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당비파(唐琵琶)를 연주하고 있는데, 이 악기는 향비파와 달리 목이 심하게 꺾이고 줄이 넷이다. 지금은 그 연주법이 단절되었으나 김홍도 당시에는 거문고 만큼이나 아악 연주를 대표하는 점잖은 악기였다. 그러므로 당비파를 연주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인물의 고고함이 짐작된다. 특히 주인공은 사방관을 쓴 중치막 차림에 맨발을 그대로 내놓고 있어 화제(畵題)처럼 세사에 초탈한 심사가 드러난다. 아무런 배경없이 주변에 늘어놓은 집기들은 지?필?묵?연의 문방사우와 서책, 골동 등이며, 파초잎 옆에 붓을 놓은 것은 옛 선비가 그 위에 시를 썼다가는 그대로 버렸다는 맑은 고사를 연상케하는 것이다. 모두 세사에 뜻을 두지 않고 살아 가겠다는 뜻을 상징한다. 발 앞에 놓인 생황과 무릎 뒤편의 호로병 역시 신선의 경계를 암시한다. 구석에 놓인 보검은 무예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맡에 두어 삿된 것을 멀리한다는 벽사의 뜻을 가진다. 또 검은 그것을 지닌 사람으로 하여금 강의과결(剛毅果決)한 기상(氣像)을 갖게 한다고 하여 문사들도 좋아하였다. 작품은 모두 거리낌없는 단 한 번의 붓질로 망설임없이 그었다. 작품에서 암시하고자 하는 경계가 필법에 그대로 내비취어 보인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