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기에 앞서, 많은 분들이 교사의 이야기에 자동적으로 반응하시는, 철밥통이니, 뭐니 하는 그런 말씀 없이, 읽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차피 많은 분들은 대학 선택에 있어 교대와 사범대를 가지 않으시려고 선택하신 것이고, 교사라는 직업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직업이다보니 적성에 맞지 않으면 정말 하기 힘든 직업입니다.
그저 개인의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해 주시고,
가벼이 읽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우리반 아이들과 정말 행복하게 지내는 사람입니다.
매일매일 일기를 통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눈이 오는 날에는 눈싸움도 함께 하며, 함께 요리도 만들고, 추억도 만들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실수, 행동, 하나하나에 함께 웃고 서로 장난치며, 공부하며 그렇게 지내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던 중, 오늘, 학생들이 교사를 폭행했다는 신문기사를 세건이나 접했습니다.
착잡한 마음에 지금 이시간까지 잠을 이룰 수가 없어 이렇게 씁니다.
저는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오랜 시간 교사를 한 것은 아니지만,
어릴 때 만났던 좋은 선생님들을 본받고 싶은 마음과, 아이들을 좋아하는 마음, 아내로서 엄마로서, 선생님이라는 직업은 가정 생활을 꾸려나가기에도 모두 좋을 것 같아, 오랜 시간 꿈을 꾸고 교대에 진학하였습니다.
리코더불기, 뜀틀, 무용, 단소불기, 피아노, 컴퓨터, 앞구르기, 뒤구르기 등의 체육,
일반 대학교의 학생들이 상상도 하기 힘든 교육과정에서 말그대로 '양성'되었습니다.
임용고사를 보고, 발령을 받고,
누구나가 사회의 첫 발걸음에 설레이듯
저 또한 설레이는 마음으로 학교에 출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학교는 어릴 적 제가 겪어왔던 학교, 학생으로서 겪어 왔던 학교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이미 아이들은 우리가 어릴적 선생님을 어려워하던 그러한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발령을 받고 첫 수업 때,
하고 싶은 질문들을 하라고 하였을 때
아이들은 제가 젊은 선생님이고 해서 편하게 느꼈는지
이런 질문을 하더군요,.
"선생님 월급 얼마예요"
저희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질문이었습니다.
요즘 교사에 대한 학부모들의 생각은,
정말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제가 어렸을 때 벌어진 촌지를 받거나, 차별을 하거나 그러한 많은 일들로 인해
사회적으로 교사가 신뢰를 잃은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학부모들, 아이들은
본인들이 낸 세금으로 우리 교사들의 월급을 준다고 생각하고 함부로 대하기 일쑤입니다.
요즘 한창 뜨거운 감자인 급식 이야기를 해 볼까요?
무상 급식에 대하여 찬반이 뜨거운 상황이지요.
집안 사정이 어려워 급식비를 지원받는 아이들, 있습니다.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누가 급식비를 지원받는지 알지 못합니다.
옛날처럼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는 일은 있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민감한 내용이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그만큼 신경을 쓰신다는 것이지요.
선생님들은 그런아이들을 위해
조용히 방과후 학교의 무상 수업을 추천하고,
뒤쳐진 학습을 나머지공부로 도와주십니다.
방학 때 밥을 못먹은 아이들, 집안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도와 주는 것에
돈을 더 쓰는 것이 옳지 않을까요?
집안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걱정하지 않고 식사할 수 있도록 하는것,
누가 반대하겠습니까?
학교는 교육기관입니다.
학교의 1차적 목적은 교육이지 보육이 아닙니다.
학교의 자료실은 정말 낙후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실물 자료들은 언제 산건지도 모를만큼 낡았고, 망가진 것이 많습니다. 새로운 교구들은 계속 나오는데, 학교는 몇십년전 교구만을 가지고 교육을 합니다.
자기가 먹은 밥 값을 내는게, 왜 잘못된 일일까요?
