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띠동갑 과외하기를 끝마쳐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동안 애독해주신 여러분 정말 감사드립니다.
과외를 그만두고 개강을 한지 벌써 두달 정도 됩니다.
그런데 얼마 전 문자 하나가 도착했더라구요...
< 대체 왜 안 보내요? 네? 네? 네? 내 생일 10월 8일 이잖아요!!!!
일주일 안에 빠른 택배로 보내주실 것이라고 믿어요. 참! 삼만원 이하는 사절입니다당. ^^ >
으이구, 내 이 기집애를 기냥!!! -_-+++++++++++
과외 끝나기 전에 자기 생일이 10월 8일이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하더라구요. 선물을 보내
라길래...시간 나면 보내준다고 말했는데... 하루에 두 번씩 문자를 보내내요...--;;
암튼 붉은손과의 뒷 얘기를 좀더 해야겠네여..
저는 그것들이 싸우는 동안 가만히 듣고 있다가....
싸우는 지연이와 붉은손에게 바락! 소리를 질렀습니다
나: 웃기고들 있네. 이것들이 정말.... 누굴 허수아비로 아나...
아무리 버르장머리가 없어도 그렇지 니네 도대체 학교에서 멀 배웠어?(갑자기 학교 들먹이니
까 이상하지만요....--;;) 선생님이 선생님 같지가 않아? 내가 너희들보다 열 살은 더먹었어.
알아?
그날은 마침 집에 지연이 엄니도 안계시고 해서 마구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게다가 이제 그만
둘 때도 되어가고 해서....할말을 다 하고 그만둘 생각을 하고 말이지요...크크크...
그랬더니 이것들이 여전히 반성하는 빛이 없이...
지연: 선생님 뭐 그런걸 갖고 화내고 그러세요? 나이 많은 게 머 자랑인가요?
붉은손: (지연이에게)그러게 말야. 와... 그러니까 선생님이 벌써 꺽어진 오십이네요. 그렇죠?
지연: 아니야, 스물 여섯이야. 그러니까 꺽어진 오십하고도 한 살 더먹은 거지...
싸우던 이것들이 갑자기 하나가 되어서리....--
갑자기 화가 나기 시작했슴다. 내가 멋 때문에 이짓거리를 하고 있나...
이 버르장머리 없는 애들 앉혀놓고 도대체 멀 하자고...
오늘 아주 끝장을 봐?
그래도 한번 더 참기로 했습니다. 꾹 화를 억누르며..
이번달까지만 하면 돼...이제 세 번 남았어...
나: 자 공부하자. 저번 시간에 했던거...
지연: 근데 왜 안줘요?
나: 멀?
지연: 전에 내가 말했자나요. 지각하면 오분에 천원씩이라고.
선생님 오늘 오분 늦었고 이제까지 다섯 번 오분 늦었어요. 빨리 오천원 줘요.
나: (머리에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슴다....) 그럼 넌 나한테 24000원 줘야해. 생각 안나니?
저번에 너 과외인거 모르고 친구들하고 놀러가서 내가 기다리다가 그냥간거. 그리고 그 주에
보충해줬으니까 니가 두시간 값을 내야지. 안그래? 어서 가져와. 거기서 오천원 제하면 19000
원이네. 그렇지?(크크 약오르지롱??)
지연: (할말이 없는지 얼굴이 시뻘개지더니....)정말 웃겨! 그런게 어딧어요? 왜 선생님 맘대로
그런걸 만들어요?
나: 뭘 만들어? 당연한 거지. 니가 그때 내 두시간을 잡아먹었잖아. 안그래?
분위기가 썰렁한 걸 알고 붉은 손은 아무 말 안하고 가만히 있더군요...
그랬더니 요것이 또 버르장머리없이 말을 하기 시작했슴니다.
지연: 선생님은 오늘부로 해고에요. 내가 정말이지 과외 많이 해봤지만 선생님처럼 억지 부리
는 사람 첨봤어요. 당연히 학생한테 맞춰 줘야줘. 과외 선생님은 길에 널렸어요. 알아요?
과외 안하면 선생님이 손해지 내가 손해에요?
선생님 과외비 없으면 굶어죽는거 아니에요?
저는 이제 이성을 잃었습니다.
아아아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세 번 남은 거 돈으로 돌려주고 오늘로 관둬야지. --+++++
애 엄마에게는 이번달까지 하겠다고 말을 한 상태였습니다.
저는 할 말을 다 해야겠다는 생각에....이제 막나가기로 결심했슴다.
나: 야아아아아!!!!!!!! (저는 가르치던 책을 방바닥에 세차게 던져부렸습니다)
내가 정말이지 살다 살다 너같은애 첨봤다. 애가 왜 그리 애같지가 않니?
입에 돈소리를 달고 살아. 돈돈돈돈돈... 정말 지겹다. 너 잘 들어.
난 원래 너같은애 상대하는 사람 아니야. 알아?
너 자꾸 돈돈돈 하는데 나 그동안 돈 때문에 너 가르친 거야.
니가 이뻐서 가르친게 아니고.
괜히 그 성질 다 들어준 줄 아니? 너 매일 엄마 아빠 걱정하지?
그런데 니가 자꾸 그 모양으로 구니까 너네 엄마 아빠가 불쌍해진다.
딸이 이렇게 버르장머리 없는 줄 아시겠니? 너같은 앤 배워도 소용없어.
말을 막 내뱉었는데 막 속이 시원해지면서....
얼굴이 벌개져서 눈물이 고여 있는 애를 두고 유유히 가방을 싸서 아파트를 나왔습니다.
지연이 성질에 무슨 말이라도 하고 대들 줄 알았는데 의외로 가만히 있더군요..
아파트를 나와서 정신이 돌아오니 조금 안됐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리고 돈때문이니 어쩌니 했던건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하지만..
뭐 어쩔수 없죠.
애가 의외로 상대가 강하게 나갈땐 어린애다워지거든요.
하지만...내가 잘못한게 머 있어? 할 말만했지...하고 집에 가서 발뻗고 잤습니다.
그런데..그날 밤에 문자가 뾰로롱...
선생님. 메일 확인해 주세요. 지연 올림.
올림? 참내... 갑자기 불안해지더군요... 메일에 폭탄이라도 넣었나? --;;
그래도 열어봤죠....
선생님.... 정말 죄송해요. 그것밖에 드릴 말씀이 없어요. 제가 아주 못됐다는 거 다 알아요.
다들 저보고 아이답지 안대요. 그말 너무 마니 들어서 다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저도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이상하게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더 못되게 말이 나가요.
제 성질 다 받아주는 사람이 이 세상에 선생님밖에 없어서 그동안 못되게 굴었어요.
선생님 저 이번달까지 하는거 아는데...나머지 해주세요. 정말 잘못했어요.
제가 선생님 사랑하는거 아시죠? 그리고 선생님 정말 예뻐요.
선생님 마지막으로 선생님 팔뚝 살 조금만 빼세요. (--;; 이게 잘 나가다가....)
p.s 그런데 안빼도 예뻐요! ^^ (병주고 약주고...--)
깊은 밤 지연 올림..
저는 또 그 메일 한 장에 감동해서 세 번 가르치고 과외를 관뒀답니다.
지금까지 띠동갑 과외하기였습니다.
지연이는 요즘도 저에게 가끔 문자를 보내서 선물 타령을 한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요 과외를 관둔 후 이상하게 허전하고 지연이를
보고 싶다는 것입니다...--;;
지연이가 예쁘게 자라길 빌어주세요...
그동안 글을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