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며칠째 술이 아니면 잠도 못자고
어제도 그렇게 술로써 겨우 잤는데..
역시 자면 또 꿈 꾸고...
어제는 꿈속에서마저 가슴이 아팠는지..
베개가 젖은 채로 깼습니다....
며칠전, 아니 이제 열흘도 넘었군요...
미래를 생각했던, 평생을 생각했던 사람하고 이별을 했습니다.
아직 젊은 나이에 섣불리 평생을 생각한다 말하기 힘들겠지만,
그만큼 믿었고, 무슨일이 있어도 나와 함께 해줄줄 알았었습니다..
힘든 기간 함께 해 줬던 만큼, 그만큼 그 사람을 믿었으니까요...
언젠가 다툼 이후로, 화해를 못했어서,
전 그날 혼자 술을 마시고,
편지를 쓰고 있었습니다...
화해의 편지를.. 내 맘을 담은 편지를...
다퉜던 이후로 섭섭했던 마음 접고, 혼자서 편지를 썼었죠...
밤새 예전 생각에 가슴 설레기도 하고, 보고싶기도 하고,
행복했던 우리 생각에 웃음 지며 새벽을 보내고 있는데
문자가 왔네요..
미안하다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후회하겠지만 가보겠다는
행복하라는....
저는 솔직히 그 말 믿지 않았습니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습니다.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거든요..
아무리 다투더라도... 어떻게 하면 풀고 잘 지낼까 생각했지
그래서 편지를 썼던건데...
하지만 그사람은 아니었나봐요... 다툼이 있을때마다
준비를 해왔고, 결국은 다른 사람을 맘에 담았나봐요..
나는 내 마음을 편지를 쓰고 있을 그 시간에, 그 사람이랑 만남을 시작했고...
그 순간에 전화해서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그때는 제 전화를 받았었고, 아침에 출근해야 하니 (그때 새벽 5시반)
낮에 얘기하자고...
볼쌍스럽게, 그때 있던 소주 3병여를 병나발로 마시고,
울면서 주정을 부렸던거 같아요... 통화시간이 10분은 넘었으니...
잠들었다 일어 났습니다.
같이 사는 동생들한테 부끄럽게 베개가 온통 젖어 있었어요.
부끄럽다는 생각보다는 또 전화를 했습니다.
덤덤한 목소리... 자기도 어쩔 수 없었다면서 미안하다는...
그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회사사람이랍니다. 회사 들어간지 한달 반만에...
1년반 가까이 저랑 만남을 갖고 미래를 약속했었는데...
회사 들어가서 그렇게 싫다는, 비호감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실은 그게 자꾸 대시해서 그랬나봐요..
남자친구가 있다고 회사사람들한테 말했다는데,
그런데도 대시했던...
그 사람도 그랬겠죠.. 군인 남자친구. 기껏해야 일주일에 한두번
만날 수 있는, 평상시에는 외로움에 떠는 여자가
만만했겠죠...
그래서 그때, 주말이었고 저는 지금 가겠다고 했습니다.
오지 말라더군요.. 보기 싫다고...
여지껏 제가 간다면 만사를 제쳐놓고
한번도 안빼고 저를 만나주던 사람이 보기싫다고 오지 말라더군요...
그 말 무시하고 그냥 갔습니다.
혹시라도 만나줄까, 만날 수 있을까 싶어서...
전화를 했습니다. "고객님의 요청에 의해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sk의 부가서비스 중에 개별통화수신거부가 있는데
제 번호를 수신거부했던 거였습니다.
제 업무상, 두개의 핸드폰을 쓰는데 두개의 번호 모두...
서울에 도착해서, 그녀의 집앞에서 공중전화로 전화를 했습니다.
안받더군요 역시...
비도 오고... 우선 친구들한테 내 꼴이 미안해서 전화는 못하고
혼자서, 항상 함께 가던, 처음 사귀게 될때 자주 찾던 그런 바에 갔습니다.
거기서 술을 마시고 있으면,
그녀가 찾아 와 줄줄 알았어요... 항상 혼자 술집을 가면 그곳에 간다는 것을 알테니까..
