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우리는 한국에 살고 있는가'

쵬e |2010.11.30 21:48
조회 40,327 |추천 70

-----------------------------------------------------------------------------

 

익숙함이라는 악

우리는 익숙함이라는 어둠에 가려져, 코앞의 세상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지나칠 때가 많다.

 

오랜 기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아니 우리가 방관하던 그 사이에, 대한민국은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 우후죽순 늘어가는 건물들 사이를 지나면서도 우리는 어색함을 느끼지 못한 채, 그 익숙함에 길들여진 것이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자연과 함께 살아왔다. 쌓이고 쌓인 조상들의 긴 이야기처럼, 우리의 한숨과 웃음이 뒤섞인 한반도의 표정과도 같은 담백한 아름다움은, 우리의 전통 건축 구석구석에서 베어 나고 있다. 산세의 흐름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처마선과 마루에서 바라보는 마당은 마치 풍경화를 보는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또한 자연에 순응하는 우리의 전통 건축물은 그대로도 편안한 자연이 되며, 자연의 한 끝이 집의 뜰일 수 있고, 이 집의 뜰은 담을 넘고 들을 건너서 자연 속으로 번져 나가는 또 다른 자연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한국 전통 건축의 아름다운 미학이며, 본능인 것이다.

 

‘왜 우리는 이러한 우리 전통 건축에 대한 본능적인 익숙함을 잊은 채 살아가는 것일까?’

 

한국인, 한국을 버리다.

점점 건축물은 하나둘씩 우리가 밟고 서있는 땅으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일지 모른다. 지구라는 한계 공간 안에서 더 많은 공간을 창출하고자 하는 욕망, 건축 기술의 발전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며, 세계 건축 기술 경쟁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초고층 건축물로 대표되는 건축 기술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작게는 국가적, 크게는 세계적인 랜드마크(어떤 지역을 식별하는 데 목표물로서 적당한 사물, 주위의 경관 중에서 두드러지게 눈에 띄기 쉬운 것, 표지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그 선두 반열(초고층 건축물 순위)에 오르기 위해 수많은 초고층 건축물을 계획·건설하고 있다.

 

현재 건설 중인 초고층 건축물은 다음과 같다.

 

 

[ 서울 뚝섬 서울숲 / 현대차그룹 사옥 110층(550m) / 2015년 완공예정 ]

 

 

 

 

[ 서울 잠실 / 제2 롯데월드 슈퍼타워 123층 (555m) / 2015년 완공예정 ]

 

 

 

 

[ 인천 청라 / 시티타워 110층 (450m) ]

 

 

 

 

 

[ 부산 중구 중앙동 / 롯데타운 123층 (511m) / 2014년 완공 예정 ]

 

 

 

 

[ 서울 마포 상암 / 서울라이트 133층 (640m) / 2014년 완공예정 ]

 

 

 

 

[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 드림타워 150층 (665m) / 2016년 완공 ]

 

 

 

 

[ 인천 송도 / 인천타워 151층 (587m) / 2017년 완공 ]

  

이외에도 수많은 초고층 건축물들이 계획·설계되고 있는데, 앞으로 10년 안에 한국에는 수십 개의 초고층 건축물이 건설될 예정이다. 이러한 초고층 건축물들은 각각의 랜드마크를 이루기보다는, 서로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처럼 연결되어, 가장 높은, 혹은 가장 특이한 초고층만이 한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경쟁은 세계적으로 발생되어 세계의 경쟁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쟁 속 우리는 ‘한국의 초고층 건축물’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울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는 ‘한국 건축물’이 아닌 서구의 건축물을 모방하는 것은 아닐까?’

 

프랑스건축가협회(SFA) 회장인 로랑 살로몽 교수는 “한국 건축물에선 전통의 아름다움을 찾아볼 수 없다. 공장에서 찍어낸 듯 천편일률적이다. 개성이 강하고 자연친화적인 전통 건축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지 못해 안타깝다. 한국 사람들은 자신들의 진정한 보물을 보지 못하고 있다.”라며 한국 건축물들에 대해 비판했다. 이는 현재 국내 건축의 방향을 다시한번 재 검점하고, 전통 건축물 계승에 대해 심도 있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현재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새로운 서구의 문화에 열광하며, 우리의 전통을 옛것으로만 치부해 버렸던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이 필요하다.

 

한국, 한국인이 만들다?

건축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건축물은 점차 초고층의 형태로 변해가고 있다. 이는 각 나라의 초고층 건축물들이 그 나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고 있어, 그 역할과 의미가 더욱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초고층 건축물은 그 나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의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초고층은 ‘한국’이라는 나라 고유의 전통과 특색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전통 건축을 돌아봄으로써 기와지붕을 올리고 목조가구식 구조로의 회귀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전통 문화의 겉모습만을 본떠 만든 건축물이 아닌, 주변의 큰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그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한국 전통 건축의 ‘선’이 갖는 의미를 반영하는 것처럼, 현대적인 재해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서구의 익숙함에서 벗어나, 한국 전통의 특색 있는 ‘한국적인 초고층 건축물’을 계획하고 설계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로써, 현재의 서구화·정형화된 초고층 건축물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한국적인 초고층 건축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높이고, 한국 전통 건축 계승의 새로운 서막을 열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전통에 대한 관심은 비단 건축가만의 몫은 아니다. 우리 모두가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전통을 지키기 위한,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진정한 전통은 현대에도 살아 있어야 한다. 우리는 한국 전통 건축을 통해 현재의 건축과 나아가 미래의 건축에서도 우리만의 특수성과 전통성을 더욱 부각 시킬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하루 빨리 ‘한국, 한국인이 만들다!’라고 자신 있게 외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

 

[ 참고문헌 ]

 

황정일, “관광·건축 선진국 프랑스인들이 본 서울·서울·서울”, 『중앙일보』, 2008. 04. 29.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3128284  

 

에밀리, “한국전통건축을 통한 공간디자인 성찰”, 「네이버 블로그」, 2009. 11. 20.

http://cafe.naver.com/fotoz1.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199  

 

이호승, "초고층 랜드마크 '한국전통 옷' 입는다", 『mk뉴스』, 2009. 10. 16.

http://news.mk.co.kr/newsRead.php?sc=90000052&cm=실시간뉴스&year=2009&no=538327&selFlag=cc&relatedcode=&wonNo=541478&sID=300  

 

 

[ 사진출처 ]

 

쿡퀸, “한국 초고층 건물”, 「네이버 블로그」, 2010. 01. 27.

http://keumy0220.blog.me/80100607549  

 

----------------------------------------------------------------------------------------

 

 

추천수70
반대수3
베플위해환|2010.12.02 01:23
건축을 전공하는 사람 입장에서.....,, 건축물은 그 나라의 특색을 나타내는데, 이렇게 변화하다 보면. 한국만의 한국적인 건축이 사라지는 것 같아서 안타갑습니다...ㅠㅠ 발전을 시키되 모든 사람이 건축물을 보고 아 한국! 이라는 생각을 가지도록 그렇게 발전 시켰으면 좋겠습니다.ㅠㅠㅠ
베플난고3 |2010.12.02 11:32
한국적인것이 세계적인것이다. 라는 말도 있잖아요. 전 한복드레스디자이너를 꿈꾸는 현고3입니다. 이런 글을 볼때마다 너무 마음이 아파요.. 오히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전통가옥 지키고 있고 ..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나 주위에 있는 한국적인 모든것 하나 하나 조금씩 한국인의 손에서 벗어나고 있는거같아요.. 이런글 볼때마다 열폭할게 아니라 노력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ㅠㅠ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