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어제 오후 울적한 마음에 눈물 한움큼 훔치면서 사무실 한켠에서 남몰래 쓴 글인데..
톡됐네요;; ㄷㄷ;;
일단 글 취지대로...
다시 한번 부모님들한테 좋은 자식들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따뜻한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http://www.cyworld.co.kr/cloud2519
리플들을 차분히 모두 읽어봤습니다.
부모님한테 고마움을 느끼셨다는 분들, 감사글 남겨주신분들, 칭찬글 남겨주신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 본문 ===================
톡에 글은 커녕 리플 한번 안달아본 서른살 직장인입니다.
다른 분들 톡을 읽다가 문득 지난주 일이 생각나서 저도 몇자 적어봅니다.
엄마가 이가 많이 안 좋다면서 치료를 하는데 300만원이 든다며 어렵게 어렵게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그자리에서 흔쾌히 계좌이체를 해주었지만 월세에 지하철로 출퇴근하면서,
한푼 두푼 모았던 돈을 고스란히 다 드리고
통장 잔고가 10만원 남은걸 보면서 허탈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참 못됐게 잠시나마 엄마가 원망스럽기마저 했습니다.
집에서 도와주진 못할 망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서너달즘 지난 뒤의 일입니다...
야근을 늦게까지 하다가 보면 밥때를 놓치는 때가 많아서
대개 밥을 포장해서 집에서 혼자 쓸쓸하게 먹고는 합니다만,
그날은 왠지 얼큰한 순두부찌개가 먹고 싶어서 집에 가던 길에 식당을 들렀습니다.
시간이 11시가 넘어가고 있었을 무렵...
저 말고도 몇몇 테이블에 사람들이 혼자 앉아서 신문을 보거나 TV를 보고 있더군요
조금 두리번 거리다 주문을 하고 뻘줌하게 앉아 있는데,
초등학교에 갓 들어갔을 법한 아이 손을 붙잡고 나이 지긋하신 할머니가 식당으로 들어왔습니다.
할머니는 근처에서 뭔가 장사를 하시는 것처럼
시장아주머니들이 사용하는 다용도 앞치마를 입으셨고,
아이는 한여름인데도 불구하고 허름한 긴팔을 입고 있었습니다.
밤이어도 날이 무척 더운데 말이죠..
그렇게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아 뭔가 주문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할머니가 앞치마속에서 뭔가를 꺼내 식탁에 올려놨습니다.
천원짜리 서너장과 동전이 한뭉치 나오더군요
아이는 관심없다는 듯이 무심하게 TV를 보고 있었고
할머니는 그렇게 음식이 나올때까지 돈을 세고 또 세고를 반복하더군요
그리고 잠시 후
그 테이블에 올려진 음식은 라면 한그릇이었습니다.
순간 어린 시절이 떠오르더군요
아빠없이 하루하루 식당 주방일을 하면서 삼남매를 키우신 엄마가 떠올랐습니다.
워낙 외가에서 곱게 자라 아무 것도 할줄 모르던 엄마는
식당에서 설겆이 하고 음식 보조 하는일을 하셨습니다.
당시 하루 일당이 만원가령이었습니다.
집에 가면 매일 반찬이 같았습니다.
장아찌, 김치, 깍두기, 된장국이 전부였어요...
늘 같은 것만 먹다가 제 생일날 엄마가 뭘 사주면 좋겠냐고 묻는데
아빠가 있을 때 모두 옹기종기 모여앉아서 주말에 주문해 먹었던 자장면이 생각났어요
그래서 자장면이 먹고 싶다 했습니다.
서울은 자장면 한그릇 잘 갖다 주더군요 많이 놀랐습니다.
시골은 자장면 한그릇 안갖다줍니다. 식당에 가서 먹어야 했어요.
집근처 중국집에 엄마 손을 붙잡고 자장면을 먹으러 갔습니다.
그리고는 한그릇을 시켜서 저혼자 열심히.. 정말 열심히도 먹었습니다.
저는 엄마보고 배안고프냐고 묻지도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뭐 그런 놈이 있었나 싶네요
그날 엄마의 표정이 아직도 떠오릅니다.
그 착하고 맑은 눈으로 저를 그윽하게 바라봤을 뿐이었지만,
엄마는 고맙다고, 그리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는 가운데
그렇게 저도 순두부찌개를 거의 다 먹고 식당을 나섰습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에 서서 할머니와 아이를 힐끔 봤습니다.
그때 아이가 할머니에게 하는 대화가 슬쩍 들렸습니다.
"엄마, 이거 다 먹고 떡볶이 먹으면 안돼?"
"(속삭이면서) 이런데서 떡볶이 먹으면 배아파서 병원가서 주사맞아야돼"
그리고는 놀라 그 할머니를 잠시나마 유심히 살펴봤습니다.
겉으로는 환갑이 다된 할머니처럼 늙었는데,
가만 보니 나이가 그렇게 들어보이지 않는 중년의 아줌마였던 거였습니다.
그 순간 어찌나 마음이 뭉클해지던지...
계산하려고 지갑을 꺼내면서 손이 떨렸습니다.
우리 엄마도 그때 그렇게 나를 키우려고 많이 늙었구나
그때 그렇게 고생해서 지금 저렇게 여기저기 아프신거구나 싶더군요
집에 가면서 내내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겨우 200 미터 앞인데 집까지 가는데 참 .. 오래도 걸렸습니다.....
나이 서른인데 집안 살림을 돕느라 군대를 늦게 다녀왔더니..
이제서야 2년차입니다.
아직 월급도 얼마 안되네요
하지만 월급의 1/4은 엄마한테 꼬박꼬박 부쳐드립니다.
물론 혼자 사시는데 돈 많이 남죠
그래도 그걸로 저금도 해보시고 적금도 들어보시고
요즘 유행한다는 펀드도 해보시라 했습니다.
한참 뒤에야 엄마한테 한번 물어본적 있습니다.
엄마는 정말 자장면이 싫으냐고
그랬더니 정말 싫다고 하십니다.
왜 그런지 물었더니....
제가 돈 부쳐드리고나서부터는 매주마다 친구분과 함께 자장면을 드셨다고 하네요
너무 자주 먹어서 이제는 물려서...
그래서 정말 싫어졌다고 하시더군요 ㅎㅎ
세상 어느 부모든 자식 대하는 마음 다른 부모는 아마 없을 겁니다..
전화라도 자주 드리는거.. 그게 정말 효도라고 하더군요
부모님 건강하실때 잘해드리지 않으면 나중에 정말 후회 많다고 하더군요
부모님께 효도많이 하세요
고맙습니다 엄마
앞으로도 더 잘해드릴께요
오래오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