무상 급식이라는 말이 나오니, 그간 내던 급식비가 아까워 진 것일까요?
넉넉한 아이들이 급식비를 내면, 무상급식지원 할 돈으로 교육에 더 투자할 수 있지 않을까요?
교구 현대화 할 수 있습니다.
부서지고 망가진 학교 자료들 교체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학습 준비물, 하나라도 더 새롭고 좋은 것, 더 교육적인 것으로 나누어 줄 수 있습니다.
급식시간은 교사의 근무 시간입니다. 급식 시간은 교사의 근무 시간이기 때문에, 교사는 다른 공무원들보다 한시간 일찍 퇴근합니다.
그런데 혹시,
서른명의 아이들과 급식 먹어 보셨습니까?
교사의 식사와 상관없이, 아이들은 자신이 궁금한것을 코앞에 와서 질문합니다.
급식판을 엎지르는 아이가 있으면 가서 일일히 닦는 것을 도와줍니다.
급식의 양을 가지고 다투는 아이들이 있으면 중재해야 합니다. 반찬을 남기는 아이들이 있으면 일일히 먹게 해야합니다.
급식이 남으면, 어느 아이 하나 서운하지 않게 골고루 돌아다니며 나누어 주어야 합니다.
정말, 밥이 눈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릅니다.
급식에 포함되는 우유 마시기요?
우유를 마시라고 열번을 소리쳐도
우유를 싫어하는 아이들은 못들은척합니다.
버리고 가기 일쑤입니다.
어째서 교사가 우유 마셔라를 목놓아 외쳐야 합니까?
왜 학교에서 우유를 마셔야만 하는 것입니까?
어떤 학부모에게 민원이 들어왔습니다.
아이가 급식을 잘 먹지 않고 집으로 왔는데, 왜 교사가 제대로 먹이지 않았냐는 겁니다.
아이가 아침도 먹지 못하고 학교에 갔는데 점심까지 제대로 먹이지 않으면 어쩌냐는 겁니다.
여러분,
급식을 남기지 않도록 지도는 하지만, 유치원 생도 아니고, 먹기 싫은 것을 억지로 먹일 수 있습니까?
먹였다가, 아이가 체하거나 토를 하면, 또 억지로 먹였다고 민원이 들어옵니다.
도대체, 자기 자식 아침밥조차 챙겨 먹이지 않고 학교에 보내는 어머니가
학교에서 밥을 제대로 먹이지 않았다고 항의할 자격이 되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아이가 숙제를 해오지 않았습니다. 요즘 아이들, 학원 숙제는 기를 쓰고 해가면서,
학교 숙제 정말 안해옵니다. 부모님들도 학교 숙제는 안해도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잘 지도하지 않습니다.
그 숙제는 수업시간에 시화를 그리기 위해 알고 있는 시 하나를 베껴 오는 것에 불과한 간단한 숙제였습니다.
아이에게 왜 숙제를 해오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아이는 대답합니다. 웃으며.
"놀다가" -놀다가요 도 아니고 놀다가.입니다.
물론 놀다가 숙제 못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선생님은, 교사는 웃어른 입니다.
설사 놀다가 그랬다고 한들,
잘못했다는 반성의 기색이 있어야 옳다는 말입니다.
예의를 갖추어 이야기 해야 옳으며, 그 아이를 지도하는 동안 다른 아이들은 시간을 버리는 꼴이 됩니다.
다른 아이들의 학습권은 그렇게 침해를 받았습니다.
제가 그 아이에게 어머니와 통화를 하고 싶은데, 어머니께서 직장을 다니셔서 퇴근 시간을 모르니, 어머니 퇴근하신 후에 전화를 주십사 전했습니다.
전화는 오지 않았고, 그 아이에게 다음날 물어보니 당당한 목소리로 이렇게 대답합니다.
