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군대 알고 가면 편함.

이성호 |2010.11.30 18:04
조회 1,880 |추천 3

  신체검사 3급 이상 받은 사람은 무조건 군대에 가야 한다. 방위사업체 대체 복무(2년 10개월을 근무한다.)와 같은 다른 방도가 없는 이상 가야 한다. 물론 누가 가고 싶어 하겠는가? 꽃다운 나이에 한창 인생의 즐거움을 만끽해야 할 그 시점에 누가 가고 싶어 하겠는가 말이다. 하지만 신의 아들(군 면제자)이 아닌 이상 가야 하는 곳이 군대이므로 필자는 올바른 군대 생활에 대해서 알려주고 싶다. 물론 필자는 육군을 마친지 1년밖에 넘지 않는 사회 새내기다. 그래서 그런지 아직도 그때가 생생하다. 본 글은 구타를 부르는 후임, 죽이고 싶은 선임들의 유형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처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세상에서 능력 있는 사람도 초라하게 만드는 곳이 군대이다. 사회에서 SKY를 다니는 학생이든 재벌가의 아들이든 가장 모자라 보이게 만들 때가 군대 이등병 시기이다. 다음 이야기는 필자의 실제 겪었던 일이다. 필자의 후임으로 28살짜리 후임이 들어왔다(필자는 당시 21세 일병). 사회에서 대학도 마치고 유학 가서 공부 좀 하고 왔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 취직이랑 결혼하려니 군대가 걸려서 입대했단다. 하지만 군대의 이등병 생활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28세 형님도 초등학생인 사촌 동생보다 필자를 답답하게 만들었다. 히히 수건을 빨 때 치약 거품을 왕창 내서 빨아 오라고 시켰다. 필자가 숙달된 조교의 시범도 보였다. 그리고 시키고 전화하고 청소시간에 청소하려는데 수건에서 구린내가 났다. 왜 나냐고 하니깐 물이 차가워서 거품이 안나 그냥 빨았다고 했다. 분명히 숙달된 조교의 시범에서 시베리아 강가의 얼음물처럼 차가운 물에서도 생성되는 거품을 보여줬는데 후임은 치약 1/3을 쓰고도(필자는 검지보다 적게 썼다) 냄새가 났다. 선임들은 이런 후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된다. 앞으로 스트레스받을 때는 많다. 이때는 시간이 가길 기다린다. 그래서 꼭 자기와 똑같은 짓을 하는 후임이 오길 기다린다. 그래서 그 후임한테 신병 전담마크를 시키면 알아서 좋아진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두 후임에게 적당한 폭언과 관심은 군대 기강 유지에 필요하다.

 

  군대에서 제일 싫은 선임은 두 가지로 나뉜다. 안 씻는 선임, 무서운 선임이 두 분류다. 먼저 안 씻는 선임은 솔직히 답이 없다. 만약 운이 없게 내가 그 선임 옆에서 자게 된다면, 먼저 그 선임과 친해져라. 그리고 씻을 때 꼭 같이 가자고 해라. 그게 안 된다면 최대한 일찍 잠들어라. 아니면 구수한 냄새와 함께 밤을 지새울지도 모른다. 필자도 2개월간 안 씻기로 유명한 병장과 바로 옆에서 동침했다. 그때 필자는 짬(개월)이 되지 않아서 꿋꿋이 참고, 일찍 잠들었다. 하지만 야간 근무 끝나고 들어 오면 냄새가 났다. 머리와 발 냄새 때문에 필자는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래서 PX(충성클럽이라고 군대 내 편의점)에서 산 페브리즈를 몰래 뿌리고 잤다. 그런데 하루는 뿌리다가 모르고 머리 쪽으로 분사해서 걸리고 말았다. 다음날 엄청 혼났다. 이렇게 혼나는 과정이 있을 수 있지만, 사람답게 자기 위해서는 이런 대처가 필요하다.

 

  다음은 무서운 선임이다. 보통 무서운 선임은 스스로 에이스라고 자부할 정도로 잘한다. 만약 자기도 못하면서 남을 나무라면 그런 선임은 무시해라. 왜냐면 그런 사람일수록 옆에서 도와주는(같이 괴롭히는) 선임이 없다. 군대는 실수를 하면 한 명한테 혼나는 것이 아니라 한 소대를 넘어 한 중대내의 모든 선임한테 혼나기 때문에 실수가 무서운 것이다. 하지만 한 선임만 혼낸다면 그건 무섭지 않다. 에이스한테 혼난다면 무조건 잘못했다고 하고 다음부턴 바로잡겠다고 해라. 이유 없는 괴롭힘이라면 참아라. 참고 참아서 그러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고 싶으면 분기마다 이루어지는 소원수리에 몰래 작성해라. 물론 이 사건을 통해서 왕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왕따가 구타, 폭언보다 낫다고 생각하면 이렇게 해라. 그리고 남은 군 생활을 열심히 하면 다른 동지들도 ‘힘들었겠구나.’라고 생각하고 함께해 줄 것이다.

 

  필자의 쓴 글이 좀 길었다. 군대는 로또이다. 자신이 어디 배치받는지에 따라 대처 방안이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군대를 최대한 빨리 가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어느 곳을 가도 욕을 안 먹을 수 는 없다. 욕 안 먹는 이등병은 65만 군인 중에 몇 안 될 것이다. 그러니 이왕 먹을 욕을 이왕이면 나보다 나이 많은 형들에게 먹는 것이 낫지 않은가?

 

부록으로 병장 놀이 속칭 ‘삐대기’의 좋은 예를 소개하겠다.

① 운전병이고 계절이 여름이라면 차량 하부 수입을 해라. 차량 밑에 깔판 깔고 들어간다면 간부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병장으로 착각하게 한다. 주의할 점은 코는 골지 마라.

 

② 상말 이상이라면 외진을 가도록 적극적으로 조치하라. 축구를 할 때 하루 정도는 열심히 해라. 적당히 삔 것으로 2주 정도의 일과를 쉽게 마칠 수 있다. 전역 전에 모든 병을 나 치료하고 나갈 수 있도록 해라. 군 병원은 무료이기 때문에 하지만 치과는 가지 마라. 생니 다 뽑는다. 이 기회는 계급이 돼서야 써야지 미리 쓴다면 폭언 욕설의 지름길이다.

 

③ 짬이 된다면 작계병과 친해져서 진지공사 기간에 휴가를 나가라. 이건 일정표가 공지되기 전에 간부들과 상의를 통해서 이때 급한 사정이 있어서 나가야 한다고 해라. 사전에 하는 것이 중요하다.

 

④ 일과 시간에 작업을 한다면 잦은 화장실 출입을 감행해라. 대변이 급하다고 하면 안 보내 줄 간부 없다. 안 보내 주면 명품 발연기가 필요하다.

 

여성분들 몇몇 여성분들은 군인 무시하는데 군인도 남자입니다. 그리고 전국의 수많은 예비군의 생생한 정보를 기다립니다. 댓글을 통해 새로운 유형과 대처방안을 제시해준다면 차기 글에 반영하겠습니다.

추천수3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