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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불쌍하고, 며느리는 돈독이 올랐다.

잘살거야 |2003.12.09 02:42
조회 2,857 |추천 0

하도 잠이 안와 하소연 좀 합니다.

저는 3년차 주부인데요잉, 마음이 요즘 무작시럽게 답답합니다.

결혼해서 산다는게 참 힘이 드네요.

 

 이번에 아파트에 입주하는데 좋지도 않고, 마음이 더 찹찹해요.

시부모님과 시누때문인데요, 저 혼자 속앓이를합니다.

 

 시누는 결혼하면서 울 시댁에서 아파트를 사줬습니다. 신랑이라고

진짜 두쪽 달랑차고 장가들었죠.

 우리가 첨엔 시집에서 살았는데 1년쯤 후 그니까 시누가 결혼하고

좀 지나서 였죠. 시엄니가 갑자기 분가하라고 하시더군요.

 

이게 왠 호재냐 랄라라 꿈이냐 생시냐 살림을 났습니다.

시누는 왠일인지 살림살이를 이것저것 장만해주며 지가 더 신나하더

군요. 이유는 나중에 알았지만 그 당시 저는 내심 고마웠습니다.

살림살이 비용은 물론 시엄니가 주셨지만 그래도 샘내지 않고, 저 여인이

왠일로 도움을 주나 생각했죠. 시누라면 샘내고 괜히 투정부릴만도 하니까요.

 

그런데 저희가 분가하자마자 시누가 냉큼 시댁에 친정살이를 자처하고 들어

왔습니다. 정말 기가막힐 뿐이었죠. 남들은 니가 분가했으니 무슨 할말이

있냐 하겠지만 정말 뒤통수 맞은 기분이었고, 시어머니께도 배신감이 들었습

니다. 저는 그때 만삭이었고, 혼자 이사하느라 죽을 고생했습니다.

남 보기에도 아들은 지 혼자 살겠다고 나가고, 딸이 들어와 효도하는꼴이었

으니까요. 우리들만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나이든 부모 버려두고

지들만 살겠다고 나온 애들처럼 하여간 우스운 모양새였죠.

 

 시집갈때 사준 아파트는 냉큼 팔아서 새 아파트 분양받고 그 아파트 입주

전까지 죽어도 친정에서 살겠답니다.

저는 속으로 부글부글끓었지만 어쩔 수 없죠. 힝.

거기까지는 좋았어요. 저는 말이 분가지 거의 매일 시댁에 불려가 청소며

집안일 거기다 태어난 아이까지 정말 정신이 없는 나날이었습니다.

 

 시누는 들어와서 방을 두개나 터서 지들이 쓰겠다고 해서 우리는 가도 마땅히

잘 방도 없게 만들었습니다.

솔직히 방 두개 쓰면되지 그걸 꼭 중간을 터서 지들이 쓰는 심보는 뭔지...

우리가 신혼방에서 잘 수도 없는거구, 그래서 지금은 가도 거실에서 잡니다.

아무리 자기집이라고 해도 손하나 까딱 안하는 건 물론 얼마전 출산까지 하셔서

아이도 시어머니와 시할머니가 키워주십니다.

너무 열받는 일이죠. 저도 맞벌이 했지만 시어머니 내심 아이 맡길까봐 아예

입밖에도 내지 못하게 선수를 치셨습니다. 그리고는 시누 아이는 아무일 안하고

봐주시는 거 보면 정말 말이 안나옵니다.

저희 시할머니는 정말 대단하신깐깐 양반인데, 자기 손녀는 자기방하나 안치워도

잔소리한번 안하는거 보면 정말 피가 꺼꾸로 솟습니다. 얼마전에 제가 아이보다가

허리를 삐끗했는데 저보고 한심하다 하십니다. 시누가 아파도 그런 소리를 하셨을지

눈물이 나왔습니다. 일부러 아픈척해서 일하러 안온다는 식으로 사람을 취급하는데

속을 뒤집을 수도 없는거구요.

 

 하여간 시누는 그렇게 2년을 버티고 있습니다.

솔직히 저는 시누 애만 봐도 짜증이 나요. 자기 아이 기저귀하나 안갈아 채우고

시어머니가 잘때까지 업어 재워주십니다.

내년이 입주인데 중도금 낼 돈이 없다고 매일 징징거립니다. 둘이 맞벌이하고,

시누는 시아버님 밑에서 일을 합니다. 말이 일이지 나가서 잠깐 있다가 오면서 한달에250

만원이나 받습니다.  남편도 벌고 , 기저귀 분유 생활비 모두 시어머니가 내주시는

데도 돈이 없다고하니까요. 하는 모양새가 그 아파트 분양권 팔아서 챙기고 아예 눌러

앉을 것 같습니다.

 

 우리도 분가하면서 시댁에서 아파트를 사주셨습니다. 말이 사주신거지 중도금은

4/3은 우리가 냈습니다. 처음 계약금 낸 분양권 사주신거니 2천얼마 들어간거였죠.

프리미엄까지 한 4천정도 보태주셨습니다. 이번달에 아파트 잔금을 치러야 하는데

돈이 빠듯해서 좀 말씀을 드려볼까 했더니 아예 입밖에도 못꺼내게 하시네요.

 

 너희는 월급받아서 다 어디다 쓰냐고 매일 돈없다고 한다고 하시네요.

