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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연서(戀書)

바이올렛 |2003.11.05 01:37
조회 403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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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연서(戀書)




배 찬 희/시




움직이지 마세요.

가을입니다.

애틋하게 매달린 나뭇잎 하나

당신의 사소한 몸짓에도 놀라

똑- 떨어지는.


문은 열지 마세요.

화간(和姦)하고 돌아서는 여인의 볼처럼

부끄럼 모르고 타오르는 갈잎들.

오늘은 제발 창 너머로만

만족하세요.


가을 비 서럽다고 본능으로만

훌러덩 바닥에 드러눕는데

막차도 아쉬워 5분쯤

5분쯤을 기약하는데

이 땅에서 5분쯤 더 머무르세요.


그러나

바람보다 먼저

사랑보다 먼저 떠나세요.

미련 끈 놓지 못해

미련하게 손짓하는

추억의 5분, 시간대위로


아뿔싸, 건강치 못한 내 눈물이

당신의 건강한 발목을 걸었군요.

그래요

아직은 가을입니다.

움직이지 마세요.





 


독백 2




배찬희/시




떠나볼까.....?


더 많이 흔들이는 나뭇잎 하나

똑바로 서.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팔랑

하늘 한 장

어깨로 내려앉는다.


자꾸만 인색해지는 웃음은 누구 죄?

갈바람에 푸드득 몸 푸는 나뭇잎

그저 바라만 봐도 눈 끝에서 메케한 연기 자욱하다.


팽- 팽-

괜시리 빈 코만 풀어대고

떠나도 보내도

가방 가득, 부러진 갈비뼈 사이로

쏴아- 쏴아-

바람이 지나간다


그. 립. 다.

말하지 않으려니

가슴에 돌탑이 쌓여 압사

사랑한다

말 하려하니

가슴에 총알이 지나간 듯 급살


손 흔드는 바람 있어, 잡아보니

아! 바로 그대였구나.....

가을




 

 

 

  (흐르는 노래 ... 페이지/벙어리 바이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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