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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 갈등으로 이혼을 생각하는 분들께

깝작도요 |2003.10.19 10:39
조회 312 |추천 1


우선 급한대로 몇 자 적습니다.
헐님, 내 글에서 여유가 느껴집니까? 느껴진다면 다행이구요. 허나 이런 여유를 갖기까지 20여년이란 세월이 걸렸습니다. 청춘을 다 바친거지요.
그리고 질문이요님, 안타깝습니다. 사랑을 확신하지 못하는 결혼 생활은 지옥입니다. 무의미하고요. 만약에 정말로 남편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생각된다면 과감히 접으라고 권하겠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판단 근거가 자신만의 막연한 추측인지, 아니면 명백한 사실인지 냉정하게 검토해보시지요. 저 역시 신혼 초반 짧은 기간만 빼고는 늘 사랑에 대한 회의에 시달렸습니다. 남편이 정말로 날 사랑하는가? 이 남잔 자기 엄마가 그렇게 좋으면 엄마랑 살지 왜 결혼했나? 이 남자에게 난 무슨 의미인가? 난 씨받이인가? 그런 생각 많이 했습니다. 뿐만아니라 날 사랑하냐고 직접 물어보지도 못했습니다. NO 라는 대답을 들을까봐 무서워서요. 그럴때마다 난 내가 남편을 사랑한다는데 의미를 두었습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수없이 되뇌었습니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데 내 사랑을 얻기 위해 지불하는 댓가라 생각했습니다. 남편도 날 사랑하는구나 하는 확신이 든건 결혼 10여년이 훌적 지난 뒤였습니다. 내가 끝없이 회의하는 세월 동안에도 남편은 꾸준히 날 사랑했구나를 안 건 더 뒤고요. 참 바보같지요. 좋은 젊은 시절을 회의와 의심과 이혼이냐 아니냐는 쓸데없는 갈등으로 다 보냈지요. 한국남자들 왜 그렇게 표현에 서툴고 인색한지.....


이 글을 쓰는 나 자신, 그럼, 지금은 시어머니와 사이좋게 잘 사느냐 묻는다면 자신있게(?) NO 라고 말합니다. 아직도 갈등은 계속됩니다. 연로한 시어머니가 아플때마다 혹시 이번엔(?)하고 희망을 갖습니다.
다만 ..... 그냥, 견디는 힘이 길러졌다는 것, 그리고 시어머니와의 싸움에서 내가 이겼다는 것, 그리고 수없이 싸우는 과정에서 얻은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다른 여타 생활, 자식을 기른다거나 이웃과의 관계에서거나 상당히 많은 쓸모가 있다는 것, 그리고 비온 뒤에 땅이 더 굳는다고, 고부 갈등을 같이 해쳐나가면서 역설적으로 남편과의 관계가 더 돈독해졌다는 것 등등을 ...극히 개인적인 입장에서 말하는 것 뿐입니다. 물론, 이런 예기치 못한 수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시집살이가 없었다면 더 좋았을테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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