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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묻은 군화와 꽃고무신56(등록금을 동결하자)

꽃고무신 |2003.11.27 13:25
조회 341 |추천 0

기숙사 축제가  끝나고.. 학교는 선거 열풍에 휩싸였다...

 

우리 학교도 예외는 아니였다....  여기서 기호 1번 열심히 하겠습니다... 인사 하면

 

얼마 못가 또 다른 후보가.. 음악을 틀어놓고 쿵짝쿵짝  춤추며.... 2번을 각인 시키느라

 

나름대로 열심히...선거운동 중이었다....

 

선거운동..................

 

선거................

 

그들의 공약사항을 보면....  등록금 동결이 항상 1번이었고........

 

2번  ... 3번... 래파토리 .. 매 선거때마다. 바뀌지도 않는다...


등록금 동결.....우리가 꼭 해내겠습니다...


팜플렛에 두껍게 쓰여있는 글씨를 보고... 피식~ 웃음이 나왔다......


신군을 알기 전. 새내기 00학번.. 2000년도  어수선했던  3월의 아직은 추웠던 봄이 생각났다

 

 


무주에서 홀로 경주까지 올라온 시골소녀 서양은

 

경주역에서 헤매다.. 택시기사 아저씨의 도움(?)으로 기숙사 앞마당에  도착할 수 있었다....

 

기숙사 앞마당에는 부모님과 같이 온 학생들이 짐을 차에서 내리는 모습

 

정신없이 왔다갔다 하며  수위아저씨께 방 열쇠를 받는 아이들...

 

사감선생님께 관생증을 발급 받는 아이들...

 

벌써 친구를 사귄 학생들은 이리저리 돌아다니구 있었다...

 


양손에  두꺼운 종이가방과  고등학교때 쓰던 책가방을 메고... 우두커니.. 서있던 나는

 

이 낯선 곳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약간의 두려움을 느꼈다....

 


평소에 눈치없다고 구박을 받던 나지만.... 혼자 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정신을 놓을 수가 없었다...

 

여동에 들어가던 순간...

 

턱 하고 숨이 막혀왔다.....

 


이름을 알 수없는 보살님이....정면에 서있는게 아닌가

 

그당시만 해도... 매일 저녁마다..  기도를 드리던 비록 나일론이긴 하지만

 

기독교 신자였던 나는 불교 학교 의 기숙사 답게 아침 6시마다.. 울리는 염불과

 

목탁소리...... 바닥의 연꽃 타일... 그리고 곳곳에  걸려있는 보살님들과...

 

동자의 그림..... 그리고.... 무주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민머리의

 

스님들이 너무 거북스러웠다....

 


학교 생활도 마찬가지였다.,

 

신입생 오티를 다녀와서 친구는 제법 많이 사궜지만...

 

학교가 등록금 투쟁으로 혼란스러웠고..  선배오빠들은...

 

곳곳에 선동적인 플랜카드와 전단지를 나눠주고 우리들에게 동참을 호소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1학년들을 선동하기란 무척 쉬웠을 것이다......

 

나는 신입생 오티에 가서 날 이티라 불렀던 남자아이와 무척 친해져서

 

그 남자아이의 친한 친구 3명과   나랑 친해진 2명 이렇게

 

Family 를 결성하여 매일 일곱명이서 뭉쳐 다녔다.....

 

그 선배들 눈에 우리만  협조해 준다면   일학년 나머지들도

 

동참할 것이라고 생각 했었나 보다.....

 

그  선배들 중 한명이 우리들한테 오더니...

 


" 내일 원효관 일층에서  단과대별로 다 모여서 거리 행진을 하기로 햇으니 꼭 와달라"

 

했고...

 

우린  비장한 책임감마저 느꼈다....

 


다음날 아침...

 

역시나......  원효관 일층은  북새통이었다.... 단과대별 깃발 아래로 모인 수많은 일학년들....

 

그중에서도 우리는... 어찌어찌 하여.. 맨 앞줄에 서서  등록금을 동결하자...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학교 신문사며  교내 방송국에서 취재를 하고 난리였다..

 

나와 내친구들은  학생들의 확실한 의지를 전달하고자... 더욱 큰소리로 외쳐댓고..

 

거리행진을 하기위해 교정을 빠져 나가고 있었는데...