새벽에 술을 마시고, 또 얼마만의 술을 혼자 마신줄 모르겠어요..
술집에서 쓰러져서 잠이 들었고, 친형같은 주인형이 제 친구들에게 연락을해서
한 친구가 저를 데리러 왔나봐요... 그때 일어났고,
친구 전화기로 또 그녀의 번호를 눌렀습니다...
어떤 남자가 받더군요.. 술집인지 주변은 시끄러웠습니다...
순간적으로 알았지만,,, 그래도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누구세요?......"
"저 누구 남자친구인데요......" 웃음기 가득했던 그 목소리...
그 다음에 무슨말을 했던 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볼쌍스럽게 못나게, 욕하는것을
친구가 전화기를 빼서서 끊고....
처음으로 친구 앞에서 눈물을 보였어요.... 너무 억울해서....
며칠전까지만 해도, 내 사람이었는데...
예전에 그사람이랑 처음 시작할때, 저보다 전의 남자친구한테 전화가 와서
제가 한참 신경쓰일때가 있었어요...
제가 그때 수신거부해버리라고,, 그랬더니, 그녀가
안받으면 된다고.. 어떻게 그렇게 하냐고.. 그건 만났던 사람한테 예의가 아니지 않냐고
그랬었는데...
제가 그 예전 사람한테 전화 올때, 옆에 있었는데,
제가 받겠다고 하자.. 그러지 말라고... 싸우기 까지 했었는데...
저는 그녀한테, 사귀었던 사람도 아니었던 걸 까요?...
제 전화는 바로 수신거부에, 어떻게든 전화하자, 새로운 남자가 전화를 받게 하고...
압니다.. 미워해야하는거...원망하고 욕하면서..
그렇게 정말 싹 잊어 버리고.
새 출발해야 한다는거...
그게 잘 안되네요...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되었고,
돌이켜서도 안되지만..
하루하루 왼쪽 가슴을 부여잡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숨쉬기가 힘들정도로 아파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제 전화기는 그녀에게 수신거부 중입니다...
헤어진 옛 사람의 전화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그녀에게
장애물이겠지만,
제가 무슨 스토커도 아니고....
수신거부까지 해가면서, 저를 버리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해야 할까요...
너무나도 잔인한 그 이별에
하루에도 수백번씩 원망하려고, 잊으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뒤늦게 깨달은 제 큰 사랑에
하루하루를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후로 한번도 전화가 없었어요...
앞으로도 없을것 같아요...
하지만 잘때 조차, 전화기를 손에 쥐고 자요...
신분상, 하루종일 울지도 못하고,
속으로는 하루종일 울면서,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예전의 우리가 너무 그리워서...
나도 어쩔 수 없는 약한 남자란걸 순간순간 깨달으면서...
까맣게 타 버린 가슴, 눈물로 적시면서...
세상 모든게 우리는 이별을 한거라고, 끝난 거라고 말을 하고 있는데,
저 혼자 그걸 부정하고 있는거 같아요..
숨쉬는 것 조차 낯설 만큼, 내게 세상은 변했는데,
세상은 그대로네요...
술을 마셨던 그날, 아침에 택시를 탔었습니다.
울고 있었나봐요.. 택시 기사 아저씨가 물었죠.
남자가 왜 우냐고....
제가 대답했어요... 애인이 어제 죽었다고...
그래요.. 내가 사랑했던, 내가 마음에 담았던 그녀는 이제 죽었어요..
매일 술마시면서, 생각나서 번호를 눌러보면, 항상 수신거부 멘트...
팔다리가 잘린 느낌이에요..
제 번호를 보면 흔들려서가 아니라,
단지 제 번호 뜨는 자체가 싫어서인것 같단 느낌이에요..
1년반을 한결같이 그렇게 마음을 키워왔는데,
그 흔한 이별에,
너무나도 잔인한 이별에
쩔쩔매고 있는 약한 남자였습니다....
이제는 미워하고 싶어요...
하지만 그게, 그녀를 잊는거보다 더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