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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과 방패.. 그 기막힌 대립

김C |2008.06.29 21:29
조회 146 |추천 0

눈팅만 하는 20대 중반 남성입니다.

얼마전 티비로만 보던 촛불집회를 직접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보수의 편도 진보의 편도아니고, 사실 쇠고기 그다지 반대하진 않지만..

왠지 어머니 아버지뻘 되시는 분들도 고생하시는데 보고만 있기는 너무 부끄러워서 혼자라도 나가볼까..해서 나가봤죠.

역시 군중심리라는게 무섭더군요.

그사람들과 함께 무리를 지어있으니 저도 모르게 미친쇠고기를 외치고 있더랍니다..

그리고 의경복무중인 내 또래나 동생뻘 애들이 그렇게 밉게 보일수가 없더군요.. 자신들도 얼마나 싫을텐데..

나가 아닌 우리라서 그런가요.. 어느 무리를 가던 앞에서 주동하려는 분들이 계시고. 꼭 과격한 성향을 보이시는 분들이 계십니다..조마조마 했죠..

결국 언성이 높아지더니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갑니다..

아버지 뻘이나 되실분께 막말을 하는 녀석이 기가차서 저도 모르게 흥분이 되더군요;;

앞으로 나갔습니다. 그녀석 얼굴이나 보려구요....

얼굴이 시야에 들어오고.. 뭐라고 응수하려는 순간, 낯이 익더군요.

동네에서 행님~ 행님 하고 잘따르던 동생놈입니다.

군대간다고 소줏잔 기울이던 밤이 그리 지나지 않았는데.

기가 차던군요.

하필 거기서 찡그린 얼굴로 다시 만나야만 했을까요..

차마 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그길로 열에서 이탈해 집으로 오는 내내 참 답답하더군요..

서로 주먹과 곤봉을 휘둘르는 상황이 오지않은게 다행이었다는 생각까지;;;

 

온라인상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참 공감가는 시가 있더군요.

어느 의경의절규
  
  아가-
  왜 웃고 있니.
  
  무엇이 그리 즐겁기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냔 말이다.
  
  폭도로 몰리는 것이,
  머리가 깨져서 피 흘리는 것이
  어디 즐거운 일이냐.
  …
  나는 너를 이해할 수 없다.
  당장 교과서와 싸우기에도 바쁜 시간에…
  너는 어째서 촛불을 들고
  고작… 그것 하나만을 믿고서
  내 더러운 군화발 앞에 섰는가.
  
  나는 너에게 미안하지 않다.
  다만, 짐승이 되어버린 내 동료들이 밉고,
  너무나도 무능력한 내 자신이 미울 뿐…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매도되는
  나를 원망한다.
  증오하고, 또 저주한다.
  섧다.
  나는 운다.
  목 놓아 꺼이꺼이 운다.
  
  비라도 쏟아진다면-
  그래서 이 내 오열이 하늘 멀리
  퍼지지 않는다면 좋으련만…
  
  나는 네가 밉다.
  하지 말라고 분명 한사코 말렸건만
  철 없이 광화문 전 서 소리치던
  네가 밉다.
  
  너는 그저
  한낱 싸구려 연예 가십이나 들여다보며
  오르지 않는 성적을 한탄하며
  친구들과 노래방이나 전전해야 하는데...
  
  나는 그저
  좋아하는 야구 경기를 관람하며
  때로는 잘 써지지 않는 글 때문에
  골치 썩으며
  친구들과 소주잔이나 기울여야 하는데…
  
  너와 나는 그저
  세상이 허락한 인연이 너무나도 무뎌
  서로 만나 숨소리를
  나누지 않아야만 하는데...
  
  어느새
  세상에 너무나도 깊게 뿌리내린
  이 심오한 공포가 싫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네 잘못이 아님을…
  내 잘못이 아님을…
  그들은 시위대가…
  폭도가 아님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나는 이상과 진리와 현실과 규율과 감정,
  이 수많은 괴리 속에서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걸까...
  
  그래, 사실 나는
  너에게 미안하지 않단 그 말은 거짓이다.
  
  나는 사랑하고 있다.
  눈물 겹도록 아름다운 너희들의 불꽃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운다.
  그래, 그저 운다.
  내 자신이 너무 비참하고 초라해서…
  소리 내어 미친듯이 운다.
  
  밤새워 울어 목이 쉬고
  얼굴에 눈물 범벅이 되었어도
  사랑하는 네가 흘렸을 눈물과 피에 비하면
  티끌 만치의 가치가 없지 않겠느냐...
  
  계속해서 울고만 있다. 나는…
  왜냐하면…
  
  네가 자꾸 웃잖아…
  괜찮다면서…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면서…
  네가 너무 해맑게 웃잖아…
  
  미안해, 지켜주지 못해서…
  고마워…
  그리고 사랑한다-
  …
  
  타는 목마름으로 남 몰래 흐느끼며
  너희가 사랑하는 '민주'를
  나 역시 불러본다.
  
  역사가 심약한 내게
  어떤 깊은 원죄로 욕보여도
  원망하지 않겠다.
  나는 이 시대가 낳은
  절름발이 사생아이므로…
  
  민주야… 사랑한다-
  
  민주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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