 


" 야 너 진짜 거리 행진 할꺼야? "

 

" 그냥 하자.. 오늘 수업 하나도 안한다는데 머 "

 

" 그러지 말고 우리 영수네 집에 가서 놀자 "

 


석장동으로 가는 c코스에서 모이기로 하고..거리행진에 따라가는 척 하며 뒤로 빠졌다..

 

c코스 에 와보니....남자애  한명이 안보였다...

 

(그애는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한다,..)

 


영수네 집에서 라면 끓여 먹으며 라디오 듣고 있었다....

 

서로 어디서 왔는지 몰랐던 터라 서로 주섬주섬 자기 소개 비슷한 대화가 오갔다

 

 

 

" 난 군산에서 왔어.... 거기 제일고라고 있거든 거기 졸업하고. 왔고.. 성건동에서 자취해 "

 


" 군산?  나 군산 몇번 가봤어.. 거기 내 친구 있거든 난.. 무주에서 왔어..니들 무주 아냐?"

 


"무주? 알지.. 스키장.. 구천동... 우와.. 촌에서 왔구나... 난 상주에서 왔어..."

 


" 상주? 거기 배가 유명한데지? 난 부산인데...부산 토박이라 내가 사투리가 좀 심하데이 "

 


" 바보야.. 배가 유명한데는 나주 야.... 쯧쯧... 너 여기 돈 내고 들어왔지? 난 울산에서 왔어 "

 


" 나도 부산 사나이다.... 니 부산 어디서 왔는데?  우리집은 전포동이거든 '

 

 

한참을 얘기해 보니.. 나와 같이 전라도에서 올라온 남자애는 호민 이라는 애였고

 

같은 부산 친구인 영은이와  강빈 이는 금새 둘이 친해졌다...

 

상주에서 올라온  영수는   남자 혼자서 자취생활하는게 힘든 눈치였고...

 

울산에서 통학하는 희영이도  늘상 버스 타기 싫다고 자취하고 싶다고

 

집에서 노래를 부른다고 했다...

 


우리 패밀리는 항상 뭉쳐 다녔고......  급기야.. 전부 같은 동아리를 들기도 했다

 

(  다 같이 한 동아리를 들어야 했던 이유는 나 때문이다.)

 


거리 행진이며... 무척 소란스러웠던 날도  끝났고.. 결국 우리는 해냈다...

 

일인당... 등록금의 5%정도를 돌려받았던 것이다......

 

갑자기  공돈이 생긴 기분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물론 집에다가는  환불의  '환" 자도 꺼내지 않았다...

 


신체검사를 받으라는  통지서를 받고 영수가 고향으로  올라가고....

 

우리 여섯이서  도서관 지하에서 숙제를 하고 있는데.....

 

뒤에서 호민가 숨 넘어가는 목소리로

 


" 너네들 이거 봤어..?? "

 


하며   똑같은 책을 서너권  우리 앞에   떨어뜨렸다...

 

 

" 이게 뭔대? "

 

 


" 우리 실렸어..... .우리 얼굴이 나왔다고.....흑흑흑.. 쪽팔리게 시리..."

 


" 머~~~어? "

 

 

100몇쪽을 넘기자....

 

등록금 투쟁 에 대해 나오면서....

 

우리의 얼굴이 대따시 만하게 나온 사진이었다...

 

교내에서 만든 소식지였는데... 한눈에 봐도 영은이와 희영이는 너무 확실하게 나왔다

 


다행이 나는...... 희영이의 팔에 얼굴이 가려져서 알아 볼 수 없었다....( 휴.. 진짜 다행이다)

 


우리는  더이상 앉아서 숙제를 할 수가 없었다......

 

우선  소식지를 수거하여 우리 얼굴이 나온 부분이라도 찢어버리기로,,, 하고

 

단과대별 건물을 돌아다니며  소식지를 걷어들이기 시작했다....

 

 

 


그때 고생한걸 생각하며.. 아직도 웃음이 나옵니다....

등록금 투쟁....  그것이 나의 대학생활에서 첫 투쟁이자 마지막 투쟁 되었죠..
( 물론 투쟁 이라는 글자를 붙이기도 민망하지만...)


-------------아..그리고 사진 올리기로 했습니다.. 조금만기다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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