저희 신랑 월급150만원 받아서 3년동안 저 브래지어 하나 못 사고, 엄마가 준거

나달나달해질때까지 입고 있습니다. 생리대값도 아까워서 천 끊어다가 삶아서 씁니다.

요즘 이렇게 사시는 분 계시나요?

 

 신랑도 아버님밑에서 일을 하니까 월급 받는것도 공돈 주시는 것처럼 생색을 내십

니다. 사실 누나보다 월급도 적게 받고 소처럼 일만하는데, 아무리 아들 교육상이라

고 해도 차별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얼마전엔 무슨말끝에 돈얘기가 나왔는데 아버님이 하시는 말씀이 너희 돈 많지,

있는 돈으로 잔금내라, 이러시질 않나,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 광고 나오면

이거 하나 사라 하십니다. 얘기하다가 어떻게 해서 재테크 한다더라 이런 말씀만

드려도 저한테는 니가 아주 돈독이 올랐구나 하십니다.

시누는 매일 부동산 사이트나 뒤지고 어떻게 하면 시댁 울궈먹나 궁리만 해도

저보고는 너무 일찍 돈에 눈뜨면 사람이 영악해지고 닳고 닳아진다고 안된다고

아예 그런쪽엔 눈도 돌리지 말라고 하십니다.

저희 결혼할때 땡전한푼 없이 시작했고, 아무리 1년간 시댁에서 살았다고 해도

150만원 그당시는 120만원받았습니다. 그거 다 모았다고 해도 얼마나 된다고

정말 너무하십니다.

 

 장볼때도 시누 애 기저귀에 분유 사오시면서 울 아들은 말로만 예쁘다 하시지

안사오시는 거보면 아무래도 제가 미우신건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평소엔 특별히 시집살이 시키시진 않지만 돈 문제가 걸리면 꼭 니들이

알아서 해라는 식입니다.

 

사실 시댁은 잘사는 편인데요. 저 시댁재산 바라는거 하나도 없습니다.

지금 마음으론 준대도 치사해서 싫습니다. 돈 문제로 걱정하시는 분들이 들으

면 우낀다 하시지만 이거 안겪어보면 모릅니다.

 돈 좀 있다고 그것도 가족들이 무시해보세요 . 진짜 오만정이 다 떨어집니다.

 

 얼마전에 어머님이 그러시데요.

요즘은 부모들도 만만하지 않아서 아들이라고 재산 다 안물려 준다고.

시댁쪽에 다른 친척 아들이 뭐 아버지 재산바라고 40이 넘도록 집에서 논다나

어쩐다나... 진짜 너무 치사하고 드러웠습니다.

 

 이번에 아파트 들어가고 어찌어찌 잔금내고 나면 시댁에 가고 싶지도 않습

니다. 며느리는 이러고 궁상떨고 사는데 아버지한테 월급받는다고 해서

이런 취급이나 받고, 막말로 나가서 둘이 포장마차라도 하면 마음이라도

편할거 같아요. 저 음식 잘합니다.

 

 딸은 데리고 살면서 갖은거 다 사주고 애 키워줘도 일하는게 안스럽다고

방청소까지 해주시면서 며느리는 공돈주시는 냥 내심 얄미워하시는거 보면

시자는 시자인가 봅니다.

 

 얼마전에 엄마가 암선고를 받으셨는데, 정말 하늘이 노랬습니다.

아버지 없이 우리 3남매 키우느라 갖은 고생 다 했는데  내가 대신 죽고

싶었습니다. 매일 매일 울기만 했죠.

그런데 시아버지는 엄마가 재산이 얼마나 되냐고 돌아가시기전에

확실히 분배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하십니다.

사실 올 봄에 엄마가 보증선게 잘못되어서 엄마앞으로 된 재산을 모두

저희 신랑명의로 바꿔놓았습니다. 그거 믿고 그러시는건지, 정말 서운하고

기분나빴습니다. 사람이 죽는데 돈이 문제인가요?

제가 그랬습니다. 저는 엄마 돌아가셔도 엄마재산 다 남동생 줄거라구,

남동생이 잘 되어야 나중에 친정이라고 가도 기댈곳이 있는거 아니냐구

했습니다. 아직 동생은 대학생인데 그래도 그 전엔 니가 관리해야 하는거

아니냐구 하시더군요.

 

 오늘따라 너무 서글프고 궁상시럽습니다.

딸은 친정사는게 불쌍하고, 며느리는 갖은 수발 다해도 그냥 그러려니

조금 뭐 하나 사줄려면 돈 아깝고 그러신가 봅니다.

울 엄마는 왜 아퍼가지고 이렇게 마음을 더 힘들게 하는지

이제 친정가면 언제나 내편되어줄 울 엄마마저 없어지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나도 울 엄마에게는 소중한 딸입니다.

 

 저 잘 살겁니다. 시부모님 눈치 안보고 내 힘으로 돈 벌어서 더 잘살겁니다.

그깟돈 몇푼 바라고 눈치나 보며,내 청춘 늙혀보내지 않을 겁니다.

노력만 하면 어쨌든 잘 살 수 있는 세상 아닌가요?

더 악착같이 살아서 보란듯이 잘 될겁니다. 울 엄마도 꼭 낫게 할거구요.

이래서 여자는 결혼하면 독해지나 봅니다.

오늘따라 너무 우울하고, 눈물만 나구, 힘이 빠집니다.

좋은 날이 오겠죠. 나 꼭 잘 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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