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취사병 경험담---"취사병 간부식당에 가다"

박성진 |2003.10.10 03:29
조회 2,161 |추천 0

 

오랜만에 뵙습니다.^^

 

설마 벌써 잊어버리신건 ^^;

 

 

 

 

취사병들이 점심을 준비하는 시간은 대체로 9시 30분 정도....

 

 

그날도 취사병들은 9시 30분까지 취사병 대기실에서 그날 메뉴에 대한

상의를 하다가..... 아니 솔직히 말하면 아침드라마를 시청한후 ^^;

시청소감을 나누다가.... 9시 30분에 점심을 준비하기 위해 식당으로

나왔는데.......

 
  나: <시계를 들여다보며> 정각 9시 30분입니다. 점심준비 해야할 시간입니다.


취사병짱: <짜증나는듯> 으아.... 제대 석달 남겨놓은 사람은 점심준비 할때

          쉬게 해줘야 되는거 아이가?

  나:< 저소리는 제대 아홉달 남겨놨을때 부터 계속 욹어먹는 소리다> ^^;

취사병 1: 막내야, 오늘 점심 메뉴는 뭐지?

  나: 예 감자두부조림과 파무침 입니다.


바로 그때 전화벨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는데........


전화벨소리: 띠리리링 띠리리링 ^^;

 나: 사병식당입니다. 통신보안! , 예 알겠습니다.

     <취사병짱에게 수화기를 건네며> 전화받으십시오


취사병짱: 여보세요? 어 니가 아침부터 왠일이가?

          그래? 알았다. 금방 보내줄께.....

취사병 1: 누구한테 온 전홥니까?

취사병짱: 응! 간부식당 이병장인데, 간부식당 취사병중 한명이

          외박나갔고, 다른 한명이 지금 아퍼서 의무실에 입원해 있단다.

          그래서 오늘 하루만 막내좀 간부식당에 보내달라고.....

 나: 간부식당이요?

취사병짱: 맞다. 막내 니는 간부식당에 한번도 가본적 없제?

 나: 예 그렇습니다.

취사병짱: 저 위에 보이는 저 건물이 간부식당인데, 부대에서 높은계급의

          간부들이 식사하는곳이다.

 나: 그럼 제가 간부식당에 스카웃 된겁니까? ^^;

취사병짱: 막내야! 말이라는게 "아" 다르고  "어"다른기라....

          니는 스카웃 되어 가는게 아니고...우리 식당에 있어봤자

          말썽만 일으키니까 간부식당으로 방출되어가는기다. ^^;

 나:<하여튼 한마디도 좋은말은 안해주지 ^^;> 죄송합니다. ^^;

취사병짱: 내가 막내 너한테 한마디 부탁하고 싶은점은....

          제발 간부식당에 가서는 말썽좀 일으키지 말거라.....

          우리 사병식당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말라 이기다.

 나: <실추될 명예라도 있냐? ^^;> 열심히 일해보겠습니다. ^^


결국 나는 하룻동안 스카웃... 아니 방출 되어 ^^;

간부식당으로 가게 되었고..... 간부식당은 나에게 아주 놀라운

모습으로 다가오게 되는데.......


나: <간부식당에 들어서자 마자 깨끗하고 아늑한 분위기에 놀란채> 우와!!!!!

간부식당 김병장: 간부식당에 온걸 환영한다 막내야 ^^;

나: 필승!!!! 어떤 일부터 시작할까요?

간부식당 이병장: 재료를 배달시켰는데 아직 안왔거든, 그러니까 조금만 쉬다가

                음식재료 오면 시작하자.

나: <눈이 똥그래지며> 아니 배달이라녀? 음식재료가 짜장면도 아니고 ^^;

간부식당 이병장: 응, 사병식당에서 먹는 음식재료하고 달리 우리 간부식당에서는

                직접 시장에서 좋은재료를 골라서 용달차로 배달을 시키지....

나: 아니 그러면 직접 장도 보러 나가십니까?

간부식당 이병장: 매번은 안나가고 가끔씩 장보러 나간다

나: <완전히 남자 파출부다 ^^;> 가끔씩 바깥세상도 구경하시고

     정말 신나시겠습니다. ^^ 이쁜 여자들도 많이 만나시겠어요?


