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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한잔에 목숨걸랍니다

이성희 |2003.10.14 02:22
조회 1,342 |추천 0

여자는 남자보다 곱절의 노력이 필요한가봅니다.

요즘은 많은 남자들이 맞벌이를 원합니다.

그러나 여자는 남자보다 마니 벌믄 안됩니다.

마니벌믄 마니버는데로 눈치보이는게 현실입니다.

물론 상식없는 사람이야 오히려 눈치를 주겠지만,

우리나라 남자들 여자가 마니 번다해서 좋아할 남자 별로없는건 사실입니다.

맞벌이를 한다해서 다 당당한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남자들...당당한 그녀들을 누르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고생시킨다는 자격지심에서 못벗어납니다.

힘들게 힘들게 일을 마치고 집에오믄 또 일은 산더미입니다.

사실 집에 오는 시간즘엔 숟가락 들 힘도 없을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아이들 남편 하루입고 하루벗는 옷들...한 번 닦고 던져지는 수건들...

밤 12시까지 씻고 빨고....세탁기 앞에서...잠시나마 숨돌리며,

손빨래감 찾아 씻습니다.

남편왈...아이들 공부 안돌봐주고 빨래만 한다합니다.

그사람 남자입니다....더불어 나보다 힘 적어도 두배는 셉니다.

그러나 집에 오믄 손가락하나 까딱안합니다.

놀고있는거 아니다라고 했다간 밥그릇 깨질일입니다.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사람보다 두배 세배 10배 노력해도 늘 부족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숙제며, 간혹 문제푸는 요령이며 가르쳤고..

시골이라 그런지...마니 가르친거 같지도 않았는데....아이는 늘 상위권이었습니다.

순위야 안나오지만, 보믄 대강 알수있져....성적은 나오니까요..

작은아이는 자기그림에 늘 자신없어 했지만,

엄마는 학교때 대회에서 상도 마니 받았다.

그러니 엄마 믿고 엄마 말만 들으면 된다.

엄마가 보니 너는 색감이 아주 뛰어나다.....아이에게 용기만 주면 되었고...한 달뒤 아이는 미술대회서 상장도 받아왔습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습니다......아이들에게 저는 계모였습니다. 그러나, 우린 나름대로 잼나게 살았습니다....소리만 벅벅질러대는 제 아비만 빼구요. 실제론 남편과 시댁에 계모였어요.

한 4년쯤 됐을때 아이들은 아빠보단 엄마편이었죠...

어떤땐 12살이나 된 큰 넘이 아빠에게 엄마 손도 못잡게 할 때도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모든것이 부족해보이던지...

그사람은 바람피는것에 대해 일말의 가책도 느끼지 않았습니다.

내가 힘들다고 해서 그사람에게 소홀했던 적 역시 없습니다.

가정에 소홀한 그사람 맘 돌려보려 주머니에 편지 넣어 보낸날도 많았고,

그 날 읽은 신문에서 유머같은거는 꼭 기억했다가, 시간날때 손짓발짓해감서 재롱떨었습니다.

저요....평소 저 알던 사람은 제가 그러고 산단걸 믿지도 못할만큼 원래 조용하고 말없는 사람이었습니다....그러나 그사람 내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맘이 떠나있더군요...

물론 다 제가 잘한 건 아닙니다.

그사람 나름대로 자격지심에 힘들었을거란 거 압니다.

난 처녀였구...그사람 애둘딸린 이혼남이었구...게다가 내가 자신을 사랑해서 결혼하는게 아니란걸 알구있구.....그렇다고해서, 그사람의 죄가 용서되는거는 아니라여겨집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그사람과 저를 비교했고, 그때마다 그사람은 나를 깎아 내리기 급급했으나, 그럴수록 사람들은 그 반대로, 오히려 그사람 나무라거나, 말한마디로 일축하거나....그사람도 나름대로 힘들었을겁니다....그러나 저 단한번도 그사람위에 오른 적 없습니다..맹세코...

나몰래 한 해에 차를 서너번씩 바꿨구....핸펀 바꾸기를 밥먹듯...

내가 속상한 건 그 모든 걸 숨기는데서 비롯된거지....그사람 결정에 대해 왈가왈부한 적 없습니다.

