큼의 퀄리티는 당연히 기대할 수 없었지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분명히 제공해주었음은 부인할 수 없지요.
이처럼, 한쪽에서는 '놀고 먹자'분위기에 심취해있는 반면, 사회에 대해 생각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비단 정치에만, 그리고 노동문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념과는 상관없이 하나의 주제아래 사람들이 모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현재 고대내 "전쟁에 반대하는 고려대 네트워크"는 전쟁에 반대만 하면, 이념,성향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지요.)
그들을 대하는 대학생들의 태도는 어떠한가요. 저도 김선일씨 1주기 추모행사 때 정대후문에서 점심시간에 리플렛을 학생분들께 나눠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정말 사회에 관심이 있으셔서 일부러 받아가시는 분도 있는 반면에, "저 운동권 ㅅㄲ들"이란 선입견을 얼굴 가득 품고 지나가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그들이 그런 얼굴 가득한 선입견에 갇혀 우리 사회의 문제에 대해 외면하고 지나가는 사이에, 그에 대해 고민하고 대안을 이야기하는 이들에게 "운동권"이라는 이유하나만으로 색안경을 끼고 살아가는 사이에, "놀고 먹자"를 넘어 인권을 이야기하고 끊임없이 사회를 성찰하려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그들은 애써 외면하려 듭니다. 그리고서는, 폭력시위만을 문제삼고, 시대에 뒤떨어졌다며 손가락질합니다. 이것이 과연 바람직한 태도인지는 의문이군요 (그렇다고 폭력시위를 옹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곡해하지 마시길 바래요)

그리고,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 주위를 둘러보면, 사회의 여러가지 사안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리고 인력난에 허덕이는 (조직적인 단체들은 제외하도록 하죠) 단체들이 수두룩합니다. 그리고, 마음막 먹으면 사회에 대해 같이 토론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의 깊이를 깊게 할 수 있는 곳들은 무궁무진합니다. 그리고 둘러보면 '이념색이 없는' 단체들을 찾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닐 껍니다. 그런 곳을 단지 선입견에 갇힌 채, 매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일까요.
이 점에 대해서 신입생분들이 조금은 생각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물론, 저도 인권이나 다른 분야에 있어서는 코드가 맞아서 잠시 운동권에서 활동했지만, 저와 계급적 성향이 맞지가 않아서 오래 버티지를 못했습니다만 (제가 이념적으로 동조를 한다고 해도, 저와 비정규직 부모님을 둔 학우간의 기반의 차이라는 것은 무시할 수 없더군요..), 분명 이러한 활동들은 자칫하면 "놀고 먹자"분위기로 빠질 수 있는 대학생활에 자신과 사회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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