간부식당 이병장: 이쁜 여자? 내가 만나는 여자라곤 50살이 넘은 야채가게

                주인아줌마 바껜 없는데 ^^;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음식재료가 도착했고


그날의 메뉴인 콩나물국과 돼지고기 불고기를 위해 나와 간부식당 이병장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간부식당 이병장: 막내야, 나는 돼지고기좀 썰어놀테니까.... 너는 콩나물좀

                깨끗히 씻어놔라......

 나: 예 알겠습니다.


이병장의 명령에 따라 나는 콩나물을 씻기 시작했는데....

간부식당 이병장: <콩나물을 씻고있는 나를 바라보며> 막내야! 지금 뭐하는거니?

나: <콩나물 씻고 있는거 안보이냐? ^^;> 지금 콩나물 씻고 있는데요

간부식당 이병장: <걱정스런 표정으로>막내야! 여기는 사병식당이 아니야,

                사병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일반 병사들은 콩나물을 대충대충

                씻어서 "콩나물 찌꺼기국" ^^;을 만들어도 어쩔수 없이 먹겠      
       
                지만  간부식당의 간부들은 콩나물을 잘못씻어 콩나물국에서

                찌꺼기라도 발견되는 날엔 엄청난 욕설과 잔소리가 수십분간

                릴레이처럼 계속 이어진단다.^^;

나:<겁에 질린 모습으로 콩나물을 한개씩 집어서 씻으며> 콩나물에서 윤기가

    흐르도록 깨끗히 씻겠습니다. ^^;



허리를 숙인 상태로 무려 20분이 넘게 콩나물을 닦은 까닭에 허리에 마비증세까지

왔지만 ^^;  취사병짱의 구박과 ^^; 130명에 달하는 병사들의 음식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기분은 무척 좋았는데....

 간부식당 이병장: 막내야 수고했다. 이제 내가 다른 요리는 만들테니까

                  너는 뒷정리나 해라......

    나: <쓸데없이 오버하며 ^^;> 할일도 없는데 제가 콩나물국을 한번

         끓여보겠습니다.

 간부식당 이병장:<곤혹스런 표정으로> 됐다! 나를 도와주고 싶어하는 니 마음

                 이해 한다 하지만 이곳은 냉엄한 곳이야 ^^; 한번의 실수가

                  돌이킬수 없는 엄청난 고통으로 다가올수 있다. ^^;

   나:<뭐그리 돌려서 어렵게 말하냐, 그냥 니 엽기적인 요리솜씨가 두렵다 라고

       쉽게 말하지 ^^;> 저에게 한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


결국 콩나물국을 한번 만들어보겠다는 나의 고집에 못이겨 이병장은 나에게

콩나물국 요리에 참여할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되는데.......


간부식당 이병장: 그럼, 내가 콩나물국에 양념을 넣고 간을 볼테니까, 너는

                 절대로 콩나물국에 손대지 말고 국이 다 끓었다 싶으면

                 가스 불만 꺼라, 알았지? ^^;

 나:<얼마나 나를 못믿었으면 가스불만 끄라는 소리가 나오냐 ^^;> 예


비록 국이 다끓었을때 가스불만 꺼주면 되는 상황이었지만, 간부식당에서

맞이하는 첫 요리실습이었기 때문에 나는 잔뜩 긴장을 할수 밖에

없었는데......


나:< 1분에 한번씩 국통뚜껑을 열어 콩나물을 하나씩 씹어먹어보며>

     아직 콩나물이 잘 안익었군 ^^;



결국 우여곡절끝에 콩나물국은 완성되었고, 밖에선 점심식사를 하기위해

부대 간부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는데.......


행정반 김상사: 오늘 메뉴가 뭔가?

보급반 이중사: 예! 콩나물국하고 돼지고기 불고기라는데요....

행정반 김상사: 콩나물국? 어제 술을 먹어서 속이 쓰렸는데 잘됐네.....

              얼큰하게 잘 끓였을까?


보급반 이중사: 우리부대 간부식당 취사병들 요리솜씨 하나는 알아주는 실력

              아닙니까?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며 간부들은 밥과 반찬 그리고 국을 차례대로 퍼가서

식사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행정반 김상사: <국을 한숟갈 떠서 먹으며> 어디 콩나물국을 시원하게 먹어볼까...

               <갑자기 역겨운 표정으로 국물을 뱉어내며> 우웩...콩나물국에서

               왠 비린내가 이렇게 나냐?