사채 끌어쓰다 집에 빨간딱지 다 붙여도...저 그사람에게 탓한적 없었구...

....제가 그렇게 애쓰고 이해하려노력한데는 나름대로 측은지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외가라곤 하나 아이들 처가에 맘대로 데려갈 수 없었구....데려가도 눈치보였으니까요.

그러나 그부분만큼은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것이었습니다.

제가 그 사람을 용납했다고 해서 제 부모님마저 용납하라 강요할 순 없으니까요.

...그냥 포기해달라...몇 번이나 이해해달라고 대화로 풀어보려 했으나, 힘들더군요.

게다가 처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모르던 사람이었습니다. 오히려, 엄마는 행여나 딸이 미움이라도 받을까봐, 시어른생신 다 챙겨주셨구, 때마다 아이들 옷이며 선물을 챙겨주셨어요.

솔직이 저는 그런거 못참는 성미였습니다....그래두 남편이니 어쩔수 없더군요.

노력해도 안되는거는 어쩔 수없는건가봅니다....한쪽만 노력한다해서 되는일이 아니란걸 알았습니다.

결국 그사람 바깥에서 나보다 10살이나 많은 여자...사실 제가봐도 이쁘고 잘 어울렸습니다.

나이많고 아이가 고딩 중딩 초딩 세명이더군여....그런거만 아님 정말 잘 어울린다는 느낌였습니다.

그리고 서로 상식없는거까지....어떻게 자기들 바람피는 현장에서 아이들을 같이 기를 수 있는건지..

양쪽가정을 다 부수고 그렇게 만났으면, 결혼해야 되는거 아닌지...

암것도 없는 남자랑 결혼하기가 부담스러웠을까요....아님 저쪽 아이셋에...자기아들둘에 아이들이 걸렸을까요....여하튼 그렇게 망가뜨리기만했지, 둘 다 아무 해결책도 없더군요.

 

짐은 이혼후 재혼했습니다.

남편은 가정을 위해 정말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이제야 제자리를 찾은 느낌입니다.

남편은 아침마다 모닝커피를 한 잔 씩 제게 줍니다.

사실 커피한잔이 뭐가 대수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침에 그가 주는 커피한잔은 저를 황태자비라도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럼 당근 남편은 내게 황태자이상이 되지요.

짐 1년 반정도 되었습니다...그와의 결혼생활요..

아이에게도 그는 최선을 다하며, 첨엔 정말 넘 정 못붙이는 부녀관계라 넘 고민스럽고 힘들었지만,

짐은 둘이 떼어놓기가 힘들정도입니다.

그리고 그는 처음이든 짐이든 한결같습니다.

아니 오히려 더 신뢰가 쌓이고 애정또한 깊어만 갑니다.

저는 모든 걸 잃어봤습니다.

그래서 가진것의 소중함을 압니다.

많은 분들이 가정에 대해 소홀하고 오히려 부담스러워하는 걸 봅니다.

그때마다 마음이 아파옵니다....가정이란게 얼마나 소중한지....

내가 베풀고 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가정이 있기때문에....살아갈 가치를 느낍니다.

결혼하지 않은 분들은 결코 간단하지 않은 삶의 가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살면서...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살아가는 목적의식이 불분명한상태에선 그 무엇도 가치를 갖기 힘들죠..

여자님들....

어짜피 여자로 태어난 이상 남자보다 훨씬 많은 고통과 노력이 필요하더군요.

남자들도 힘들다고 반박하겠지만,

여러분의 어머니를 보아도.... 그 삶이 참으로 고단하지 않던가요.

나만 이런 어려움...

그런생각보다....어짜피 두배로 갚아야하는 빚을 지고 이세상을 산다 여기고 싶습니다.

그렇게 살면,

내게 상냥한 남편이 한 없이 사랑스러워집니다.

내게 웃음을 주는 아이가 너무나 소중합니다.

이제 삼십의 중간고개를 올라섰네요.

이만큼 살아왔습니다.

...이제 내게 웃음을 주는 내 가정을 지키며, 아침마다 커피한잔에 목숨걸랍니다...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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