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선영이는 집으로 와서 우선 승미한테 전화를 했다.
"승미야 어떻게 됐냐?"
"글쎄 지금까지 별다른것은 없는데...아빠가 너 잠시 잠수타라고 하더라...
그런데 갈만한 곳은 있냐?"
"아니.."
"그러면 예전에 아빠랑 휴가차 내려간 시골집이 있는데 그쪽에 며칠 있어라.
내가 미리 그쪽에 전화해주마..
그리고 그쪽 연락처랑 주소는 메일로 보내줄께..돈은 부족하지 않니?"
"부족하지 않아..고맙다..공연히 나때문에.."
"기집애..고맙긴..빨리 서둘러.."
"알았어..내가 가서 전화할께.."
"그래 며칠 휴가다 생각하고 푹쉬고 와..알았지.."
"응..알았어.."
선영은 몇가지 옷가지랑 필요한것을 여행용가방에 넣고 서둘러서 집을 나섰다.
"은진씨.. 여기 예전에 와봤죠?"
"네에..고수씨가 바람맞힌곳이잖아요."
"아이~ 그걸 아직도 마음에 두고 있어요..사람 난감하게.."
하면서 고수는 미안한듯 뒷머리를 긁는다.
"고수씨는 벌써 약점 잡혔어요.."
"그러면 이를 어쩌나...제가 어떻게하면 그 약점에서 벗어날수 있죠?"
"저한테 잘해야죠..아주 잘..."
"네에 앞으로는 은진씨한테 잘할께요...예쁜짓도 많이하고 ..."
"네에..그래요."하면서 은진은 웃는다.
"주문할까요? 커피 드셔야죠? 뭘 먹을까? 종류가 많네요.."
"가요마운틴 좋던데요.."
고수는 메뉴 맨끝에서 발견하고 놀랐다.
"무슨 커피가 한잔에 삼만원이나 해요..우와 비싸다.."
"정말 삼만원이에요? 우와 정말 비싸다..나는 그냥 사줘서 먹었는데..."
"누가요? 신대리가요?"
은진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네에.."
"그래요..그러면...저기 웨이터~"
고수는 손짓을 하자..
저쪽에서 덩치가 큰 사내가 웃으면서 고수와 은진이 있는 테이블로 왔다.
"웨이터 주문 받아요..여기 가요마운틴 하나.."
덩치큰 사내는 웃으면서 고수의 등을 치면서 고수 옆자리에 앉는다.
"어라~ 종업원이 손님을 치네.."
은진은 무슨일인가해서 어리둥절해 있자 고수가 웃으면서
"은진씨 인사하세요..저의 선배이자 피씨방 사장이자 이까페 사장이죠.
성수형입니다."
"아..안녕하세요.." 은진이 목례를 하자 성수도 같이 인사를 한다.
"형..그런데 커피 한잔에 삼만원이면 인간적으로 너무 하지 않아?"
"아니 그건 너가 잘몰라서 하는 소리야.
원래 가요 마운틴이 인도네시아의 일부지역에서 생산되는데
생산량이 극히 적어 현지에서도 희귀품에 속하거든
그것을 우리는 원산지에서 직수입하잖아.그것도 최고급 특등품으로.."
"그래도...무슨 커피가 삼만원이나 하냐? 금가루 뿌렸나?"
"그래 알았다..알았어.."
성수는 주방쪽에 대고
"여기 가요마운틴 둘.."
"고마워. 역시 성수형밖에 없다니깐...후후.."
"고맙긴 니 월급에서 깔건데..."
"헉~" -_-;;;;
"형..우리 은진씨 예쁘지?"
성수는 은진을 보면서 "정말 상당한 미인이시네요.."
"감사합니다."
"고수 너 주변에는 어떻게 다 미인만 있냐? 선영이도 그렇...."
성수는 말을 하다가 아차싶어서 말을 끊어지만 시간과 한번
내뱉은말은 줏어담을수 없는것 아닌가
은진은 고수를 빤히 쳐다보자 성수는 슬그머니 일어서면서
"아니 애들이 원두를 따서 만들나? 왜 이렇게 안나오는거야?"
하면서 도망을 갔다.
고수는 당황하면서
"아이참..성수형은...
저기.. 은진씨 오해하면 안되는데..
선영이라고 제가 일하는 피씨방에서 오는 동생같은 애가 있어요..
그냥 동생같은 애입니다.
은진씨 정말 오해하면 안돼요..."
"저 아무말도 안했는데요.."