보급반 이중사: 비린내가 나다녀?
         
              <국을 한숟갈 떠먹으며> 헉! 진짜 역겹네 ^^;


이곳 저곳에서 간부들의 불평소리가 들려왔고..... 결국 행정반 김상사를 비롯한

몇몇 간부들이 간부식당 이병장을 호출하게 되는데.....


행정반 김상사: <콩나물국을 손으로 가르키며> 오늘 국맛이 왜그러냐?

              오늘 대대장님이 출장을 가셨기에 망정이지,이역겨운 콩나물국을

              대대장님이 드셨어봐! 얼마나 열받으시겠냐고!

보급반 이중사: 평소에는 콩나물국 맛있게 만들더니만 오늘 정말 왜 그러냐?

              무슨일 있었어?

간부식당 이병장:<답답하다는 표정으로> 아니요, 평상시하고 똑같이 양념넣고

                간맞춰서 만들었는데.......


바로 그순간 행정반 김상사가 몰래 숨어서 상황을 엿보고 있던 나를 발견하게

되는데.....


행정반 김상사: 허걱!!! 사병식당 막내 니가 여기 왠일이냐?

나:<겁에질린 표정으로> 필승! 오늘 간부식당에 인원이 부족해서 도와주러

    나왔습니다.

행정반 김상사:<뭔가 눈치를 챘다는 표정으로> 아하... 이제 대충 감이온다.

             막내! 니가 콩나물국 만들었냐?

나: 아닙니다. 저는 다른건 손안대고 국이 다끓었을때 불만 꺼줬는데....

행정반 김상사: 혹시 콩나물국 끓일때, 국통뚜껑 열었다 닫았다 그러지 않았냐?

나:<주책스럽게 소리치며> 우와 어떻게 아셨습니까? 진짜 도사십니다.^^;

   국이 끓었나 안끓었나 보려고 대여섯번정도 열었다 닫았다 했는데.....

행정반 김상사와 간부식당  이병장: 허거걱 ^^;


뒤늦게 알았지만 콩나물국을 끓일때 중간에 뚜껑을 자주 열어주게 되면

비린내가 무척 심하게 날뿐만 아니라 맛도 역겹게 변한다는 사실을 나는

그때서야 알게 되었다.......결국 나는 점심시간 내내 밥을 먹으러온

간부들에게 배터지도록 욕을 얻어먹어야 했는데....


간부 1: 한끼에 2500원이 넘는돈을 주고 먹는밥이 왜 이렇게 역겹냐 ^^;

       내 2500원 돌리됴 ^^

간부 2: 앞으로는 도시락 싸가지고 다녀야지 무서워서 식사 못하겠네 ^^


바로 그때 옆에서 초조한 표정으로 나에게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행정반 김상사였다.


행정반 김상사: <애절한 표정으로> 막내야.... 오늘 사병식당 저녁메뉴는 뭐냐?
 나: 맛김과 닭찜 그리고.....

행정반 김상사: 그리고...?

 나:< 얼굴이 벌개지며> 콩나물국 입니다. ^^;

행정반 김상사: 허거걱 ^^;


보급반 이중사: <김상사를 바라보며> 아니 왜 그렇게 놀라고 그러십니까?

행정반 김상사: 오늘 저녁 내가 당직이잖아...그러면 사병식당에서 밥을

              먹어야 할텐데.... 점심도 비린내 나는 콩나물국 때문에 제대로

              밥을 못먹었는데 저녁까지 콩나물국이 나온다면.....차라리

              매점에서 왕뚜껑라면을 하나 사먹는게 낫겠다. ^^;

 나:<정말 내가 취사병이 되어서 남들한테 못할짓을 하는구나 ^^;> 죄송합니다.


결국 그날 저녁 식사시간이 끝나도록 행정반 김상사의 모습은 식당에서 보이지

않았다....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그날저녁 매점에는 왕뚜껑 라면마저

다 떨어지는 바람에 ^^;  핫도그 한개와 우유하나로 초라하게 저녁을 때우고 있는

김상사를 보았다는 병사들의 증언이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다 ^^;

그리고 콩나물 비린내 사건 이후, 간부식당에서는 아무리 일손이 부족 해도

요리와 관련없는 일반병사를 부를망정 나는 절대로 부르지않았다. ^^;

----------------------------------------------------------------------------
지루한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