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통치에 대한 선교사들의 태도는 어떠했을까? 거기에는 네 가지의 태도가 있다. 첫째는 적대요, 둘째는 무관심이요, 셋째는 협력이며, 넷째는 충성이었다. 넷째의 충성은 내가 믿고 있는 바에 의하면 온당한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이 입장은 예수 그리스도의 예와도 일치된다. 그리스도께서는 일본보다 더 악한 정부에 자기의 충성을 바쳤고 그의 사도들에게도 충성을 다하라고 촉구하였다. 이것은 바오로의 교훈인 로마서 13장의 말씀과도 일치된다. 평양에서의 한국 선교회에서 이 네 가지 입장 중 어느 것을 취할 것인가 충분히 토의를 거듭한 결과 충성의 입장을 만장 일치로 가결하였다."
또한 멕켄지(F.A.Mckenzie)는 일본의 침략이 가시화되는 과정 속에서 한국인들에게 아래와 같이 말하였다.
"그저 복종하라. 그리고 당신들이 더 좋은 사람이 되기를 힘쓰라. 당신들은 지금 무력으로써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당신들의 자녀들을 교육하라. 당신들도 그들(일본인)만큼의 자치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라."
그리고 피셔(J.E.Fisher)는 아래와 같이 말하였다.
"우리 기독교 선교사들은 일반적으로 준법적이요. 수헌적(守憲的)인 사람들이다. 한국인들을 뒤밀어서 일정(日政)에게 항거하거나 불복케 할 사람들이 아니다. 더구나 기독교는 사랑과 평화의 종교이다. 한국인들로 하여금 일본인들을 미워하게 한다면 그것은 기독교의 근본 교리에 배치되고 따라서 그것은 신에 대한 죄가 된다."
기독교 선교사들은 정교 분리 정책이란 이름 아래 이와 같이 일본의 종교 정책 뿐만 아니라 제국주의 정책을 비호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초기의 기독교가 부분적으로 종교를 통한 민족의 구원을 바라는 측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정교 분리 정책이 확립되면서부터는 전반적으로 민족 구원의 신앙 형태보다는 비정치적 개인 구원의 신앙 형태로 전개되어 갔다. 따라서 근대 기독교의 정교 분리 정책은 결과적으로 기독교로 하여금 민족 의식을 수용하지 못하게 하였고, 또한 민족주의 논리도 만들어 내지 못하게 하는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였던 것이다.
[출처] 반기련 - http://www.antichrist.or.kr/bbs/board.php?bo_table=gt&wr_id=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