"아하..글쵸..아무말도 안했죠...괜히 내가..하하.."
"괜찮아요..저는 고수씨 믿어요.."
"네에..고마워요..은진씨..
휴~ 순간 아찔했네요..은진씨가 오해할까봐.."
"그런게 오해거리가 되나?
아참~ 고수씨 저 아마도 회사에서 하는 주최하는 영어경시대회에 나갈지 몰라요."
"정말이요?"
"네에..."
"정말 축하해요.."
고수는 물잔을 들어서 짠~하고 축배를 했다.
"고마워요..그런데요..솔직히 자신없어요..외국에서 살다온 사람들도
많을테고 그리고 요즈음 공부도 소홀했구요.."
"에이~ 은진씨답지 않다."
"음...저답다는것은 어떤거죠?"
"음..그러니깐 절대 꺽이지 않는 불굴의 의지라고 할까?
다들 승산없다고 하는 경기도 끝나기 전까지는
절대 졌다고 말하지 안하고 최선을 다하죠.
그런 모습이 은진씨 입니다."
"네에...고마워요..힘이 나네요..
이건 미리 김치국일지 몰라도 일등하면
뉴욕주재원으로 파견 우선권이 주어진다는군요."
"아..네에..뉴욕이요.."
"에이~걱정마세요..고수씨.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깐요..."
"그러면 공부하셔야겠네..그러면 앞으로 자주 못보겠네요.."
"글쎄 말이에요..대회가 얼마 안남아서..그럴것 같네요..어쩌죠?"
"저는 괜찮아요.
혹시 은진씨가 공부가 잘 안된다고 하면 언제든지 제가 놀아줄께요..
그러면 되죠?"
"그러면 매일 공부 잘 안된다고 해야겠네요.."
"후후..우리 은진씨도 의외로 깜찍한면이 있네요..깜찍이.."
둘은 마주보고 해맑게 웃는다.
은진의 눈웃음과 미소는 고수의 눈에서 가슴속으로 들어와서
맑은등불 하나를 켠다.
승미집앞에서 꼼짝 못하고 삼일째 잠복을 하고 있는 장형사는
아무런 진척이 없자 슬슬 부아가 나기시작하는데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아 반장님.."
"아니 도대체 너 뭐하는 인간이야?...여기 손이 모자라서 죽겠다는데
거기서 뭐하는 거야.."
"그게 아니고 말입니다."
"안이고 밖이고간에 시끄러워 빨리 대충 접어.
아니 장사한두번해.
뭐 재료가 있어야 수사를 하던
굿을 하던하지 아무것도 없잖아..
뭘 어쩌자고? 거기서 짱박혀서 정년퇴직할래? 철수하고 얼른 튀어들어와"
"네에..알겠습니다."
장형사를 끊으면서
"누구는 이짓거리가 취미라서 이러고 있는줄 아나?"
장형사는 승미집을 한번 스윽보더니 할수없다는 듯이 차에 시동을 걸고
차를 빼는데 다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장형사입니다...아~ 의원님..."
"어떻게 되어가나"
장형사는 그동안의 수사진행을 설명하자
"이런 답답한 친구를 봤나?...합법이던 불법이던 밀어붙여.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내가 다 막아줄테니깐
그리고 반장한테는 내가 전화할테니깐
자네는 여기에만 전념해..화령사님한테는 아직 소식없고..그래..알았네."
전화를 끊으면서
"아니 이것들이 짰나? 다들 왜 나한테만 지랄이야..어유 열받어.."
장형사는 거칠게 차를 몰면서
"그래 누구는 방법이 없어서 안했나? 이제는 법이고 나발이고 다 필요없어."
장형사는 운전을 하면서 어디론가 전화를 한다.
"찍새냐? 나야 장형사..예전에 너 잡아넣은 장형사 몰라?"
"아하~ 형님이세요...그런데 왠일이세요?"
"왠일이긴 집안이지...오늘 보자..."
"오늘은 곤란한데요..비지니스가 있어서.."
"흥~ 소매치기도 비지니스냐?"
"아이참 형님도 무슨 말씀을 그렇게 섭하게 하십니까? 저 손씻었습니다."
"손은 누구나 다 씻지 않냐? 특히 거기에 갔다오면..."
"아니 형님도..정말 씻었다니깐요.."
"씻든 말리든 그건 나랑 상관없고 너 오늘 내일 좀 도와라."
"무슨일이신데요.."
"이따가 나와보면 말해주테니깐 내가 나오라는데로 나와라.
