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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아버지의 사진을 봤습니다..

아들.. |2008.07.04 08:11
조회 3,220 |추천 0

 

하... 막상 결심하고 글을써보려고하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참 어렵네요..

 

저는 20살 평범하기 그지없는 대학생입니다.

 

저희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제가어릴때 아버지는 한진중공업의 고위 간부였었습니다.

 

하지만 IMF 이후부터 실직자가 되셨죠.

 

어릴때 저는 아주 유복하게 자랐지만

 

IMF 이후부터는 아버지가 실직하시고

 

당구장 사업을 하셨는데 그것조차 망하셔서

 

저희가족은 정말 어렵게 지냈습니다.

 

매번 술을먹고 들어오셔서 어머니와 싸우시고

 

아버지가 저에게 가만히 오셔서 이혼을 할꺼라고 말할때는

 

이혼이라는거.

 

정말 저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는 평범한 삶을 살고싶었는데 청천벽력같은 소리였습니다.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아버지도 같이 우시더군요..

 

아버지의 우는모습 그때 처음으로 보았습니다..

 

너무 여리게 자라서 무서웠나봅니다.

 

훗날 주민등록등본을 땔일이 있어서 동사무소에서 때고 보았는데.

 

저희 네가족의 이름중 어머니의 이름이 빠져있더군요..

 

어머니와 이혼을 하시고 우리를 위해서 같이사는것 같았습니다..

 

저는 차라리 그것만으로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중2때부터 아버지와 어머니가 또다시 심하게 싸우기시작하셨습니다..

 

두분이서 싸우다기보다는 어머니가 맞는 입장이셨죠..

 

저는 그때 그토록 멋있던 우리 아버지가 술을마시고 들어와서

 

어머니를 왜 때리셨는지.. 이해가 가지않았습니다.

 

우리아버지.. 여느때와 다름없이.. 집에들어오셔서

 

그날도 저녁늦게부터 자고있던 어머니를 깨워서 싸우기 시작하시더군요..

 

저는 또 시작이구나.. 하면서 알아서 끝내겠지하며

 

그날도 그냥 그렇게 잠이들려고했습니다.

 

하지만 그날은 도저히 잠이들지않더군요..

 

큰방을 가보니 이불과 베개에 피가 정말 장난이아니었습니다.

 

옆을보니 머그컵이 깨져있더군요..

 

그걸 머리로 맞아서 그렇게 된거구나..

 

저는 어머니의 피를보자마자 어떻게 되는건아닌가

 

어린마음에 눈물부터 나왔습니다.

 

어머니가 괜찮다 괜찮다 하시자

 

그 눈물은 분노의 눈물이 되더군요.

 

아버지를 향해 대들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요.

 

그렇게 아버지와 대들고 있는데

 

어머니의 연락을 받았는지 작은외삼촌이 오시더군요

 

오셔서 어머니의 피를보자마자 미간을잡고 눈물을 참는데

 

일단 우리를 말리고.. 큰외삼촌을 부르시더라고요..

 

아버지와 이야기를 하는걸 들어보니..

 

어머니가 바람을 폈나봅니다.

 

하지만 그때당시에 어렸던 저로는 무조건 여자를때린 아버지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며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 단 한마디도 정말 단 한마디도 집안에서도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습니다.

 

정말 많이 싸웠구요.

 

하지만 아버지를 때리지는 못하겠더군요.. 정말

 

아들에게 맞았다는걸 평생 묻고가실거 아닙니까..

 

그뒤로 저는 굉장히 소극적이 되어서.. 남들 다있는 가장 친한친구. 고민상담을 해줄 친구가

 

한명도 없습니다.

 

대인관계도 좋은편이 아니구요. 

 

그러던 제가, 고등학교때에 아버지의 휴대폰을 우연히 보게되었습니다.

 

어머니의 잘못했다는 문자가 와있더군요. 다시 새출발하자고..

 

그 메세지를 보며 저는 정말 많이 생각했습니다.

 

내가 어머니의 편을 들어주는게 맞는가하고..

 

아들과 대화가 단절된 아버지는 얼마나 힘드실까하고..

 

그러면서도 시간은 계속흐르더군요.

 

집안사정이 어려운데도 부모님들이 장남만은 대학을가야한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부학자금대출을 받으셔서 대학을 보내주시더군요..

 

니가 중고등학교때 성적이 좋아서 이자가 없다고.. 괜찮다고.. 10년 20년 천천히 갚아가면 된다고..

 

제가 대학교를 오게되니 아버지는 운이좋게도 나이 50이 되어서도 다시 취직을하셨습니다.

 

비록 비정규직이긴 하지만 몸을혹사시켜 야간까지 일을하시면서 돈을 벌고 계십니다.

 

이도 다썩어서 윗니가 거의 없으신데도 치료를 받지 않습니다..

 

그돈을아껴 여동생과 제 학비를 댄다고..

 

대학교를와서 정말 많이생각했습니다.

 

내가 아버지에게 이러는게 정말 맞나하고요..

 

기숙사생활을 했었기때문에.. 결심을하고 주말에 바로 집으로 내려갔습니다.

 

집에도착해서 아버지에게 제일 처음으로 꺼낸말이

 

"아빠 당구한판 치러가자"

 

흔쾌히 승낙해주시더군요..

 

아버지와 지금은 사이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오늘아침 아버지의 휴대폰 배경화면을 보게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사진이더군요. 자신의 사진을 찍으신거같은데

 

그 표정이 아버지가 일을하러 나가신 지금도 잊혀지지않습니다.

 

어렸을적 그렇게 눈에 힘이 넘치고 잘생기셨던 아버지께서..

 

정말 힘드신표정.. 힘든 삶에 찌든표정..

 

제가 그동안 아버지에게 너무했던거같습니다.

 

용기를내서 아버지에게 문자메세지를 보냈습니다.

 

"아빠 갔다와요. 술많이 먹지말고 야간도 좀 줄이고..."

 

아버지께서 고맙다고하시더군요..

 

정말 아버지에게 죄송합니다.

 

그동안 일을하러가지 않는다고 나같으면 가족을위해 막노동이라도 하겠다고..

 

하지만 그동안 아버지도 많이 노력하셨거든요..

 

당구장에서 택시기사.. 심지어 친구의 술집 아르바이트까지..

 

정말 이글을쓰면서 아버지에게 죄송하다는 마음밖에는 들지않습니다...

 

지금이라도 아버지에게 말을건것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버지에게 평생 효도하고 살려고 합니다...

 

이세상의 모든아들에게 아버지에게 지금이라도 같이 효도하자고 말하고싶네요..

 

이글을 보실리 없지만..

 

 

아버지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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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글 읽는다고 고생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고민을 털어놓을 친구도 없어서 답답한마음에 그냥 하소연을 해봤습니다

 

어제.. 아직 철도 안든 마당에 생전처음 로또부터 사게되네요 ㅎㅎ

 

만약 당첨되면 아버지 치과치료나 해드려야겠습니다.

 

그리고.. 부탁하나 하자면.. 제발

 

제가 그 아버지입니다. 아빠입니다. 이런글 하지말아주세요..

 

누군가가 제 아버지를 사칭한다면 정말 마음아픕니다.

 

 

 

 

글읽어주신분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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