"엄마가 안한대요"
어떻게 해야할까 하는 마음에, 선배님들께 의논했을 때 많은 선생님들은
"내 자식 아니니 너무 열내지마요"
"그냥 내버려둬요"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신 선생님들 대부분은 교육적 의도로 아이들 부모님과 상담하셨다가,
"당신이 우리 애들 이상하게 보는건 아니냐며"
되려 학부모에게 호통을 당하신 선생님들이었습니다.
이렇게 교사들의 교육적 열정은 꺾여 가고 있습니다.
누구도 체벌이 옳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에 맞게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제도를 바라는 것이지요.
얼마전, 체벌 금지가 결정되었을 때
학교에서는 벌에 대하여 많은 회의를 거쳤습니다.
벌점을 많이 쌓은 아이들은 봉사활동을 통해 벌점을 없앨 수 있도록 하자.
어차피 목적은 교육이지 처벌이 아니지 않느냐는 취지였습니다.
어떤 봉사활동을 할것인가에 대한 것이 다음 회의 사항이었습니다.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지만, 학교 주변 정화활동은 이미 반별로 돌아가면서 하고 있었기에,
그럼 켐페인 활동을 하는 것으로 봉사활동을 하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초등학생의 몸으로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라는 것은 한계가 있기에,
등교길이나 하교길에
"질서를 지키자" 라든가,하는 피킷을 들고 켐페인 활동을 실시하도록 하자는 의견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의견은 실시되지 못했습니다.
이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학생들의 인권이 침해된다는 것입니다.
어떤 학부모가 학생들의 인권 침해로 문제삼을지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본인이 학교 규칙을 지키지 않고, 생활에 충실하지 않아, 그 행동에 책임을 지는 활동이 인권 침해라구요.
그러한 부끄러움도 겪어야 아이들이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조심하는 것이 아닐까요.
덕분에 벌점제는 부모님을 학교에 오시라고 하는 것으로 바뀌었고, 그나마도 부모님이 바쁘시거나 하면 유야무야, 흐지부지, 지나가, 학교는 어떠한 조치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청소년 단체의 회비가 어떻게 운영되었냐며, 활동한 것도 없는데 돈을 다 어디다 쓴거냐며
본인이 누군지도 밝히지 않고 다짜고짜 호통을 쳐대던 학부모님은
학교 회계자료와 사용 내역을 다 보여드리겠노라는 말에
약속을 잡으시고는,
발신번호 표시로 누구 어머니임이 밝혀진 후
학교에서 회계자료를 모두 준비해 놓고 그 시간에 관계교사들이 모두 앉아서 기다림에도 불구하고
전화한통없이 학교에 나타나지 않으셨습니다.
아직 학교 현장에는 꿈과 열정을 가지고 아이들을 지도하고자 하는 선생님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이러한 학교에 대한 불신과 교권 침해, 학부모님들의 비교육적 행동으로 인해
아이들에게 있어 교사라는 존재가 더이상 큰 산 같은, 존경해야할, 의지할 수 있는
그런 존재가 아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학원 뺑뺑이에 지쳐 학교는 놀러 오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친구들과 떠들고 장난치는 그런 공간.
정말,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정말,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뉴스에 나오는 그런 선생님들보다,
아이들의 글씨 하나, 걸음걸이 하나, 생활태도 하나하나를 바르게 기르고자 노력하시는 선생님들이
정말 많이 있습니다.
무엇이 옳은지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오늘 신문 기사를 보고 두서없이 넋두리 하듯이 되어버렸네요.
조금만 너그럽게, 저희 교사들의 입장에서, 또 아이들의 교육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학부모님들의 입장에서
바라봐주신다면,
수많은 경쟁을 뚫고 교사가 된, 훌륭하신 선생님들의 열정이 교육을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모두가 함께 노력을 해야, 이 어려운 사안들을 지나, 정말 교육다운 교육이 실시 될 수 있지 않을까 소심하게 결론지어봅니다..........