참고로 나 지금 기분 아주 더럽거든 괜히 오늘 나 물먹이면 골로 간다.
알아서 기어라..알았지?"
잠시후 장형사는 삼화여대 앞에서 차를 세우고 운전석에서
지나가는 여학생들을 유심히 보다가 저쪽에 찍새가 나타나자
윈도우를 내리고 오라고 손짓을 한다.
찍새는 뛰어와서 운전석 옆자리에 앉는다.
"안녕하셨어요..정말 오랫간만이네요..형님.."
"안녕못하다..삼일째 집에도 못들어가고 이렇게 햄버거로 때우고
있는데 너같으면 안녕하겠냐?"
장형사는 햄버거를 한입 덥썩 베어먹으면서 말했다.
"누가 이런 민중의 지팡이의 고초를 누가 알까요.
실제로 현장에서 부딪히는 저같은 사람이나 알죠."
"너같은 놈 때문에 그 고초가 늘어나는거야..
그런데 아직도 곰발바닥 너밑에 있냐?"
"네에..."
"개는 다이어트를 하던지 아니면 달리기 트레이닝을 시키던지
무슨 수를 내라.
아니면 은퇴시키고 씨름선수를 시키던지..
그 몸매로 달아나는걸 뒤에서 보고 있으면 불쌍해."
"휴~ 어쩝니까? 나라도 안걷으면 그 불쌍한놈 누가 걷어주나요?"
"그나저나 형님..요즈음 애들 집에서 뭘 먹이는지 저리 몸매가 쭉쭉빵빵
징하게 착할까요?"
찍새는 여기저리 눈돌리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장형사는 갑자기 고개를 숙이면 찍새의 머리를 눌러서 숙이게 했다.
"형님 무슨일입니까?"
장형사는 살짝 고개를 들더니
"저기 보이지 보라색 가방맨 여학생...."
찍새도 빼꼼 고개를 들어서 보더니
"네에..야사시하게 생긴게...참말로 맛나겠네요.."
하면서 음흉한 눈으로 승미를 보면서 침을 꿀꺽 삼킨다.
장형사는 어이없다는 듯이 찍새를 보더니 뒷통수를 한대 팍~ 치더니
"미친새끼... 재네 아버지가 예전에 전국구에서
다섯손가락안에 드는 행동대장이야.
혹시 딴마음 먹었다간 쥐도 새도 모르게 너하나 세상에 없어지는걸로
끝나는게 아니라 너희 가족 그리고 너희 똘마니들까지
다 같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려.."
"정..정말이요?.아이고 무시라..그런데 제가 무슨일을 하면 되는거죠.."
"너가 잘하는것....들키지 않게 저 학생 핸드폰을 슬쩍 가져와.."
"아따 형님도 그깐 핸드폰이 얼마나 한다고 제가 사드릴까요?"
"아자식~ 필요하니깐 가져오라는거지..말 더럽게 많네..
빨리 가서 물어와.."
찍새는 떠밀리다시피하면서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승미를 뒤를 따라가면서 계속 기회를 옅봤다.
그러던중에 지하철에 승차할때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틈을 타서
승미의 가방에서 핸드폰을 슬쩍했다.
10년 짬밥의 찍새에게 이정도는 그저 심심풀이 땅콩정도였다.
찍새는 장형사에게 돌아와서 옆자리에 앉으면서 핸드폰을 건네주자
장형사는 핸드폰을 받으면서
"어..그래...오늘일 누구한테도 말하지 마..알았지?"
"네에.."
"그래 가봐.."
찍새는 내려서 장형사한테
"저기..형님 앞으로 우리애들 잘부탁합니다.."
"글쎄다..내가 소매치기는 이제는 내담당이 아니라서...
최형사가 하지...아마..잘있어..흐흐.."
장형사는 자동차를 부웅하고 몰고 가버렸다.
찍새는 가는 차를 보고서
"새끼 정말 재수없네..끝까지 수고했다는 말한마디를 안하네...
그리고 담당도 아닌게 나를 개부리듯이 부려먹냐?
에이씨 어째 꿈자리가 뒤숭숭하더라...카아악 퉵~
이거나 먹어나 나쁜새끼.."
하면서 찍새는 종주먹질을 했다.
장형사는 핸드폰을 열어서 최근 통화목록을 보았다.
역시나 선영의 이름이 찍혀있었다.
"내가 이럴줄 알았다니깐...너는 뛰어봤자 벼룩이야...
자 그러면 이벼룩이 어디에 숨어있나 볼까?"
장형사는 통신회사로 차를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